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이하 금융위)가 대통령 발언 하루만에 캐피탈사 대출금리 인하 여지를 타진하고 나섰다.
미소금융에 이어 햇살론을 잇따라 출시하며 서민금융대출에 잔뜩 신경쓰던 금융위가 캐피탈사 대출금리 인하까지 신경써야하는 처지다.
가뜩이나 지난 21일 공포된 대부업법 시행령이 대부업체 최고 이자율조차 44%까지 낮춘 터다. 이에 제도권 금융사로 공인 받은 캐피탈사들은 대출금리 인하 폭과 시기를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었다.
때문에 적어도 금리인하 시기는 크게 앞당겨질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금융계 관계자들은 예측하고 있다.
실제로 금융계 관계자들은 대통령이 지적한 캐피탈사 금리 수준 40~50%는 제도권 금융사로 인정받은 캐피탈사일 리가 없다는 지적에 입을 모았다.
이번에 대통령이 작심하고 지적하게 만든 중년여성은 제도권 금융사인 캐피탈사와 유사 금융사 금융당국의 인가 없이 운영되면서 이름만 캐피탈사인 것처럼 포장한 대부업체 이용자였다.
문제는 이 중년 여성이야 일반 백성으로서 그런 것을 구분할 만큼 박식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아무런 여과 없이 대통령이 제도권 금융사인 캐피탈사가 지나친 고금리 횡포를 부리고 있다고 질타했다는 데 있다.
그리고 나아가 전혀 새로운 국면으로 번지고 있다는데 있다.
대기업 계열사 또는 은행계 여신전문 금융사 금리는 20% 후반에서 30% 초반까지 분포하고 있다. 금융계 종사자와 이들을 감독하는 당국 관계자들은 다 아는 사실이다.
40%대 넘는 폭리를 취하고 있다고 대통령으로부터 직격탄을 맞은 것은 여신전문 금융사들로서는 억울할 수밖에 없고 여과하지 못한 참모진의 역할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에도 일리는 있다.
하지만 기자가 보기에 아무리 양보하더라도 사실상 서민들이 부담하는 금리가 30% 넘는 것은 과하다는 지적에 고개가 끄덕여지는 것 또한 사실이다.
미소금융을 이용하면 연 4.5%로 빌릴 수 있는 서민계층도 아직은 이에대해 잘 모르고 있다.
오는 26일부터 서민금융회사에서 출시되는 '햇살론'의 경우 역시 대부업체보다 훨씬 낮은 10%대로 돈을 빌릴 수 있지만 서민들이 얼마나 즐겨 이용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홍보가 충분하지 못하다는 점과 더불어 재원이 한정돼 있고 요건을 갖추기 어려운 서민층이 존재한다는 문제도 여전하다.
물론 이와 무관하게 금융위는 그 동안 상호금융회사와 저축은행 금리 수준에만 신경쓰고 제도권 캐피탈사에 대한 총체적인 점검은 미진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
대통령 한마디로 호들갑 떨기에 앞서 선제적 조치는 어려웠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볼 때다.
감독책임을 맡고 있는 금융감독원도 마찬가지다. 캐피탈사에 대한 대출금리를 평균수준으로만 알고 있고 각사별로 어느 수준에서 대출이 이뤄지고 있는지 구체적인 수치를 아직 내놓지 못하는 있는 형편이다.
당장 다음주에라도 캐피탈사에 대한 총체적인 점검에 들어가야하는데 선언만 남긴채 준비가 소홀하다.
이제 금융위는 금감원과 협조해 캐피탈사 금리 수준을 면밀히 조사하는 작업에 착수할 것이다.
이번 사태를 지켜보면서 진정으로 안타까워 해야할 것이 두 가지 이상이라는 점도 씁쓸하기만 하다.
우선, 금융감독당국이 대통령의 말에 따라 오락가락하지 말고 왜 미리 캐피탈사와 같은 제도권 금융사 대출금리 수준에 대해 살피지 못했냐는 게 첫번째다.
그리고 이것보다 더더욱 안타깝고 씁쓸한 것은 제도권 캐피탈사야 대통령이 질타해서 금융위원회와 금감원이 소폭이라도 금리를 낮추겠지만 제도권 금융사 흉내를 내며 폭리를 취하는 비제도권 유사금융사는 어떻게 한다는 것인지 청와대도 금융위도 아무런 이야기가 없다는 것이다.
금융계 한 고위관계자는 이런 우려를 뉴스핌 취재진에 전했다. "결과적으로 금리를 낮추게 되긴 하겠지만 금리란 게 결국 이 정도 부과하면 나중에 설사 떼어더라도 대출해준 금융사에 큰 충격이 가지 않는다는 확신이 설 정도로 결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서민들을 배제하는 결과를 빚을 수 있다"고.
비록 제도권 내에선 높은수준이나마 대출받을 수 있을 서민층이 금리 상한선을 낮춤에 따라 제도권에서 배제되고 대부업체 대출을 노크해야하게 되는 상황을 낳을 수 있다는 사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