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화스왑은 선진국간 외환안전판, 신흥국인 한국은 당초 대상국 제외
- 막강한 달러 보유고로 해외선 ‘큰손’, 미국도 유일하게 받아준 자신감 있어
[뉴스핌=한기진 기자] 미국 정부가 허락해야 하는 통화스왑(currency swap 원화를 주고 달러를 빌려오는 것)과 관련,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29일 “당장 급하진 않다”고 말했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 역시 “조심스럽게 모든 가능성이 고려대상이 되고 있다”라고 했다. 언제든 원하면 “될 것”이라는 확신이 깔려있는 발언으로 비춰진다.
미국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때 우리 정부의 통화스왑 요청을 “신흥국에는 해줄 수 없다”며 거부한바 있다. 다시금 글로벌 경제위기가 커지고 있는 요즘, 우리 정부와 중앙은행은 통화스왑을 요청하면 미국 정부가 흔쾌히 승인해줄 것이라는 자신감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 2008년 미국, “한국은 통화스왑 못해준다” 처음에 거부
미국은 달러를 찍어내는 기축(基軸) 통화국이기 때문에 통화스왑을 맺는 국가의 통화는 국제적으로 위상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지난 2008년 9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유럽중앙은행(ECB), 캐나다, 영국, 일본, 호주 등 8개국 중앙은행을 대상으로만 통화스왑 한도를 기존의 2900억 달러에서 6200억 달러로 늘렸다.
그래서 같은 달 11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G20 긴급 재무장관 회의에 참석했던 강만수 당시 기획재정부 장관은 “선진국간에 이뤄지고 있는 통화스왑 대상에 한국이 포함되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미국은 거부했다. 한국에 통화스왑을 인정해 줄 경우 다른 신흥시장국가들과도 형평성을 맞춰줘야 하는 이유에서였다.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A)은 통화스왑을 체결한 국가들(AAA)에 비해 낮았다.
◆ “한국이 나서면 달러 가치 하락한다” 미국에 압력
강 전 장관의 호소에도 FRB가 꿈적하지 않자, 한국은행이 대신 나섰다. 중앙은행은 중앙은행끼리 협상을 하는 게 맞다고 봤기 때문이다. 한은 이광주 부총재보가 FRB를 직접 파고들며 이 때 내세운 카드가 한국은 당시 세계 6위(2400억 달러)의 외환보유고를 갖고 있다는 점이었다. 달러를 세계시장에 푼다면 통화 가치하락에 미국이 움찔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당시 협상에 참가했던 한은 관계자는 “가지고 있는 미국채를 팔겠다고 했다”며 “우리나라가 달러 큰손으로 다른 국가들에게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확신했다”고 말했다.
결국 미국은 10월에 신흥국가들 가운데서는 유일하게 우리나라를 통화스왑 대상국가로 받아줬다. 이 관계자는 “한국은 달러 시장에서 큰손이라는 점을 확실히 느꼈고 그 힘이 어느 정도인지 알게 됐다”고 말했다.
◆ 외환시장 불안한 듯 오해 받을까 우려로 현재로서는 신중
한은이 현재 보유한 외환에서 달러화 비중을 바꾸지 않겠다고 고수하는 이유도 이 같은 경험 때문이다. 달러화 가치를 흔들어서는 안 되는 상황 때문이다. 현재 정부와 중앙은행은 중국이나 일본처럼 훨씬 경제규모가 큰 국가들이 통화스왑을 함께할 경우 고려해볼 수 있다는 자신감까지 갖게 됐다.
정부와 중앙은행이 통화스왑을 주저하는 이유는 외부에서 볼 때 “외환사정이 불안한 것 아니냐”는 오해를 살 수 있어서다. 김중수 총재는 지난달 27일 국감에서 “우리나라하고만 통화스왑을 하고자 하면 다급해 보여 상당한 부작용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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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