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안보람 기자] 통화신용정책을 책임지는 한국은행의 수장으로 김중수 총재가 취임한 지 1년이 됐다. 김 총재에게는 다사다난했던 한해였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맡아 소위 '출구전략'을 책임져야했고, 과도하게 풀린 유동성의 후유증의 결과물인 물가 급등에 대처해야했다.
한국은행 내부는 물론 시장에서의 총재에 대한 평가는 썩 좋지 않다. 기대가 컸기 때문일 수도 있고, 평가절하된 부분도 있다. 이에 뉴스핌은 '김중수' 총재하면 떠오르는 키워드를 통해 그의 지난 한 해를 평가해봤다.<편집자>
◆ 글로벌 그리고 한국은행 위상제고: 평가받아 마땅한 일
김중수 총재가 취임 후 가장 많이 언급한 단어는 '글로벌'과 '한국은행의 국제적 위상 제고'다. 김 총재의 발언이 있는 어떤 곳에서든 빠지지 않는 단어가 바로 '글로벌'이었다.
스스로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취임사에서도 김 총재는 'G20 의장국 위상에 걸맞은 한국 중앙은행의 새로운 역사를 열어 나아갑시다'라는 문구를 박스로 처리해 유독 눈에 띄게 했다. 이를 반영하듯 한국은행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겠다는 김중수 총재의 행보는 꽤 적극적이었다.
한은 내부에서도 '한은의 국제적 위상 제고' 측면에서의 김중수 총재는 평가받을 만하다고 입을 모은다.
김 총재는 미연준 의장, 유럽중앙은행 총재, IMF 총재 등 주요 국제 금융계 인사와의 양자면담을 23회나 가졌다. 또 18건의 국제회의에 참가해, 주제발표, 패널리스트 참석 등의 활동을 전개하기도 했다.
직원들의 글로벌 역량 강화도 강조했다. 그 결과 총재 취임 후 총 12명의 직원이 영란은행, IMF, WB 등 외국중앙은행과 국제기구에 신규 파견됐다. 특히 BIS의 경우 2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한국인 최초로 BCBS 직원에 채용되는 사례도 있었다.
한 한은 관계자는 "김중수 총재는 국제회의에서 적극 발언에 나섰고, 국제적인 이슈를 주도하겠다는 노력을 강화했다"며 "한은의 글로벌 가치가 올라간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퇴임한 김종창 전 금융감독원장도 사석에서 "김중수 총재가 국제회의에서 발언을 주도하고, 다른 나라 중앙은행 총재나 금융감독당국자들과도 친분이 깊다"며 김 총재의 국제적 위상 강화 노력을 인정했다.
다른 한은 관계자 역시 "글로벌 부분에 대한 평가는 잘 받아야 한다"며 "앞으로도 글로벌 BOK로 키우겠다는 일념이나 철학, 소신을 놓지 않고 가져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물가·한은독립성: 더 말할 나위 없이 중요한, 훼손될 수 없는 가치
"정책방향에 대한 최종 선택은 국가수반인 대통령이 하는 것이다."
내정자 시절 김 총재가 한 이 발언은 한은 안팎에 선입견을 만들어냈고, 결과적으로 그의 업적마저도 평가절하시키는 요인이 됐다.
지난 1년간 4차례, 즉 3개월에 한 번 꼴로 금리를 인상했지만 돌아온 것은 4.5% 수준의 물가상승률과 '금리인상 실기'라는 비판이었다. 금리를 올려야할 때 올리지 못하고 청와대와 정부의 눈치를 살폈다는 게 비판의 요지다.
정책집행에 있어서 정부기관 간 공조가 어쩌면 당연한 사항이었음에도 김중수 총재의 발언과 행동은 '한은 독립성 훼손'이라는 평가로 이어졌다.
실제 지난 1월 한은 노조가 직원 1422명을 상대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91.8%가 김중수 총재 취임 이후 '한은의 독립성이 약해졌다'고 응답했다.
VIP브리프가 이슈가 되기도 했다. VIP브리프는 금융·경제 현안에 대한 조사·분석 리포트로 한국은행 내부와 유관기관 등에 배포해 현안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공감대 형성을 도모하기 위한 방안이었다. 그렇지만 이를 청와대에 보고하기 위해 만들었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독립성 훼손의 상징물'로 평가됐다.
물론 이에 대한 옹호의 목소리도 있다. 'MB맨'이라는 낙인이 그에 대한 평가를 깍아 내리고 있다는 것.
한은의 한 관계자는 "이성태 전 총재 때는 정책협조가 안 되는 '독불장군'이라고 하더니 지금은 정부와의 협조를 두고 '왜 상의하냐'고 지적한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실질적으로 정책 집행과정에서 정부와의 원만한 조율이 필요한 측면도 있다"며 "이를 독립성이나 중립성의 침해, '눈치보기'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핵심은 금통위 개개인이 얼마나 영향을 받았는가의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른 관계자는 "정책을 추진함에 있어서 코디네이션 측면을 많이 신경 쓴 듯하다"며 "정부정책과의 조화 이런 부분을 말만이 아니라 실제로 교감을 하면서 정책을 하려는 노력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그들만의 리그라는 평가가 있었는데 거기서 탈피해서 같이 뛰는 정책을 펴려는데 힘을 쏟았던 듯하다"며 "금리를 4차례 올리는 등 진일보 한 측면이 있는데 사람들은 그걸 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통화정책 수행과 관련한 중립성이나 독립성이 과거보다 진일보했다고 자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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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안보람 기자 (ggarggar@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