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사헌 기자] 최근 벤 버냉키(Ben S. Bernanke)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시장과의 위험한 불장난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버냉키 풋(Bernanke Put)'이란 용어가 공식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과거에 상당한 기간 '그린스펀 풋(Greenspan Put)'이란게 통용되던 시절이 있었다.
적절한 금리조절 능력으로 금융시장의 위기를 방어한 그린스펀 사단의 능력 때문에, 이것이 마치 옵션 거래를 통해 보유 자산을 미리 정해진 가격에 미리 팔아두는 방식으로 가격 하락 위험을 상쇄시키는 '풋 옵션' 같은 기능을 한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로 인해 낮은 금리가 지속됨으로써 자산거품이 발생하고,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를 불러왔다고 해서 투자자들로부터 비난을 받는 이름이 됐다.
그런데 지금 양적완화 전망에 따라 '버냉키 풋'이란 용어가 생겨나고 있다고 한다. 이는 버냉키 의장과 연준이 시장과 다시 문제적 관계에 놓일 가능성이 생겼다는 말이기도 하다.
◆ 버냉키 풋? 시장과 위험한 춤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8일(현지시간) 블로그 기사를 통해 지난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인플레 압력이 올라가기를 원한다고 밝히자 이 '버냉키 풋'이란 용어가 월가 분석 보고서에 등장하기 시작했다고 소개했다.
이에 앞서 WSJ는 연준 관계자들이 '소액의 점진적인 국채 매입' 방식을 고려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이제는 '양적 완화(Quantitative Easing; QE)'가 단행될지 여부가 아니라 그 '규모'가 얼마일까로 초점이 이동하는 분위기가 된 것이다.
WSJ에 따르면 월가에서는 이를 '제2차 양적완화(QE2)'로 부르고 있다. 위기 발생 이후 연준이 1조 7000억 달러에 이르는 재무증권 및 모기지담보부증권을 매입하기로 한 것을 버냉키 의장은 '양적 완화'가 아니라 '신용 완화'라고 불렀지만, 사실 이 둘 사이의 구분은 크게 의미가 없었다.
은행에 쌓인 유동성은 시중으로 회전되지 않음으로써 '신용'이 되지 못하고 그냥 부풀어난 유동성 혹은 화폐 잔고로 쌓였다. 아직도 '신용 완화'를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정책 선언'일 따름이다.
이런 가운데 골드만삭스의 경제전문가들은 이미 추가로 1조 달러 정도가 금융시스템으로 점차 투입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의 존 리처드스는 보고서에서 옵션 가격결정모형을 통해 '버냉키 풋'의 효과를 측정하기도 했다는 소식이다.
그는 연준이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기를 원한다는 입장을 다시 밝히면서 10년물 재무증권 수익률 목표치를 설정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로 인해 명시적인 '풋'이 가능하도록 만들어 줄 것으로 예상했다.
물론 이 같은 전망을 다수가 공유하는 것은 아니다.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의 제임스 블라드 총재는 기대 인플레이션 수준을 높이기 위해 점진적인 양적완화 정책을 도입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국채금리 목표 수익률을 설정하는 아이디어에 대해 폄하했다. 그는 명시적인 금리 타게팅은 연준의 대차대조표 규모 통제 능력을 상실하게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어쨌거나 월가 전문가들 사이에서 이런 전망이 논의된다는 사실 자체는 '버냉키 풋'이란 개념이 얼마나 시장에 깊에 배어들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 연준, '함정'에 빠질 가능성 있어
문제는 월가 컨센서스가 이 같은 정책 기조를 수용하는 순간 이미 말은 놀라서 멀리 달아난 뒤이고, 이 때문에 연준이 시장의 기대를 충족시켜야만 하는 게임의 함정에 빠지게 될 수도 있다는데 있다.
실제로 최근 미국 증시를 보면 이미 시장은 '제2의 양적완화'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그 규모가 얼마인지에 베팅하려는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주 FOMC 성명서 발표 이후 월가가 보여준 랠리나 이번 주초의 자산매입이 기대 이하일 것이라면서 매도세를 보이는 것을 보자면 주객전도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미국 국채시장은 연준이 원하는 대로 움직여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0년물 재무증권 수익률은 2.5% 아래로 떨어지면서 2008년 금융 위기 발행 직후 극단적인 상황 이후 최저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주 2년물 신규 국채 입찰은 0.441%의 사상 최저 낙찰 수익률을 보여주었다.
실제로 RBS의 옵션 가격 모형에 따르면, 10년물 재무증권에 대한 명시적인 연준의 '풋'은 매우 효과적이어서, 아무런 것도 실제로는 매수하지 않고서도 수익률을 무려 0.8%~0.9%포인트 정도 하락시킨 효과를 낸 것으로 평가된다.
한편 WSJ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연준의 이 같은 움직임을 재정적자의 '화폐화(monetizing)'로 간주해 우려하면서 달러화를 매도하게 될 수도 있고, 재무증권 보유자들이 연준의 과도한 대응으로 인해 인플레 악순환이 발생할 것을 우려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 두 가지 어떤 경우이든 재무증권시장으로부터의 대규모 도피가 발생하고 이에 따라 수익률이 급등한다면, 더구나 미국 경제가 제대로 회복되기도 전에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지금 가장 소망스라운 '신용의 창출' 노력이 질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에도 연준은 금리를 떨어뜨리기 위해 국채 매입을 더욱 크게 늘릴 수 있을 것인지, 오히려 이것이 기대 인플레이션을 크게 자극해 시장의 여건을 더욱 악화시키는 것은 아니지 고민해야 한다. 연준은 정책 신뢰라는 값비싼 대가를 치러야 할 수도 있기 때문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
WSJ는 두 자릿수에 육박하는 실업률과 디플레이션 위협 등 사실상 연준은 의회가 정한 두 가지 정책목표 달성에 실패하고 있기 때문에, '양적완화'가 거의 법률적인 의무로 생각될 수도 있다면서, 지금 같으면 그 누가 버냉키 의장의 자리를 맡으려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사실 과거에 상당한 기간 '그린스펀 풋(Greenspan Put)'이란게 통용되던 시절이 있었다.
적절한 금리조절 능력으로 금융시장의 위기를 방어한 그린스펀 사단의 능력 때문에, 이것이 마치 옵션 거래를 통해 보유 자산을 미리 정해진 가격에 미리 팔아두는 방식으로 가격 하락 위험을 상쇄시키는 '풋 옵션' 같은 기능을 한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로 인해 낮은 금리가 지속됨으로써 자산거품이 발생하고,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를 불러왔다고 해서 투자자들로부터 비난을 받는 이름이 됐다.
그런데 지금 양적완화 전망에 따라 '버냉키 풋'이란 용어가 생겨나고 있다고 한다. 이는 버냉키 의장과 연준이 시장과 다시 문제적 관계에 놓일 가능성이 생겼다는 말이기도 하다.
◆ 버냉키 풋? 시장과 위험한 춤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8일(현지시간) 블로그 기사를 통해 지난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인플레 압력이 올라가기를 원한다고 밝히자 이 '버냉키 풋'이란 용어가 월가 분석 보고서에 등장하기 시작했다고 소개했다.
이에 앞서 WSJ는 연준 관계자들이 '소액의 점진적인 국채 매입' 방식을 고려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이제는 '양적 완화(Quantitative Easing; QE)'가 단행될지 여부가 아니라 그 '규모'가 얼마일까로 초점이 이동하는 분위기가 된 것이다.
WSJ에 따르면 월가에서는 이를 '제2차 양적완화(QE2)'로 부르고 있다. 위기 발생 이후 연준이 1조 7000억 달러에 이르는 재무증권 및 모기지담보부증권을 매입하기로 한 것을 버냉키 의장은 '양적 완화'가 아니라 '신용 완화'라고 불렀지만, 사실 이 둘 사이의 구분은 크게 의미가 없었다.
은행에 쌓인 유동성은 시중으로 회전되지 않음으로써 '신용'이 되지 못하고 그냥 부풀어난 유동성 혹은 화폐 잔고로 쌓였다. 아직도 '신용 완화'를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정책 선언'일 따름이다.
이런 가운데 골드만삭스의 경제전문가들은 이미 추가로 1조 달러 정도가 금융시스템으로 점차 투입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의 존 리처드스는 보고서에서 옵션 가격결정모형을 통해 '버냉키 풋'의 효과를 측정하기도 했다는 소식이다.
그는 연준이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기를 원한다는 입장을 다시 밝히면서 10년물 재무증권 수익률 목표치를 설정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로 인해 명시적인 '풋'이 가능하도록 만들어 줄 것으로 예상했다.
물론 이 같은 전망을 다수가 공유하는 것은 아니다.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의 제임스 블라드 총재는 기대 인플레이션 수준을 높이기 위해 점진적인 양적완화 정책을 도입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국채금리 목표 수익률을 설정하는 아이디어에 대해 폄하했다. 그는 명시적인 금리 타게팅은 연준의 대차대조표 규모 통제 능력을 상실하게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어쨌거나 월가 전문가들 사이에서 이런 전망이 논의된다는 사실 자체는 '버냉키 풋'이란 개념이 얼마나 시장에 깊에 배어들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 연준, '함정'에 빠질 가능성 있어
문제는 월가 컨센서스가 이 같은 정책 기조를 수용하는 순간 이미 말은 놀라서 멀리 달아난 뒤이고, 이 때문에 연준이 시장의 기대를 충족시켜야만 하는 게임의 함정에 빠지게 될 수도 있다는데 있다.
실제로 최근 미국 증시를 보면 이미 시장은 '제2의 양적완화'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그 규모가 얼마인지에 베팅하려는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주 FOMC 성명서 발표 이후 월가가 보여준 랠리나 이번 주초의 자산매입이 기대 이하일 것이라면서 매도세를 보이는 것을 보자면 주객전도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미국 국채시장은 연준이 원하는 대로 움직여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0년물 재무증권 수익률은 2.5% 아래로 떨어지면서 2008년 금융 위기 발행 직후 극단적인 상황 이후 최저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주 2년물 신규 국채 입찰은 0.441%의 사상 최저 낙찰 수익률을 보여주었다.
실제로 RBS의 옵션 가격 모형에 따르면, 10년물 재무증권에 대한 명시적인 연준의 '풋'은 매우 효과적이어서, 아무런 것도 실제로는 매수하지 않고서도 수익률을 무려 0.8%~0.9%포인트 정도 하락시킨 효과를 낸 것으로 평가된다.
한편 WSJ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연준의 이 같은 움직임을 재정적자의 '화폐화(monetizing)'로 간주해 우려하면서 달러화를 매도하게 될 수도 있고, 재무증권 보유자들이 연준의 과도한 대응으로 인해 인플레 악순환이 발생할 것을 우려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 두 가지 어떤 경우이든 재무증권시장으로부터의 대규모 도피가 발생하고 이에 따라 수익률이 급등한다면, 더구나 미국 경제가 제대로 회복되기도 전에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지금 가장 소망스라운 '신용의 창출' 노력이 질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에도 연준은 금리를 떨어뜨리기 위해 국채 매입을 더욱 크게 늘릴 수 있을 것인지, 오히려 이것이 기대 인플레이션을 크게 자극해 시장의 여건을 더욱 악화시키는 것은 아니지 고민해야 한다. 연준은 정책 신뢰라는 값비싼 대가를 치러야 할 수도 있기 때문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
WSJ는 두 자릿수에 육박하는 실업률과 디플레이션 위협 등 사실상 연준은 의회가 정한 두 가지 정책목표 달성에 실패하고 있기 때문에, '양적완화'가 거의 법률적인 의무로 생각될 수도 있다면서, 지금 같으면 그 누가 버냉키 의장의 자리를 맡으려 하겠느냐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