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에서 가장 자신의 취향에 맞게 구비할 수 있는 클럽이 바로 퍼터다. 그래서 별 요상한 퍼터가 다 나온다. 프로골퍼들도 별의 별 퍼터를 다 쓴다. 모양도 가지가지다. 긴 놈부터 짧은 놈, 헤드가 세모 또는 네모까지 다양하다.
필드에 가면 퍼터 자랑을 하는 골퍼들이 있다. 하지만 퍼터가 좋다고 퍼팅을 잘하는 건 절대 아니다. 골퍼들이 안 될 땐 연장 탓, 캐디 탓을 한다. 허나 이 구멍은 연장을 절대 가리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보기플레이 이상 하는 골퍼들은 퍼팅의 참 맛을 모를 수 있다. 퍼팅 또한 종잡을 수 없다. 길었다 짧았다 구멍 근처에도 가지 못하고 쩔쩔맨다. 사실 안 될 땐 온갖 방법 다 써도 안 된다. 한 라운드에서 퍼팅 수가 40개를 넘기면 누구나 열 받게 돼 있다.
퍼팅은 자포자기 하면 안 된다. 퍼팅은 섹스와 다르다. 홀은 골퍼들이 음흉하게 생각하는 그 구멍과 달리 골퍼가 아무리 노력해도 협조할 줄 모르기 때문이다.
알고 있는가. 타격중심을 모르면 평생 퍼팅 지진아로 남는다. 같은 크기의 백스윙이라도 타격중심으로 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거리 차이가 많이 난다. 이를 모르면 우선 거리 조절이 안 된다. 퍼팅은 바늘 한 땀 정도의 차이로 성공과 실패가 갈린다. 타격중심으로 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방향과 거리는 그 다음 문제다.
그린위에선 부지런해야 한다. 잔디결과 브레이크를 살펴야 한다. 동반자의 퍼팅에 영향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구멍을 중심으로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며 움직이는 게 좋다. 프로골퍼나 퍼팅 고수들이 그린에서 이리저리 홀을 살피는 게 절대 ‘폼’을 잡기 위한 것이 아니다.
구멍은 누구는 주고 누구는 안주고 하지 않는다. 정확하게 보고 접근하면 반응한다. 아무리 잘 친 퍼티도 브레이크를 잘못 읽으면 소용없다.
퍼팅을 잘하기 위해선 구멍에 미련을 버려야 한다. 구멍을 믿지 말아야 한다. ‘연장’에 대한 믿음도 잊어야한다.
퍼팅이 섹스와 다르다는 것을 모르면 ‘막가파식 골퍼’가 되기 쉽다. 퍼팅은 거의 포기단계에서 신들린 듯 들어가기도 한다. 구멍이 협조한 것도 아니다. 갑자기 퍼팅 실력이 붙은 것도 아니다. 하지만 이럴 땐 퍼팅에 도통한 것 같은 생각을 갖는다.
이렇게 퍼팅감이 올 때 입방정을 떠는 골퍼들이 있다. 볼이 그린에만 올라가면 야한 농담 모드로 들어간다. 그만큼 여유가 있다는 얘기일 것이다.
진한 농담을 던질 줄 알아야 멋을 아는 골퍼인 줄 착각한다. 물론 야한 농담이 필요할 때가 있다. 문제는 분위기다. 야한 농담을 받아 줄 수 있는 분위기냐는 것이다. ‘막가파식 골퍼’는 이런 분위기 파악을 못한다. 시도 때도 없이 농을 거니 특히 캐디가 죽을 맛이다.
‘막가파식 골퍼’는 잘 모를 것이다. 캐디가 속으로 삭이는 말을. “놀구 있네. 구멍이 뮌지도 모르면서 꼴에 수컷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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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이종달 기자 (jdgolf@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