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 공급포화 총체적 난국...반도체 중흥기 도약 기대
[뉴스핌=배군득 기자] 국내 LCD, 반도체 업계가 일본 지진, 대만·중국 업체 부상 등 시장 환경 변수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일본 현지 생산 라인 가동 중단으로 반도체는 호황이 예상되는 반면 LCD는 반도체 공급가격 상승과 패널 재고를 해결하지 못하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것.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CD TV용 패널은 지난해 2분기부터 부진한 판매실적이 올해도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반면 반도체는 그 동안 난립했던 치킨게임이 끝나고 대부분 인수합병 등 구조조정이 마무리 되면서 시장 안정화로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 LCD, 가동률 부진 공급과잉 우울한 2011년
LCD 산업은 올해 초 대형 사이즈 판매고 상승과 교체수요 동기 유발 등 호재에 힘입어 세계 LCD TV 판매량이 15% 정도 증가할 것이라는 예상이 제기됐다.
그러나 미국 등 선진국 FPD 시장 포화, 일본정부 보조금 지급 종료와 함께 기대했던 교체수요 동기 유발이 주춤하면서 전문가들이 제시한 추정치를 크게 밑돌았다.
삼성전자, LG전자, 소니 등 이른바 LCD TV 빅3도 시장 변수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채 TV용 패널 공급과잉 해소의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 AMLCD와 LG디스플레이 8세대 라인에서 생산하는 TV용 패널은 공장 가동률 70%에 그치는 상황이다.
일본 지진여파도 호재보다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일본 주요 반도체 업체들의 피해가 심각해지면서 반도체 가격 급등이 상승세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LCD 산업이 침체된 것은 지난해 빅3의 과잉투자와 중국지역 LCD 신규라인 증설이 TV 판매 부진으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LCD 패널은 지난해 과잉투자와 2분기 TV판매 부진 등이 해결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기존 투자도 어려운 만큼 올해 매출 구도를 전명 수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 반도체, 일본 업체 위기 호재로 작용할까
반도체 업계는 일본 지진으로 인한 도시바, 엘피다 등 업체 피해 규모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내 반도체 업계는 아직까지 지켜보겠다는 신중한 입장이지만 반도체 시장 흐름상 국내 업체에 호재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세계 2위 낸드(NAND) 플래시 메모리 생산업체 도시바는 이번 일본 지진으로 생산라인이 차질을 빚고 있다. 특히 애플 아이패드 부품 등 낸드 공급 1/3 이상을 차지하는 만큼 일본 내와 해외 칩 선적에 어려움을 격고 있다.
비메모리 분야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도시바와 엘피다 공장인근 비메모리 생산업체들 피해도 상당수 타격을 입었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 동부하이텍 등 후공정 업체 시황이 좋아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반도체 공정 핵심 부품인 웨이퍼 수급이 차질이 생길 경우 이를 변경하려면 최소 2~3개월 이상 제품을 양산할 수는 있지만 판매가 어렵다는 점도 국내 업체에 유리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키움증권 김성인 상무는 “수년간 진행됐던 반도체 업계 치킨게임이 사실상 끝났고 주변 환경 변수로 올해 호재가 이어질 것”이라며 “그동안 부진했던 국내 비메모리 분야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