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권지언 기자] 그리스 지원을 위해서는 유럽의 은행 등 민간채권자들의 부담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돼 주목된다.
지난 3일부터 이틀간 열린 유로그룹의 회의는 구체적인 조치를 내놓는 데 실패했다.
그렇지만 그리스의 재정 상황이 더욱 악화되고 디폴트 위험이 고조되자 2차 지원규모를 확대할 필요성에 공감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특히 그리스에 대한 지원액 증액이 그리스 국채를 보유한 민간 채권자들의 손실분 부담 확대를 요구하는 방향으로 선회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는 모습이다.
지난 3일(현지시간) 유로그룹의 장-클로드 융커 의장은 "7월 21일 이후 그리스 상황이 변했기 때문에 합의 사항에 대한 '기술적 수정'이 있을 수도 있다"고 밝혀 민간 채권단 참여 계획이 수정될 수 있다는 데 더욱 힘을 실었다.
다음날 스웨덴의 안더스 보르 재무장관은 한 걸음 나아가 "그리스 부채가 아주 높은 수준이라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방화벽을 세우고 지원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리스 전망이 이처럼 악화된 것은 그만큼 우울한 그리스의 현실이 반영된 결과다.
지난 일요일 그리스는 올해 예산적자 규모가 GDP의 8.5% 수준이 될 것이라 발표했는데 이는 기존의 구제금융 관련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하는 미달 수준이다.
이런 가운데 유럽 정부들이 민간의 희생을 요구한다면 악성 부채 등에 시달리고 있는 은행권을 비롯한 여타 경제주체들에 대한 우려는 확대될 것이어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은 더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 독일 vs. 프랑스, 은행 희생안 이견 좁힐까?
유럽이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지 결정하는 데 있어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국가는 독일과 프랑스다.
트로이카(EU·IMF·유럽중앙은행) 실사단의 조사 결과 발표가 10월말로 예정된 가운데 일단 독일 관계자들은 그리스 2차지원 제공에 앞서 그리스가 재정적자 목표를 얼마나 달성했는지 확인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독일은 그리스가 추가 자금을 필요로할 경우 은행과 기타 채권자들이 더 큰 희생을 감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프랑스 입장은 이와 확연하게 다르다.
프랑스 은행들이 그리스와 기타 재정악화 국가들에 상당한 익스포저를 갖고 있는 만큼 7월 합의사항에 대한 어떠한 수정도 반대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오는 9일 베를린에서 니콜라스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간 회동이 예정돼 있어 양국간 이견이 어떻게 좁혀질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ECB, EFSF 레버리지 제공 옵션 일축
그리스 2차 지원안에 대한 수정 가능성이 대두된 가운데 유럽중앙은행(ECB)의 장-클로드 트리셰 총재는 ECB가 유럽금융안정기금(EFSF)에 레버리지를 제공하는 옵션에 대해 일축했다.
트리셰 총재는 "EFSF가 ECB로부터 보유채권을 담보로 차입할 수 있는 EFSF 레버리지를 ECB가 제공하는 방안에 반대한다"면서 "이는 책임의 범위를 더욱 혼란스럽게 할 것"이라며 강력한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현재까지는 독일 역시 EFSF 레버리지 아이디어에 대해 회의적이다.
이번 유로그룹 회의에서 독일 당국자들은 그리스 지원 확대 합의안에 대한 구체 사항도 덜 나온 상황에서 레버리지안을 논의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주장을 펼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실제로 EFSF 기금 규모를 4400억 유로로 확대하는 안이 아직 유로존 회원국 17개국에서 모두 비준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가장 큰 걸림돌이 될 슬로바키아의 경우 의회가 EFSF 확충안에 대한 투표일을 오는 11일에서 25일로 연기한 상태여서 전 회원국들의 비준이 가능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이코노미스트들의 상당수가 재정 위기에 빠진 이탈리아도 지원하려면 EFSF의 기금규모가 더욱 확대되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ECB와 독일의 지원 없이는 레버리지안이 통과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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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