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홍군ㆍ이연춘ㆍ배군득 기자]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2008년 리먼 사태 이전 수준인 달러당 1100원 아래로 떨어짐에 따라 수출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자동차, 전자, 조선 등 수출비중이 높은 대기업들은 원화 강세에 따른 이익 감소를 우려하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반면 항공, 식품 대기업들은 원자재값 하락과 여행수요 증가에 따른 반사이익을 기대하고 있다.
당장 수출 비중이 70%를 차지하는 자동차업계는 원화 강세로 이익이 줄어들 것을 우려하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경우 환율이 10원 하락하면 약 2천억원(현대차 1200억원, 기아차 800억원)의 매출 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외환관리 시스템을 가동해 원ㆍ달러 환율 변화에 따른 영향을 최소화하고, 내부적으로 다양한 경상비 절감이나 비용을 줄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자동차업계는 원화강세가 장기화 될 경우 해외 현지 공장의 생산량을 늘리는 등 다양한 방안을 찾고 있다.
다만, 수입차 업계는 긍정적이라는 입장이다. 한 일본 수입차 관계자는 "일본차를 수입하면서 돈은 원화로 주지만 들어오는 돈은 엔화"라며 “다만, 일본 대지진 영향으로 상황을 계속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와 함께 수출비중이 높은 전자업계는 결제수단이 분산돼 원ㆍ달러 환율 하락에 따른 영향이 크지 않은 분위기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세계를 대상으로 사업을 하기 때문에 달러 외에 유로화, 엔화, 위안화 등 다양한 화폐수단을 사용한다”며 위험부담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입장을 밝혔다.
LG전자 관계자도 “세계 36개 통화(화폐)로 결제하고 있다”며 “달러 대비 원화환율이 변동되더라도 큰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수출비중이 50% 이상을 차지하는 정유사들도 환율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환율이 내려가면 원유 수입 가격이 내려가는 효과가 있어서 호재를 만난 것 같지만 수출비중이 높아지면서 수출단가 하락에 따른 실적 감소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SK에너지 관계자는 “환율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며 “ “최근처럼 환율이 하락할 경우, 환차익의 발생으로 영업외 이익은 증가하지만, 수출단가 인하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한다”고 말했다.
SK에너지는 현재 사내에 환관리위원회를 두고, 환율동향을 주시하며 대응하고 있다. 또한, 환헤지상품 등 가입을 통해 환율변화로 인해 발생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자 하는 노력을 진행하고 있는 중이다.
수출 거래의 70∼80% 이상을 환헤징을 해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있는 조선업계는 당장 실적에 미치는 영향 보다는 수주경쟁력 약화에 장기적 리스크를 우려하고 있다.
포스코 등 철강업계는 환율 하락이 당장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주목하고 있다.
포스코는 제품 수출을 통해 벌어들이는 외화를 유연탄과 철광석 등 주요 원료 수입물량 결제에 사용하는 내추럴헤지(natural hedge) 방식으로 환율변동에 따른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있다.
오히려 단기 실적개선으로 철강업체들에겐 호재이기도 하다. 철강석과 유연탄 등 원재료를 대부분 외국에서 수입해야 하는 만큼 환율하락에 따른 원화절상이 철강업계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물론 장기적으론 자동차 등 후방산업의 수출이 줄어 자동차강판 등의 수요부진으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원자재 수입 비중이 높은 만큼 환율급락이 도움이 되기도 하겠지만 장기적으론 수요 부진 등 득실을 계산해봐야 한다"며 "이번 환율급락에 대해 장기적인 흐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국내 항공 대기업들은 외국인 수요보다 국내 여행객 의존도가 훨씬 큰 만큼 환율하락으로 내국인 관광객의 해외여행 증가에 따른 수익성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연간 지출비용 중 절반 이상이 항공유 구입비와 항공기 리스료, 해외지사 운영비 등으로 나가는 달러이기 때문에 환율 하락으로 재무제표가 그만큼 좋아질 수 있다. 대한항공은 환율이 10원씩 떨어지면 이익이 520억원 증가하고, 아시아나항공은 68억원을 절감 할 수 있는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항공업계는 원/달러 환율이 강세를 보이면 유리한 측면이 있다"며 "특히 대한항공은 달러부채가 52억불 수준이어서 환율이 10원 변동 시 520억 이상의 외화평가손익이 있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환율 10원 상승시 연간 76억원의 손실이 발생한다"며 "항공업계는 환율 하락 시 외화표시 부채 부담을 덜 수 있고, 한국발 해외여행자수가 증가하는 효과가 있어서 환율 하락 국면은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원료의 해외 수입비중이 높은 식품 기업들은 원화 하락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최근 식품업계는 국제 곡물가격 등이 급등하면서 가격인상의 압박을 받아왔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한 해 수입하는 원료가 약 10억 달러에 이른다”며 “환율 하락 자체는 긍정적이지만 올해 경영전략을 세울 당시 기준 환율을 1050원으로 잡았던 것에 비하면 아직 못미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농심 관계자는 “해외에서 팜유, 전분 등을 수입해오고 있다”며 “수출 비중이 매출의 10%가 안 되는 만큼 환율 하락에 따른 긍정적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여행 관련 기업들은 환율 하락의 최대 수혜를 입을 것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해외여행을 준비하는 실수요는 물론 평소에 관심을 갖고 있던 잠재수요도 몰리면서 호황이 예상된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3~4월은 계절적 비수기이지만 여행 문의가 늘고 있어 패키지와 에어텔, 자유여행 상품을 확대할 예정이다"며 "환율 하락이 계속된다면 해외여행 수요는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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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김홍군 기자 (kiluk@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