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사헌 기자] 유럽중앙은행(ECB)의 정책 이사가 일본의 최근 엔화 약세 유도를 위한 개입에 대해 독자적인 개입은 효과적일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탈리아 중앙은행 총재이며 또한 금융안정위원회(FSB)의 의장을 역임하고 있기도 한 마리오 드라기(Mario Draghi) ECB 정책이사는 10일(현지시간) 뉴욕에서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총회 이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전 세계 환율 수준의 불균형 문제를 풀기 위해 자국 통화가치를 조작하는 것은 금해야 한다"면서 이 같이 지적했다.
이번 IMF 총회에서는 이른바 '환율 전쟁' 사태를 해결하는데 실패했다는 평가가 제기되고 있다. 무엇보다 일본과 중국은 명시적으로 자국통화 평가절하를 통한 경기 부양 노력을 경주하고 있고, 이런 상황에서 미국과 유로존 등 주요국에서 환율 쟁점에 대해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일본은 정체하고 있는 경제를 구출하기 위해 15년여 만에 처음으로 외환시장에 '단독' 개입했지만, 일시 85엔대로 급등했던 달러/엔 환율은 지난 주말 다시 81엔 대로 하락하면서 15년 최저치를 경신했다.
이 가운데 드라기 이사는 기자들에게 특히 일본의 개입은 "우리 정신에도 어긋날 뿐 아니라 소기의 성과도 내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드라기 이사는 최근 국제적 긴장에도 불구하고 "환율 전쟁" 같은 것은 일어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또한 이 문제는 반드시 해결될 수 있을 것이란 의견을 고수했다. IMF 등 주요 국제 기구가 없었던 1929년 대공황과 비교하면 지금은 국제적 협력이 훨씬 더 잘 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하지만 이번 IMF는 환율 쟁점에 대해 뚜렷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면서 다음달 서울 주요20개국(G20)으로 과제를 넘겼다. 중국은 국제적 혹은 지역적인 환율협정 요구를 거부하고 있으며, 세계무역기구(WTO)는 환율에 관련된 싸움에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IMF 회원국들도 미국의 지배구조 개혁 논의를 중단시켰다.
한편 드라기 이사는 유로화의 현재 수준이 유로존 수출을 저해할 정도인가에 대해서는 논평을 거부했다.
다만 그는 ECB의 임무는 물가를 안정시키는 것이라고 말해 유로화 강세가 물가 안정에 일부 기여하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중앙은행이 할 수 있는 일이 제한적임을 시사했다.
지난 주말 유로화는 뉴욕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일시 140달러 선까지 올라서면서 8개월 최고치를 경신했다. 추가 부양 의지를 강조하는 연방준비제도나 영란은행(BOE) 그리고 일본은행(BOJ) 등과 달리 ECB는 적극적인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는 점이 이 같은 환율 변화의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