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엠엘에스아이 1년만에 매출 TOP5 진입
[뉴스핌=배군득 기자] 국내 반도체 설계(팹리스) 업계가 모바일 시장 성장 등 환경 변화로 인해 매출 순위 구도에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지난 2009년 4분기 상위 5위권 업체 중 실리콘웍스를 제외하고 나머지 업체는 매출이 하락하거나 순위가 밀리는 등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기존 휴대폰 카메라 모듈 등 수익구조가 저전력 모바일 반도체로 중심이 이동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기간에 전원이 공급되는 동안만 저장된 내용을 기억하는 정적 메모리 SRAM 생산업체 이엠엘에스아이가 2위로 뛰어오르며 새로운 강자로 급부상했다.
이엠엘에스아이는 2009년 4분기 매출 35억원으로 국내 팹리스 순위 15위에도 들지 못하는 벤처기업이라는 점에서 시스템 반도체 시장 흐름이 모바일로 기울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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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4분기 국내 팹리스 기업 매출 순위 / <자료>한국반도체산업협회 |
한국반도체산업협회가 조사한 2010년 4분기 국내 팹리스 기업 매출 순위에 따르면 집적회로(IC) 반도체 설계 업체인 실리콘웍스가 2009년에 이어 부동의 1위를 고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리콘웍스는 지난해 4분기 매출 644억원을 거두며 전년 분기대비(483억원) 33.2% 상승했다. 2위 업체인 이엠엘에스아이는 매출 223억원을 기록 전년 분기대비(35억원) 534.2% 성장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국내 TOP5 순위에도 미세하게 변동이 생겼다. 티엘아이는 2009년보다 15.8% 하락한 190억원을 기록했지만 3위를 유지한 반면 텔레칩스(4위)와 실리콘화일(5위)은 1년만에 순위가 뒤바꼈다.
중위권은 혼전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줄곧 2위를 지키던 휴대폰 카메라, 멀티미어 칩 생산업체 엠텍비전은 매출이 100억원대 밑으로 떨어지며 10위에 턱걸이했다.
중위권 업체 가운데는 디스플레이용 IC를 생산하는 다윈텍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다윈텍은 2008년 4분기 100억원대 돌파이후 2009년 90억원대로 내려앉으며 10위까지 밀렸지만 지난해 4분기 다시 140억원대에 올라서며 부활을 알렸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 관계자는 “지난해 4분기 국내 상위 10개 팹리스 기업들 평균 매출액이 200억원으로 전년 동분기 대비 13.4% 증가했다”며 “지난해 초부터 이어진 모바일 열풍이 팹리스 업계에도 불어닥치면서 새로운 아이템이 급부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또 “국내 팹리스 시장도 태동기를 지나 성장기에 접어든 만큼 매출 구조가 다변화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며 “그 동안 벤처에 머물던 우량 기업들이 기반을 잡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