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그룹 결정사항…. 평판에 흠 갈까 우려, 난색”
[뉴스핌=한기진 기자] 금융감독당국이 삼성과 현대자동차그룹의 자회사에 저축은행 인수를 제의했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저축은행 구조조정 ‘칼’을 빼든 올 초 직전이다. 당국은 저축은행 부실 문제 재발을 막고, 안정적인 서민금융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경영능력’이 검증된 주체의 인수를 바라고 있다.
25일 금융당국 핵심 관계자는 “그동안 저축은행 인수 후에도 영업이 잘 되도록 옵션을 줘야 한다”며 “현대카드나 삼성카드 등에 인수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이야기를 해왔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현대카드와 삼성카드 관계자는 “제의가 와서 검토한 것은 맞다”고 확인해줬다.
현대나 삼성카드의 저축은행 인수는 금융당국과 금융업계 모두가 환영하는 그림이다. 금융당국은 이들 회사가 카드사태를 겪으면서 얻은 금융권 최고 수준의 위험관리 능력을 탐내고 있다. 저축은행업계에 흘러 들어, 업계 전체의 경영안정을 유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신용대출 등 주력 영업상품의 고객층도 카드업계와 저축은행업계가 유사한 것도 고려됐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저축은행을 개인 주주가 인수해 부실 문제가 재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카드사 입장에서는 예를 들어 단기 조달인 모기지론을 저축은행의 수신기능을 활용해 장기로 만들 수 있고, 자금 경색시 저축은행 자산을 기반으로 자산유동화증권(ABS)을 발행해 자금 조달이 가능하다”고 했다.
때마침 시기도 좋다. 이달에만 7개 저축은행이 영업정지 조치를 당했다. 잠재적인 매각 대상들이다. 이외에도 경영악화를 견디지 못한 일부 저축은행 대주주들이 자체적으로 매각을 추진할 것이란 관측도 있다. 이렇게 되면 경영권 프리미엄(웃돈)이 하락해 인수부담은 줄어들게 된다.
정부는 삼화저축은행 매각처럼 인수자가 자산과 부채만 승계하는 P&A 방식을 계속해서 사용할 개연성이 크다. 정부의 적기시정조치 발동 및 영업정지 조치 → 인수자는 자산/부채만 승계(기존 주주의 권리는 소멸) → 부채가 자산을 초과하는 부분은 정부가 지급보증을 통해 해결하는 순서로 진행된다. 정부가 원하는 신속한 구조조정에 가장 적합한 방식이다.
현대와 삼성카드는 저축은행 인수에 대해 내부 검토 끝에 ‘인수계획 없음’으로 모두 결정했다. 모그룹인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이 최종 결정할 사안인데, 탐탁치 않게 여겼던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모기업 입장에서 저축은행 인수로 명성에 흠이 갈 것을 우려하고 있다”면서 “현금유보가 엄청난데 저축은행을 인수해 돈을 버는 것도 만족스럽지 못한 수준”이라고 했다.
하지만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유력 기업을 대상으로 저축은행 인수를 제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과 현대차그룹에 재차 인수를 요청할 가능성은 여전히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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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