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문형민 기자]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대기업들이 투자를 하지 않고 사내유보만 늘린다는 비판에 대해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이 정면 반박하고 나섰다.
회계용어상 사내유보금(잉여금)과 현금성자산은 다른 개념이어서 사내유보율이 높으면 투자를 하지 않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는 주장이다.

29일 전경련에 따르면 회계상 사내유보금은 당기순이익에서 주주배당을 차감한 금액을 매년 합산한 것과 자본거래에서 발생한 잉여금을 회계적으로 기록한 것이다. 여기에는 현금뿐 아니라 토지, 기계설비 등 모든 투자자산의 가치가 포함된다.
전경련이 지난해 말 기준 비금융 상장사 591개사를 조사한 결과 사내유보금은 565.5조원이지만 이중 현금성자산 비중은 15.6%인 88.4조원에 불과했다. 현금성자산을 제외한 나머지 477.1조원은 이미 고정자산, 재고자산, 무형자산 등에 포함돼있다.

또 유보율이란 자본금에서 차지하는 잉여금의 비율이다. 유보율이 높다는 것은 신규로 소요되는 투자자금의 상당부분을 증자 등을 통한 외부가 아닌 내부유보를 통해 조달했다는 의미라고 전경련측은 설명했다.
반면 기업의 현금성자산은 일반적인 원자재 구매, 급여 등을 위한 운영자금과 투자를 위한 예비자금의 성격이다. 지금과 같은 경제불안 상황에서는 기업의 비상금 역할을 하기도한다
전경련이 지난 2006년부터 2010년까지 5년간 비교가능한 591개 국내 비금융 상장기업을 조사한 결과 총자산 대비 현금성자산 비율은 7~8% 내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중국, 대만, 미국의 기업들이 10%대를 기록한 것에 비해 낮았다.
전경련 관계자는 "최근 동반성장 차원에서 중소 협력업체에 대한 현금결제 비중이 높아진 것도 현금성 자산 보유를 늘리게 된 한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결국 기업이 투자를 많이 하고 있는지 여부의 지표로 유보율을 사용하는 것은 회계학적 상식에 어긋나는 일이라는 주장이다.
전경련 관계자는 "유보율이 높은 것과 기업이 투자를 했느냐 안했느냐는 무관하다"며 "기업의 현금성 자산 보유현황을 파악하려면 자산항목의 현금과 유가증권의 비중을 분석해야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유보율이 높다는 것은 기업이 이익을 많이 냈고 배당을 많이 하지 않았다는 뜻"이라며 "이는 기업이 투자 여력이 높다는 것으로 해석되어야 옳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혜훈 의원(한나라당)은 지난 20일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서 "조세를 통해 기업의 사내유보자금이 투자로 연결돼 경제의 선순환 구조 회복에 기여 할 수 있는 유도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며 기업투자준비금제도의 도입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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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문형민 기자 (hyung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