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자문사 당기순익 9위, 하이證 '탑건' 랩 수익률 1위...비결은?
[뉴스핌=정지서 기자] "앞으로도 발로 뛰어 수익률을 만들어 낼겁니다. 그동안 컴퓨터 앞에 앉아서 랩 수익률 1위를 달성한 건 아니니까요"
대치동 슈페리어타워 15층. 벽 한 면엔 바닥부터 천장까지 각 기업들의 데이터 분석자료들이 빼곡히 붙어 있었다. 연간 300회가량 기업들을 일일이 방문하고 분석해서 얻은 소중한 데이터들이다.
최정용 에셋디자인투자자문 대표가 그 데이터들을 가리키며 신중하지만 자신있는 목소리로 말했다.
"가치투자는 돈을 버는 최고의 방법이죠. 하지만 돈을 벌기 위해서는 '가치투자의 분석방법'을 써야 수익을 낼 수 있습니다. 무조건 중소형주를 사서 바이 앤 홀드(buy and hold) 한다고 수익이 나는 건 아니에요. 변화하지 않는 포트폴리오에 수익은 없습니다"
![]() |
▲에셋디자인투자자문 최정용(左), 이재완(右)대표 <사진=김학선 기자> |
2년 전, 최 대표는 고려대학교 투자동아리인 '가치투자연구회'를 만들었던 이재완 대표와 함께 에셋디자인투자자문을 설립했다. 함께한 지 10년이 넘은 지금, 그들은 여전히 가치투자를 지향하고 가치투자 분석방법으로 기업들을 찾아 나선다. 다만 과거 자신들의 쌈짓돈을 투자했던 그들은 이제 700억원 규모의 고객자산을 관리하는 전문가가 됐다.
에셋디자인투자자문이 시장의 관심을 받기 시작한 것은 자산규모로 57등에 불과한 이 자문사의 지난해 당기순익이 141개 자문사들 중 9위에 오르면서 부터다.

지난 2010년 한해동안 에셋디자인투자자문은 21억 9000만원의 당기순익을 기록했다. 특히 이중 수수료 수익은 4억 5000만원으로 타 자문사 대비 현격히 낮았다. 기본 운용보수가 없는 특징 때문이다.
"다른 자문사의 경우 수수료 수익이 많지만 우리는 고객의 수익률이 10%가 되는 순간부터 수수료를 받습니다. 1%의 운용보수라도 받기 위해서라면 고객의 수익률이 11%가 되어야 합니다. 고객의 수익률이 곧 저희들이 수익률인 셈이죠"
착하기만 해서는 이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고 일침하는 자문업계 선배들도 많지만 고객은 돈을 못버는데 자문사만 돈을 버는 것은 잘못된 시스템이라는 게 그들의 '솔직하고도 확고한' 운영 철학이다.
그야말로 '책임경영'을 실천하는 그들에게 에셋디자인은 어떤 자문사인지 되물었다.
"우리는 돈을 잘 버는 자문사는 아니지만 하락장에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자문사입니다. 그래서 항상 시장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투자하죠. 상승 장에서는 다소 덜 먹더라도 하락 장에서는 잃지 말자는게 수익률의 비결입니다. 잃지 않으면 언제나 기회는 오기 마련이니까요"
에셋디자인의 투자철학과 원칙이 성공한 것일까. 에셋디자인투자자문은 지난해 8월부터 하이투자증권의 자문사연계형 랩 '탑 건'에서 18개 투자자문사 및 자산운용사 중 수익률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8월 폭락장을 포함한 평균 수익률은 21.61%. 최근의 국내 증시 흐름을 고려했을 때 단연 주목되는 결과다.
수익률의 비결은 적극적인 포트폴리오 조정. 주식비중은 50~90%까지 고객 자산과 시장 상황에 맞게 유동적으로 관리한다. 또한 모델포트폴리오에 포함되어 있는 40여개 종목 들 중 15~25개 수준에서 투자하며 초과수익률을 실천한다.
최근에는 기업의 실적 대비 낙폭이 지나쳤던 정유주들의 비중을 다소 늘렸다. 특히 PER 3배에 6% 수준의 배당까지 주는 중소형 가치주들은 그들이 주로 담는 종목들 중 하나. 여기에 해당 시장에서 과점을 차지하고 있는 기업이라면 금상첨화다. 에셋디자인의 이같은 안목이야 말로 시장을 아웃퍼폼하는 결과를 만들어낸 비결인 셈이다.
최 대표는 문을 연 지 2년이 지난 지금 가장 보람된 경험 역시 늘어나는 고객들의 자산을 볼 때라고 말했다.
"처음에는 2~3억 수준의 자산을 맡겼던 고객분들의 자산이 수직으로 쌓여갈 때만큼 뿌듯한 경험이 없죠. 그럴때마다 우리가 '기술'이 아니라 '신뢰'를 팔고 있구나 하고 느낍니다"
그렇다면 이들이 바라보는 향후 시장은 어떨까. 언젠가 반등은 오기 마련이란 게 그들의 전망이다.
"현재의 시장은 비 이성적이에요. 미국에서 발표되는 경제 지표들도 '침체'를 논할 수준으로 악화된 것은 아니죠. 무조건 시장 상황이 나쁘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실수입니다. 시장은 균형을 찾아가기 마련이에요. 조만간 반등 국면을 맞이하게 될겁니다"
지난달 29일, 에셋디자인투자자문이 창립 2주년을 맞이했지만 최 대표와 이 대표는 저녁에서야 창립일을 알아차렸다. 그들에게 그날은 특별하기 보단 여전히 고객들의 초과 수익을 위해 기업을 탐방하는 날 중 하나였던 것.
마지막으로 에셋디자인투자자문의 단기적인 목표를 물었다.
"작지만 강한 에셋디자인의 힘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당분간은 외형적으로도 좀 더 성장해야겠지만 저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앞으로 10년이 지나도 고객분들의 수익률이 될겁니다. 그러니 멈추지 말고 뛰어야죠"
에셋디자인투자자문, 그들의 힘찬 도약을 기대해 본다.
▶글로벌 투자시대의 프리미엄 마켓정보 “뉴스핌 골드 클럽”
▶[인기기사] `1억으로 156억`을 번 주식도사?
[뉴스핌 Newspim] 정지서 기자 (jag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