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동훈 기자] 중국 전국시대(BC 8세기~BC 3세기) 초반 진(秦)나라의 형법가 상앙은 군주의 뜻에 따라 신법을 구상하고, 진나라 재상으로 취임하게 됐다.
하지만 진나라는 중원의 예법이 미치지 못했던 변방 국가라 법률의 개념이 없던 나라였다. 이에 따라 신법을 발표되더라도 백성들이 신법을 얼마나 믿고 따르느냐가 관건이었다. 상앙은 우선 백성들이 신법이 추상과 같음을 믿게 하기 위해 500금을 걸고 성문 안에 심어진 나무를 성문 밖으로 옮겨 심을 것을 백성들에게 공고했다.
너무 황당한 공고에 처음 백성들은 믿지 않았지만 상앙이 상금을 500금에서 1000금으로 올리자 결국 한 백성이 반신반의하며, 나무를 옮겨 심었다. 상앙은 곧 이 백성에게 1000금을 하사하며 그의 공을 치하했다. 그리고나서 곧 신법을 발표하고, 이 신법을 바탕으로 진나라는 300년 후 이뤄질 전국 통일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었다.
현대국가사회는 법치사회다. 그 만큼 법률은 국가의 근간을 이루는 기반 요소다. 하지만 법과 무엇보다도 대상인 국민들에게 신뢰가 있어야한다. 이법이 나오게 된 과정과 그 필요성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하며, 이법이 엄정하게 지켜질 것이란 믿음이 있어야 한다. 즉 법은 산처럼 무겁다는 인식이 법을 지켜야 하는 국민들의 뇌리에 박혀야 한다.
이처럼 산같이 무거워야하는 법이 얼마나 가벼운지 새삼 느낄 수 있는 부분이 있다. 바로 정부의 부동산대책이다. 시장에서는 부동산정책은 '열탕과 냉탕'이란 말이 있다. 경기가 지나치게 좋으면 규제를 강하게 옥죄 시장을 억제하고, 경기가 얼어붙어 있으면 활황책을 펴내 부동산 시장을 달구는 게 열탕, 냉탕의 본질이다.
이 말에서 잘 알 수 있듯 부동산 대책은 필요와 상황에 따라 언제나 바뀔 수 있다. 바로 이 것이 부동산대책이 국민들에게도 쉽게 신뢰를 주지 못하고 있는 단적인 예다. 때에 따라서 얼마든지 바뀔 수 있는 정책이라면 국민들은 그 대책의 수명만 생각하고 있을 뿐 준수해야할 생각 같은 것은 느끼지 못한다.
실제로 2000년대 초반 부동산 활황기에 정부가 온갖 시장 규제 대책을 쏟아낼 때만하더라도 시장의 격언 중 하나인 '정부 대책에 맞서지 마라'는 상당한 설득력이 있었다. 하지만 이보다 10년 가까이 지난 현재는 이러한 속언은 더이상 시대에 맞지 않는 이야기가 돼버린 상태다. 정부의 정책은 시시각각 변하고, 시장의 뜻대로 바뀌어지기 때문이다.
호황과 불황, 이런 큰 틀의 정책 변화는 어쩔 수 없다고 치자. 하지만 같은 틀 속에서도 국민들에게 신뢰를 주지 못하는 조치가 있다. 바로 잠정조치라고 할 수 밖에 없는 한시법이다.
이 같은 한시법으로 대표적인 것이 조세특례제한에 따른 양도세 일시 감면이다. 양도세만 한시법은 아니다. 최근만 따져봐도 지난해 수립된 DTI 자율규제도 한시법으로 최근 일몰된 바 있다.
한시 조치는 지정한 날짜에 일몰되는 조치인 만큼 계속성이 없다. 한시조치를 또다른 이유로 연장한다면 애초에 기간을 정한 정부의 의도는 시장 상황을 잘모른 상태에서 나온 오판 밖에 안된다.
더욱이 한시조치의 남발은 시장을 구성하는 투자자들이 정부의 대책이 언젠가 바뀔 것이라는 '요행'만 바라게 하는 요인이 된다.
노무현 정부시절 도입된 1가구 2주택자 양도세 50% 중과세는 세법으로 확정된 부분이다. 하지만 이 법은 도입 이후 단 한번도 시행된 적이 없다. 법 도입 초기부터 유예기간을 뒀고, 유예기간이 끝날때 쯤에는 부동산 시장이 침체국면에 접어든 만큼 임시조치를 발효, 일반세율로 징수함에 따라 단 한번도 집행돼 본적이 없는, 사법(死法)아닌 사법 신세로 전락했다.
지난 3.22대책에서 나와 최근 진통 끝에 국회를 통과한 '지방세특례제한법' 중 취득세 인하안도 마찬가지다. 이에 따르면 주택거래시 9억원 이하 주택을 매입하는 1주택자의 취득세율은 2%에서 1%로, 9억원 초과 주택을 매입하거나 다주택자인 경우 세율은 4%에서 2%로 인하된다.
이 같은 취득세 인하는 올 연말이 일몰시점이다. 취득세 인하도 DTI 자율규제처럼 일몰시점이 오면 시장의 혼란은 불가피하다. 3억원 가량인 주택의 경우 약 300만원이 왔다갔다하게 되는 만큼 취득세 인하가 일몰되면 시장의 반발은 극심할 수 밖에 없다. 여기에 세수 부족을 우려하는 지자체의 반발도 나타나면서 연장 문제를 둘러싸고 논란은 불가피할 것이다.
시장 상황은 때에 따라 급격하게 변하기 마련인 만큼 이 같은 한시법을 쓸 수 밖에 없는 정부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도 아니다. '한시적'이라는 이런 조치는 시장의 조급증만 유발하기 마련이다. 시장에서는 일몰전 집을 매매할 것을 권장하는 재테크 요령이 난무할 것이며, 기한이 지나 조치가 일몰되면 시장의 불황은 오히려 더 가중될 수 밖에 없다. 이처럼 결국 한시조치의 남발은 결국 시장을 왜곡할 수 있다는 점을 정부는 감안해야할 것이다.
▶글로벌 투자시대의 프리미엄 마켓정보 “뉴스핌 골드 클럽”
▶수익률대회 1위 전문가 3인이 진행하는 고수익 증권방송!
▶검증된 전문가들의 실시간 증권방송 `와이즈핌`
[뉴스핌 Newspim]이동훈 기자 (donglee@newspim.com)
[관련키워드]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경기도, 재정 '비상 상황'
[수원=뉴스핌] 박승봉 기자 =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5일 경기도의 재정 여건에 대해 공식적으로 '비상 상황'을 선언하고 강도 높은 세출 구조조정과 세입 구조 개선을 골자로 한 비상조치 추친 방안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5일 경기도의 재정 여건에 대해 공식적으로 '비상 상황'을 선언하고 강도 높은 세출 구조조정과 세입 구조 개선을 골자로 한 비상조치 방안을 발표했다. [사진=경기도]
추 지사는 이날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기도는 지금 새로운 공약사업을 추진하기는커녕 이미 진행 중인 민생 사업조차 온전히 유지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며 "지금 결단하지 않으면 2~3년 뒤 채무를 갚기 위해 또다시 지방채를 발행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어 '경기도 재정 비상 상황'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도에 따르면 민선 8기 당시 경기도는 재정 부족을 이유로 노인장기요양, 소아응급 책임의료기관 육성, 유·초·중·고교 급식비, 시내버스 공공관리제 등 상당수 주요 민생·필수 사업의 올해 예산을 12개월분이 아닌 9개월분만 편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올해에만 약 7700억 원 규모의 감액추경이 필요한 실정이다.
경기도는 지난해 한도액의 99.6%에 달하는 9430억 원 상당의 지방채를 20년 만에 발행한 데 이어 통합재정안정화기금 조례를 개정해 남북협력기금 등 각종 기금 재원 5588억 원을 일반회계로 예탁·끌어다 쓰며 위기를 버텨왔다.
그러나 도 전체 예산 약 41조 7000억 원 중 도가 자체 활용할 수 있는 재원은 3조 5000억 원에 불과한 데다 세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취득세 수입이 2022년 11조 원에서 올해 8조 원 수준으로 급감했다.
아울러 3기 신도시 개발 세수 효과 감소, 반도체 등 인프라 투자 대비 법인지방소득세의 시·군 귀속 구조, 전체 예산의 49%에 달하는 복지 예산 증대 등이 맞물리며 구조적 재정 위기가 심화했다.
추 지사는 구조적 재정 위기 극복을 위해 ▲도지사 및 고위공직자 업무경비 감액 등 강도 높은 세출 구조조정 ▲일회성·선심성 행사 및 불요불급한 사업 전면 중단▲참모조직 및 공공기관 인력 효율적 재배치 ▲지방소비세 확충 및 국고보조사업 지방비 부담 개선 등 세입구조 정상화를 위한 4대 방안을 제시했다.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5일 경기도의 재정 여건에 대해 공식적으로 '비상 상황'을 선언하고 강도 높은 세출 구조조정과 세입 구조 개선을 골자로 한 비상조치 방안을 발표했다. [사진=경기도]
다만 도민의 생명과 안전, 취약계층 보호를 위한 핵심 민생 예산은 끝까지 지켜내겠다고 약속했다.
추미애 지사는 "재정위기의 고통을 사회적 약자와 서민의 삶에 떠넘기지 않고 불필요한 지출부터 선제적으로 줄여나가겠다"며 "지금의 어려움을 다음 세대의 빚으로 넘기지 않고 경기도의 미래를 위한 전환점으로 만들기 위해 도의회 및 31개 시·군과 적극 협력하겠다"고 강조했다.
1141world@newspim.com
2026-08-05 11:21
사진
프로야구 전 경기 폭염 취소
[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극한 폭염이 프로야구까지 멈춰 세웠다. 경기장 곳곳에서 온열질환 의심 환자가 발생하고 관중이 의식을 잃고 쓰러지는 응급 상황까지 벌어지자 한국야구위원회(KBO)가 결국 리그를 일시 중단하고 긴급 대책 마련에 나섰다.
KBO는 5일과 6일 예정됐던 2026 신한 SOL KBO리그 1군 전 경기와 퓨처스리그 전 경기를 모두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취소된 경기는 잠실(NC-두산), 인천(LG-SSG), 대구(한화-삼성), 부산(키움-롯데), 광주(KT-KIA)에서 열릴 예정이던 5경기다.
[서울=뉴스핌] 폭염 속 응원을 하고 있는 삼성 팬들. [사진 = 삼성 라이온즈] 2026.08.05 wcn05002@newspim.com
KBO는 "최근 전국적인 폭염으로 관람객과 선수단의 안전을 위협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어 이를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라며 "6일 긴급 실행위원회를 열어 폭염 관련 리그 운영 방침과 안전 대책을 원점에서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회의에는 KBO 사무국을 비롯해 10개 구단 단장과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 관계자들이 참석해 폭염 상황에서의 경기 운영 기준과 안전 대책을 전면 재검토할 계획이다.
당초 KBO는 전날 폭염 단계별 경기 운영 세칙을 새롭게 발표했다. 폭염주의보가 발효되면 경기를 정상 개최하고, 폭염경보가 내려질 경우 홈 구단 의견을 반영해 경기 시작 시간을 최대 1시간까지 늦출 수 있도록 했다. 또한 기상청이 올해 신설한 최고 단계인 '폭염중대경보'가 발효되면 경기 당일 오후 1시 이전 취소를 결정할 수 있도록 했다.
폭염중대경보는 하루 최고 체감온도 38도 이상 또는 최고기온 39도 이상이 예상될 때 발효된다. 이에 따라 전날 잠실 NC-두산전과 광주 KT-KIA전이 해당 기준이 적용된 첫 사례로 취소됐다.
[인천=뉴스핌] 유다연 기자= 4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 LG 경기 8회를 마친 후 한 관객이 온열질환으로 쓰러졌다. 해당 관객을 이송하기 위해 대기 중인 구급차의 모습. 2026.08.05 willowdy@newspim.com
그러나 다른 경기장에서는 더 심각한 상황이 발생했다.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LG와 SSG 경기에서는 총 25명의 관중이 온열질환 의심 증세를 호소하며 현장 치료를 받았다.
이 가운데 2명은 의식 저하 등 중증 증상을 보여 구급차로 병원에 이송됐다. 8회말에는 25세 남성 관중이 계단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져 경기가 약 9분간 중단됐고, 경기 종료 직전에도 26세 남성 관중이 응원석에서 쓰러지는 응급 상황이 발생했다. 다행히 두 번째 환자는 현장 안전요원의 응급조치 후 의식을 회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장 안팎에서 온열질환 환자가 잇따라 발생하자 KBO는 기존 운영 방침만으로는 안전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고, 결국 5일과 6일 예정된 1군과 퓨처스리그 전 경기를 모두 취소하는 초유의 결정을 내렸다.
이로써 올 시즌 폭염으로 취소된 KBO리그 경기는 15경기로 늘었고, 우천 등을 포함한 전체 취소 경기는 40경기가 됐다.
wcn05002@newspim.com
2026-08-05 13:3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