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권지언 기자] 긴축안 통과와 롤오버 계획 등으로 진전 기미를 보이던 그리스 국면이 스탠다드 앤드 푸어스(S&P)의 '선택적 부도' 경고에 또다시 발목이 잡혔다.
지난 4일(현지시간) S&P는 그리스의 롤오버 계획은 그리스 국채 신용등급를 '선택적 부도(selective default)' 상황에 빠뜨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지난 주말 프랑스 은행들이 그리스 채권 롤오버에 합의했다는 소식에 대한 첫 신용평가사의 반응이다.
그리스 롤오버 계획은 참여하는 채권 보유자들의 재정 상태를 악화시켜 결국 일부 그리스 채권이 디폴트 상황이 될 것이라는 게 S&P측의 설명이다.
◆ 그리스 해법 더 필요한 상황. ECB가 관건
이 때문에 유로존 금융관계자들은 디폴트를 초래하지 않으면서 민간 부문을 참여시킬 방법을 다시 고안하거나 디폴트 경고로 인한 파장을 수습하는 데 또 다시 머리를 맞대야 하게 됐다.
이와 관련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4일자 보도를 통해 사실 일부 유럽 관계자들이 사석에서 디폴트 선언시 초래될 영향에 대해 해결방안을 고민해왔음을 인정해 왔다고 전했다.
이들의 가장 큰 고민은 유럽중앙은행(ECB)이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인데, ECB 관계자들은 디폴트 혹은 선택적 디폴트에 놓인 그리스 국채는 절대 담보로 받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밝혀 왔기 때문이다.
S&P의 경고가 나온 직후 아직 ECB는 이에 대한 코멘트를 내놓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ECB 관계자가 주요 신용평가사들인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 무디스와 피치가 내놓는 등급 중 가장 높은 등급에 의존할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고 전했다.
이 같은 발언은 S&P가 그리스 부채 롤오버 계획에 대해 '사실상 디폴트'로 간주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선 이후 나온 것이다.
피치 역시 그리스 부채 롤오버 계획을 디폴트로 간주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해오고 있다. 다만 아직 공식 코멘트를 내놓지 않았을 뿐이다.
상황이 이렇지만 대형 신용기관 세 곳 중 한 곳 만이라도 실질적인 그리스 등급 강등에 나서지 않는다면 ECB는 그리스 은행부문에 대한 지원을 계속해 나갈 가능성이 있다.
그리스 은행들이 자금조달의 대부분을 ECB에 의존하고 있는 사실을 감안하면 ECB의 그리스 지원은 그만큼 중요하다. ECB로부터의 그리스 은행들의 대출 규모는 지난달에만 1000억 유로를 넘어섰다.
그 중에서도 그리스 부채 보유규모 1, 2위를 자랑하는 독일과 프랑스 관계자들은 S&P 경고에 대해서 크게 우려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그리스 롤오버 계획으로 크레디트 이벤트(디폴트 사태)가 초래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한 독일 관계자는 "중요한 것은 우리가 크레디트 이벤트를 피할 수 있다는 점"이라면서 "크레디트 이벤트 초래시에는 리먼 사태 직후처럼 CDS가 급등하는 사태가 벌어질 지 모른다"고 말했다.
그리스 롤오버 계획의 주체인 민간 채권자들의 참여 정도도 아직까지는 의문이다.
사안에 정통한 한 고위 유로존 관계자는 은행과 보험사들이 롤오버 계획에 대해 "최소한의 의지"만을 갖고 있다고 귀띔했다. 현재까지 정해진 계획상의 인센티브가 은행들에게는 아직 매력적인 수준이 아니기 때문이다.
◆ 선별적 디폴트, 오래 가는 충격은 아냐
한편 그리스 채권이 실제로 선별적 디폴트 상황에 빠질 경우 그 이후 상황 역시 생각해 볼 문제다.
일각에서는 선례들을 살펴보면 디폴트 상태가 오래 유지되지 않을 것이라 주장한다. S&P가 선택적 디폴트를 유지해온 기간은 하루에서 6개월 사이다. 지난달 나온 논평 보고서에서도 S&P는 디폴트에 대한 일반의 오해가 있음을 언급한 바 있다.
S&P는 "디폴트 등급을 받았다고 회생의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지난 20년간 디폴트에 빠졌던 국가들 모두 자금시장 복귀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S&P는 4일 '선택적 디폴트' 경고와 함께 "그리스 국채 리스크에 관한 전망을 신속히 검토해본 뒤 그리스에 새로운 신용등급을 부여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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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