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사헌 기자] 올해 월가 유력 자산관리(WM) 전문업체들은 자산배분전략에 대해 "건전하면서도 투자소득을 많이 주는 쪽에 비중을 많이 둘 것"을 권고했다.
금융위기 이후 금융시장이 자주 요동치면서, 부자들의 자산관리는 그 어느 때보다 어려워지고 있다. 특히 어떤 기관의 조언이나 자산운용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일순간에 투자원금을 날릴 수도, 아니면 속된 말로 '대박'을 칠 수도 있는 것이 현실이다. 지금은 그 조언이 지난해보다 보수화되고 있다.
5일 월가 유력 금융주간지인 배런스(Barron's Online) 최신호는 최근 실시한 연례 자산분배 서베이 결과를 소개하면서 "세계경제와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배당주나 고수익채권 그리고 신흥시장과 같이 투자소득을 많이 제공하는 쪽에 좀 더 많은 돈을 투입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배런스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조사 때와 비교할 때 주식비중이 49%에서 45% 정도로 보수화됐다. 채권투자 비중 권고치는 34%로 지난해의 30%보다 늘어났으며, 현금보유 비중 권고치가 1.6%에서 4.3%로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 하반기 유럽 위기가 강화되고 미국 경제의 '더블딥(이중침체)'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이 같은 자산배분 전략의 보수화는 보편적인 업계의 현상이 됐다. 하지만 모든 자산관리업체들이 채권이나 배당주와 같은 투자소득을 제공하는 쪽에 몰리다보니 자연히 이들 자산가격은 크게 상승했다.
주요 WM업체들은 올해 미국 경제가 약 2%~2.5% 정도 성장할 것으로 봤다. 유럽 경제가 침체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는 동시에 유럽발 채무위기가 확산될 가능성에 주목했다. 신흥시장도 경기가 둔화되는 가운데 세계경제 성장과 인플레이션 사이에서 동요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기 때문에 거시경제 전망은 좋은 뉴스거리가 많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배런스는 자신들이 매년 실시하는 '펜타(Penta)' 서베이 결과 PB나 증권사, 자산운용, IB 등 기관에 따라 올해 자산배분 전략이 큰 차이를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일례로 주식투자 비중도 티로우프라이스는 무려 63%를 권고한 반면 젠스프링은 18%만 할당했다.
배당주 투자의 경우 지난해에는 에너지관련 설비업과 기초소비업종에 치중되었던 것이 이제는 이들 업종은 주가가 너무 올라버렸다. 이에 따라 올해는 기술주와 에너지 쪽에 기회를 모색하는 분위기다. 현금이 남아도는 미국 기업들이 IT투자에 나설 것이며, 에너지업종의 주가가 역사적 평균의 70%에 미달하는 가운데 신흥시장의 회복과 수요 증가에 따른 수혜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주가로 보자면 가장 매력적인 것은 유럽증시이지만, 주요 WM은 선진국 주식비중을 지난해와 비교해 약 20% 정도 줄였다. 브라운어드바이저리와 모간스탠리 등과 같은 일부 업체들은 50% 넘게 줄이기도 했다. 물론 일부 업체들은 독일과 프랑스 등 상대적으로 안전한 유럽증시에 역발상투자할 것을 조언하기도 했다. 문제는 유로화가 생존하더라도 크게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적절한 헤지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선진국 경기 둔화와 유럽 위기 심화로 외국계 투자자들이 빠져나가면서, 지난해 신흥시장 증시는 20%나 하락했다. 하지만 이런 외국계 자금의 이탈은 일시적일 것이란 판단이다. 신흥시장 기업들은 재무여건이 강력하고 잠재력도 강한 데다, 선진국 경쟁사보다 이윤마진이 비슷하거나 더 좋기도 하다.
채권 쪽에서는 신흥시장 쪽이 약 6%의 투자수익률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새롭게 '머스트해브' 아이템으로 등극했다.
PNC, 젠스프링, BNY멜론 등은 지난해 4분기부터 올해 초반까지 신흥시장채권 비중을 늘렸다. 신흥시장 국가 재정여건이나 경제 여건이 선진국보다 더 좋다는 판단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피델리티에 따르면 1990년대까지만 해도 신흥시장 국채의 약 90%가 투기등급이었다면 지금은 약 60%가 투자적격등급으로 분류되고 있을 정도로 상황이 변했다.
미국 채권시장에서는 현재 7.5%의 투자수익률을 자랑하는 고수익채권이 가장 좋은 투자처로 꼽혔다.
JP모간에 따르면 현재 미국 고수익채권의 스프레드는 약 7%의 부도율을 예상하고 있는데, 이는 역사적 평균치인 4%보다 높고 또 실제 예상 부도율인 1.5%~2%에 비해 대단히 높은 수준이다. 미국 기업들은 자산의 약 8% 이상을 현금으로 보유하고 있는데, 이는 역사적 평균치의 두 배에 달한다. 이에 따라 갈수록 국채와의 스프레드는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다. 골드만삭스의 분석에 따르면 올해 S&P500의 투자수익률은 약 6%에 15%의 변동성이 예상되는데 비해, 고수익채권의 경우 수익률 10%~12%에 변동성은 10%에 불과할 것으로 나타났다.
WM업체들은 미 국채와 우량채권 비중은 줄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하반기 인기를 끌었던 미국 지방 및 공공채의 경우 아직도 수요가 늘고 있지만, 인플레 우려가 사라지면서 물가연동국채는 포트폴리오 내에서 자취를 감추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안투자 쪽에서는 상품이 장기 투자배분 전략에 비추어 볼 때 중립이거나 비중이 축소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경기둔화에 따라 수요가 줄어들 것이란 판단 때문이다. 다만 금의 경우 지난해 상품지수가 13% 하락하는 동안 10% 넘게 올라 대조적이었는데, 올해도 하락보다는 상승 잠재력이 있다는 판단이 제기된다.
부동산투자신탁 상품(REITs)의 경우 지난해 가격이 많이 올라 매력이 떨어졌지만, 올해도 투자권고 비중이 줄어들지는 않았다. 투자자들이 위기에 따라 흔들린 부동산시장에서 아직 기회를 찾고 있기 때문이다. 아파트 쪽으로 수요가 크게 일어나고 있고, 서부연안과 북동부지역 부동산 시장은 상대적으로 양호했는데, 올해도 마찬가지일 것이란 전망이다.
헤지펀드나 사모펀드 쪽은 관련 투자상품 자체가 점차 유동성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배분 비중이 많지 않았지만, 올해 금융시장간 연계가 높아지면서 매크로헤지펀드 등 관련 투자전략을 전문으로 하는 펀드 쪽으로는 신규투자가 나타나고 있다.
이들 월가 우량 자산관리업체가 제시하는 자산배분 전략은 여유 투자자산을 보유한 부유층이 위험을 잘 억제하면서도 최선의 투자성과를 낼 수 있게 해주는 지침서이면서 또한 주요기관의 최근 투자전략 변화를 엿볼 수 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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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