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연춘 기자] 증권가에서 애널리스트는 소속 증권사의 얼굴이다. 기업을 분석하고 향후 실적을 예측하는 증권사 리서치센터 내 애널리스트는 정보력과 신뢰성을 바탕으로 기관과 일반 투자자의 투자 방향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애널리스트의 보고서가 상장사 주가의 방향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하지만 최근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 몇몇 애널리스트의 무책임한 투자보고서로 시장의 비판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기자는 보고서에 문제를 확인하기 위한 취재에 나섰다. "투자보고서 수정은 일상적인 일이다. 큰 의미가 있는 것도 아니다." 미래에셋증권 H애널리스트는 7일 오전에 낸 LG생활건강에 대한 투자보고서를 오후에 슬그머니 수정하면서 대수롭지 않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는 H애널리스트의 주장대로 투자보고서 수정이 일상적인 일이라면 어느 누구에게도 그 증권사와 그 애널리스트에 대한 신뢰를 얻지 못할 것이다.
H애널리스트의 무책임한 행동은 이렇다.
그는 '경쟁사의 위기가 주는 기회'라는 제목으로 LG생활건강의 투자보고서를 냈다. 2위 기업이던 A업체의 점유율 급락이 문제라는 것. 문제는 보고서에서 내용과 품목별 업체별 점유율(M/S) 추이가 일치하지 않았다.
결국 A업체는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에 강력한 항의와 수정을 요구했고 이에 따라 H애널리스트는 오후에야 본인의 실수를 인정하고 '2위 기업이던 A업체의 점유율 급락'을 '경쟁사들의 점유율 하락'으로 바꾼 투자보고서를 부랴부랴 냈다.
여기서 '급락'과 '하락'은 분명한 차이가 있다. 전문가도 특정 사안에 대해서 정확한 판단을 내리기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책임있는 조언을 해야 하는 전문가인 애널리스트의 무책임한 투자보고서로 피해를 본 투자자들과 해당 관련 업체들은 도대체 어쩌라는 말인가.
이 뿐만이 아니다. 지난 6일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 K애널리스트가 분석한 신텍이 분식회계 혐의로 증시 퇴출 위기에 몰리자 무방비 상태에 당한 투자자들은 눈물을 쏟아내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신텍이 올해 지난해에 이어 사상최고 실적을 이어갈 것이라며 보고서를 냈지만 이후 신텍은 분식회계설 조회공시를 요구받고 거래가 정지됐다. 증권사의 추천보고서와 거래정지가 연이어 이어지는 보기드문 일이 벌어진 것.
급기야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는 신속하게 사과를 발표했다.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는 "해당 애널리스트가 신의성실에 입각해 분석했지만 투자자 여러분께 결과적으로 심리를 끼쳐 송구하며 진상이 밝혀지는대로 커버리지 여부 등 조치는 물론 향후 다른 기업 분석에도 철저한 검증을 하겠다"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사실 투자자들은 미래에셋증권의 호평 일색 투자보고서에 별다른 의심없이 주식을 샀던 마른 하늘에 날벼락을 맞은 셈이다. 특히 신텍은 개인투자자 지분 비율이 45%에 달할 정도로 소액 주주 비중이 높고, 돈을 빌려 주식을 사는 신용대출 금액도 100억원에 이르고 있어 사태는 더욱 심각한 상태다. 인터넷 증권 사이트에는 애끓는 개인투자자들의 하소연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잇따른 투자보고서로 논란이 불거지자 증권업계와 투자자들은 무책임한 미래에셋증권 보고서에 대해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증권가의 한 애널리스트는 "증권사들이 종목 탐방 기사를 시장에 내놓으면서 비상장사에 비해 상장사에 대한 호평을 내리는 게 사실"이라며 "순수한 회사 탐방 목적 외에도 외부 청탁 등에 의해 보고서가 나오는 경우도 많다"고 고백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애널리스트들이 고액연봉을 받는 만큼 그에 따른 책임을 가져야 한다"며 "아직까지 애널리스트들의 보고서를 신뢰하는 투자자들이 많기 때문에 책임감 있는 보고서를 작성해 투자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해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애널리스트는 일주일에 적지않은 기업을 분석하고 미래의 기업가치에 대해 고민한다. 주식시장에 영향을 미칠 변수를 파악하고 그 의미를 찾아낸다. 심도 있는 전문성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임은 틀림없다. 특히 객관적인 분석을 바탕으로, 투자자들에게 미칠 영향이 지대한 만큼 그 누구보다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보고서를 내놓아야 하지않을까.
▶글로벌 투자시대의 프리미엄 마켓정보 “뉴스핌 골드 클럽”
▶[인기기사] 주식투자 3개월만에 `20억아파트` 샀다!
[뉴스핌 Newspim] 이연춘 기자 (lyc@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