[뉴스핌=김기락·강필성 기자] 일본 엔화 약세가 이어지면서 국내 산업계의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엔화 약세로 인해 일본에서 부품 등을 수입하는 부품 및 기계 업체는 수혜를 볼 수 있는 반면, 철강·금속, 자동차와 가전 등 수출 주력 기업에게는 달갑지 않다. 일본 등 전 세계 시장에서 우리나라 제품 가격 경쟁력 저하의 ‘불씨’를 안고 있는 것이다.
2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에 대한 엔화 환율은 83.11엔(09:40 기준)을 가리키고 있다. 엔화 약세는 최근 수년간 엔고현상 뒤에 온 만큼 바닥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대부분이다.
지금 당장 엔화 약세가 일본 수출 기업에 악영향을 주지 않지만 장기화될 경우 국내 대기업과 중소기업 등의 고충은 늘어날 전망이다.
자동차와 가전 업계는 아직까지 큰 변화는 없다. 특히 자동차 업계는 국산차와 수입차 등 제조사에 따라 엔화 약세가 오히려 득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엔화 약세에 따라 일본차의 공세가 더 거세질 것으로 보고 여러 가지 방안을 준비 중이다. 높은 품질 경쟁력을 통해 가격 및 만족도를 더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일본으로부터 주요 부품을 수입하는 한국GM과 르노삼성차는 엔저 약세를 오히려 반기는 분위기다. 한국GM 관계자는 “일본에 소재한 1차·2차 협력업체로부터의 부품수입 여건이 일부 개선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긍정적인 면까지 고려하면 엔저 현상이 적신호만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일본에서 자동차를 수입하는 일본차 업체는 이론상 엔화 가치가 내릴 경우 엔화로 환산 매출액이 증가하지만 대외 변수가 많아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하고 있다.

◆가전·유통·IT ‘아직은 안심’
가전 역시 엔화 약세 영향을 크게 받지 않을 전망이다.
가전 업계 한 관계자는 “소니, 파나소닉 등 자국 제품 점유율이 워낙 높은데다 국내 가전업체들의 경우 B2B 시장이 아예 형성돼 있지 않아 엔화에 비교적 덜 민감하다”고 말했다.
엔화 약세에 따른 관광사업 위축으로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됐던 유통업계는 아직 여유롭다는 입장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당초 엔화 약세에 일본 관광객이 줄어들까 걱정했는데 예상 외로 20~30%씩 성장하고 있다”며 “대지진 이후 악화됐던 관광이 최근 한류열풍과 맞물려 활성화 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제시장에서 일본과 치열하게 경쟁을 벌이는 IT업계도 아직까지 큰 우려는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해부터 일본 수출을 대폭 강화한 농심은 엔화 약세가 얼마나 지속될지를 노심초사하며 지켜보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당장 피해랄 것은 없지만 이 같은 추세가 장기적으로 이어진다면 수출에 적잖은 부담을 받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철강업계와 조선업계가 엔화 약세에 따른 피해가 우려되는 업종 중 하나다.
현재까지 엔화가 완만한 하락곡선을 보인 만큼 국내 산업계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다는 것이 지배적인 평가다. 다만 엔화 약세 지속 시 환차손 발생, 채산성 악화, 수출 감소 등이 우려되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는 ‘원高, 엔低’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연구소 강영지 연구원은 “향후 원/달러 및 엔/달러 환율의 향방이 유럽 재정위기의 진정, 주요국들의 경기회복 및 정부의 통화정책 등의 요인들에 의해 좌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를 위해 강 연구원은 “변수들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며 환율의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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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