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뉴스핌 김연순 기자] 이번 IMF(국제통화기금)-WB(세계은행) 연차총회에서 '환율분쟁' 문제가 주요이슈로 급부상했지만 합의도출에 실패하며 별 성과 없이 미무리됐다.
미국이 공격적으로 '위앤화 절상' 압박에 나서고 브라질이 공공연히 시장개입에 나선 가운데 재무장관이 "전 세계가 환율전쟁에 휩싸였다"고 언급하면서 IMF-WB연차총회를 앞두고 '환율전쟁'의 전운이 감돌았다.
도미니크 칸 IMF총재가 지난달 28일 기자간담회에서 "IMF·세계은행 연차총회와 오는 11월 G20 서울정상화의에서 환율 문제가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지만 실제적으로 이번 총회에서 '환율분쟁' 문제는 표면화되지 않았다.
◆ '환율분쟁' 합의도출 실패, 경주에서 논의
이번 IMF-WB 연차총회에서 주요국들은 '환율전쟁'이란 표현이 무색할 정도로 '환율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을 꺼린 것으로 나타났다.
기획재정부 신제윤 차관보(국제업무관리관)는 "브라질 장관 이외에 환율문제를 표면적으로 얘기한 것은 없다"며 "지금 단계는 밑에서 얘기하는 단계로 대개 밑에서 격렬하게 논쟁되지, 표면상에서는 굉장히 금기시된다"고 밝혔다.
귀도 만테가 브라질 장관이 "플라자 합의같은 조치가 있어야하지 않냐"고 강수를 뒀지만, 환율전쟁의 직접 당사자인 중국 또한 직접적인 언급을 피했고 주요 선진국들도 묵묵부답이었다. 미국 가니스너 장관은 환율문제 관련해 참석도 하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이번 총회에서 환율분쟁 문제가 전면이슈로 부상해 실질적인 합의를 도출하기에는 애초부터 어려웠다는 보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일 수 있다. 국제회의 성격상 환율문제가 공개적인 공방으로 이어지기는 어렵고 물밑작업으로밖에 진전이 될 수밖에 없는 한계 때문이다.
기획재정부 윤증현 장관은 9일 워싱턴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연차총회에서 브라질이 환율에 뭔가 조정이 있어야하는 얘기를 열심히 호소했지만 선진국들 대답은 노 앤서(No Answer)였다"며 "국제회의에서 환율문제가 공개적으로 공방이 이뤄지진 않는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문제는 "어떤 형태로든 조율이 일어날 것"이라는 윤 장관의 설명처럼 물밑작업을 통해 '소리없는 전쟁'으로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윤증현 장관도 '환율분쟁' 문제가 경주 G20재무장관회의에서 어떤 식으로든 다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 장관은 "경주 차관·장관회의에서 어차피 제일 큰 어젠다 중 하나가 프레임워크인데, 글로벌 임밸런스 해소를 어떻게 할 것이냐가 그 중 하나인데 심도있게 논의될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환율은 자동으로 그걸 치유하는 방법 하나로 거론될 것"이라고 밝혔다.
◆ 칸 IMF 총재 '환율전쟁'이란 표현 너무 과격
스트로스 칸 국제통화기금(IMF)총재는 최근 글로벌 이슈로 급부상한 '환율전쟁'이란 표현이 너무 과격하다며'톤다운'에 나섰다.
칸 총재는 "환율 문제는 단기적인 이슈"라며 "브라질 외무장관이 'currency war(환율전쟁)'라는 말을 써서 일이 커졌는데 개인적으로는 너무 과격한 표현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칸 총재는 "몇몇 이머징 국가로 자본 유입이 너무 큰 규모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은 맞다"며 "그런 국가는 이러한 자본 이동을 콘트롤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칸 총재는 중-미 환율 분쟁과 관련해선 "두 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는데 장기적으로는 global imbalance(글로벌 임밸런스)의 이슈"라며 "빠르게 성장하는 국가와 느리게 성장하는 국가간에 불균형이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중국은 환율에서 양보하고 미국은 IMF 쿼터 문제에서 양보하는 식의 '중-미 간에 빅딜이 있을 수 있나'라는 질문에 대해 "그런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며 "IMF에서 회원국간에 정책 협의를 하면서 그런 식의 조건을 달아서 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진짜 문제는 rebalancing(리밸런싱)"이라며 "환율의 이동은 rebalancing(리밸런싱) 의 결과에 불과할 뿐"이라고 '환율전쟁' 문제를 정리했다.
◆ 쿼타개혁 일부 진전.."다만 쉽지 않아"
이번 총회에서 IMF의 쿼타개혁에 있어 구체적인 성과물은 없었지만 상당 부분 진전된 것으로 평가된다. 공동의 논의기반을 찾는데 진전이 있었고, IMF의 잔여이슈 해결을 위해 적극 노력할 것을 주요국 장관들이 합의했다.
주요국 재무장관들은 9일(현지시간) 발표한 공동선언문에서 "이사회에서 신흥개도국의 대표성 강화, 저소득국의 투표권 보호, 장관급 참여 확대 및 전략적 감시활동 강화, 총재선출방식 개선이 시급하다"며 "IMF총재에게 쿼타, 지배구조 개혁 관련 경과보고서를 10월말까지 IMFC(IMF 관련 주요 의제들을 논의하는 장관급 자문기구)에 제출할 것을 요청한다"고 합의했다.
윤증현 장관은 "IMF 쿼터 개혁은 상당히 진전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고, 실무 담당자 또한 "IMF쿼타 개혁에서 상당히 많은 메뉴가 합의가 됐고, 두가지 정도에서 날선 공방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칸 총재도 IMF 쿼타 개혁 합의의 조만간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칸 총재는 "몇 주가 걸릴 수도 있고, 몇 일이 걸릴 수도 있지만 합의가 곧 이루어 질 것이라 생각한다"며 "여전히 (회원국 사이에) 의견이 갈리고 있지만 잘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물론 (쿼타개혁이) 아직 끝난 것은 아니다"라는 칸 총재의 발언과 "쿼터문제는 쉽지 않다"라는 신제윤 차관보의 언급에서 볼 수 있듯이 쉽게 풀린 문제는 아니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