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양섭 기자] 최근 주주들의 집단소송이 잇따르고 있는 원인에 대해 업계 안팎에서는 증권사들의 ‘과열 경쟁’을 주요한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특히 중소형 증권사들의 경우 한계기업의 징후가 포착된 기업들의 요구조차 외면하기 어려운 경쟁구조라는 지적이다.
1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씨모텍 소액주주 모임 대표인 이모씨 등 186명은 "동부증권이 지난 1월 씨모텍 유상증자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회사의 부실을 알고도 투자자들을 고의로 속인 정황이 있다"며 동부증권과 씨모텍을 상대로 3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서울남부지법에 제기했다.
경영자가 바뀌고 신사업 계획을 남발하는 회사에 대해 업계에서는 일반적으로 ‘CEO리스크’가 높다고 판단한다.
사채를 끌어들여 회사를 인수한 경우 높은 이자를 감당해내기 위해서는 주가를 올려 이를 충당해야 한다. 때문에 주가조작 가능성이 높아진다. 인위적인 부양이 끝나면 부실이 드러나고 주주들은 피해를 호소하는 구조다.
증권사들은 대부분 이 같은 기업들의 증자 주선 업무를 피하고 있다. 하지만 대형 딜에서 외면받는 중소형 증권사들의 경우 간혹 리스크도 감수하고도 증자 주선 업무에 나서기도 한다.
A증권사에서 증자를 담당하는 관계자는 코스닥 기업의 증자 주선 여부 등을 판단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로 ‘CEO리스크’를 꼽았다. 실적이 우량해 보이는 기업도 경영자가 의도를 갖고 속이는 경우 사실상 이를 찾아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회계법인의 감사가 이 같은 부실을 걸러내는 기능을 하지만 절대적으로 기댈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소형 증권사 B사 관계자는 “몇 개월전에 받은 적정 감사 의견이 계속 유효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감사보고서는 참고사항 정도일 뿐이다”며 "우리도 자체적으로 실사를 하지만 한계는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회사가 치밀한 계획을 세우고 속이는 경우 증권사는 물론 감사를 맡은 회계법인도 이를 찾아내기는 쉽지 않다.
지난해 퇴출된 네오세미테크의 경우 매출 허위계상 등 분식회계 사실을 감추고 공시를 계속했지만 회계법인은 이를 찾아내지 못했다.
또 최근 분식회계설로 거래정지중인 신텍도 누군가의 ‘제보’가 없었다면 영원히 발견되기 어려운 구조였다.
신텍은 나중에 발생할 매출을 앞당겨 인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공정률을 부풀린 경우라고 볼 수 있는데, 이런 경우는 업계에 사실상 비일비재하다”며 “이런 사실은 회사 내부 관계자가 아니면 알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C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금감원의 정정 요구가 강화되면서 이 같은 CEO리스크가 높은 기업들을 피하는 경향이 높아지긴 했다”면서도 “대형 딜을 따기 어려운 중소형 증권사들의 경쟁은 여전히 치열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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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김양섭 기자 (ssup82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