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금융위기 이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제로금리를 장기간 지속하는 사이 기업은 등골이 휘고 있다. 거액의 현금 자산을 투입, 퇴직연금 자본 결손액을 채워야 하기 때문. 이 때문에 배당과 자사주 매입 등 기업들 주주환원 정책에도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28일(현지시간) 시장조사 업체 밀리만에 따르면 제너럴 일렉트릭(GE)과 보잉, 스리엠 등 미국 주요 기업은 올해 퇴직연금 기금을 1000억 달러 확충해야 할 상황이다. 이는 2010년에 비해 두 배 증가한 동시에 사상 최대 규모다.
지난 1월 밀리만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현재 100대 기업 퇴직연금은 25% 이상 자본 부족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컨설팅 회사 타워 왓슨의 앨런 글릭스타인 컨설턴트는 “최근 몇 년 사이 기업들 퇴직연금 출자액이 수직 상승했고, 줄어들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연준의 저금리 정책과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2014년말까지 제로금리를 유지한다는 연준의 계획에 따라 기업들이 퇴직연금의 자본 부족액을 채우는 데 주어진 시간이 그만큼 줄어들었다는 얘기다.
밀리만의 존 에르하트 컨설턴트는 “전례 없는 저금리가 지속되는 동시에 기업들의 기금 확충 요구액은 전례 없이 높아진 상황”이라며 “이 때문에 경영진은 기금의 자본을 채우는 데 종종걸음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06년부터 발효된 퇴직연금보호법에 따르면 기업은 보다 엄격한 회계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기업 재량이나 예측이 아닌 특정 시장금리를 기준으로 연금 지급액과 기금 자산 가치를 평가하도록 한 것.
시장금리가 하락할 때 퇴직연금의 부채는 증가한다. 연준의 재할인율은 지난 2007년 6월 6.25%에서 2010년 2월 0.75%로 하락했고, 이후 이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다. 연준은 재할인율 역시 2014년 말까지 현 수준을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116억달러의 자산으로 출범한 스리엠의 퇴직연금은 기금 부족액이 24억달러로 세 배 급증했다. 회사 측은 금리 하락으로 인해 부채가 늘어났다고 전했다.
보잉의 올해 퇴직연금 비용은 26억 달러로 전년 대비 63% 급증할 전망이다. 보잉은 2012년과 2013년 각각 10억달러와 21억달러 자본 확충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는 1987년 이후 처음이다.
하니웰 역시 올해 10억 달러 가량 자본을 확충할 예정이며, 저금리의 장기화에 따라 4년 내에 자본 부족액을 모두 채운다는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왓슨은 “금융위기 이후 매우 이례적인 정부 개입이 이뤄지고 있다”며 “이 때문에 연금 지급액을 산출하는 과정이 왜곡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