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기심리 조장→거래 활성화시 대출 순식간에 늘어날 것 확신
- 은행 대출정책 확대로 변화 야기…금융위 “금융시장 안전우선”
[뉴스핌=한기진 이동훈 기자] 부동산 규제완화 방안으로 DTI(총부채상환비율) 완화를 하느냐 마느냐는 문제를 놓고 거센 논란이 야기되고 있다. 국토해양부와 여권은 “금융규제 완화해야 한다”는 입장에서 압박하고, 금융당국은 “아직 안된다”며 저항하는 분위기가 강한 것으로 21일 전해졌다.
◆ “가계대출 너무 과열, 조정국면 갑자기 온다”
논란의 핵심은 DTI를 완화할 경우 가계부채 급증 문제다. 금융시스템 안정을 최우선으로 하는 금융위원회는 DTI가 갖는 안전판 효과를 확신한다. 그래서 규제완화 ‘반대’의지가 확고하다. 특히 지난해 9월 금융당국이 DTI규제를 강화했음에도 주택담보대출은 20조원 이상 늘었다. 대출 규제 완화는 시기상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규제완화를 해도, 은행들이 대출확대를 꺼린다면 우려는 다소 희석될 수 있다. 은행 등 금융회사들은 어떤 속내를 품고 있을까.
21일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현재 금융회사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341조868억원으로 추정됐다. 은행권이 273조 1645억원, 비은행권(5월 말 기준)이 67조 9223억원이었다.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은행권에서 8조 9362억원, 비은행권에서 3조 3193억원 등 모두 12조 2555억원이 증가했다.
가계부채로 그 범위를 넓히면 지난 1/4분기 가계대출 잔액 규모는 696조 5610억원으로 리먼브러더스 파산 사태 직전인 2008년 3/4분기(637조 7081억원)보다 58조 8529억원 늘었다.
한 신용카드사 고위 임원은 “전반적으로 한국의 가계대출은 너무 과열”이라며 “가계대출의 조정 국면은 서서히 오는 것이 아니라 마치 (미국)모기지에서 CBO, CDS가 급격한 위기를 가져왔듯 갑작스럽게 다가온다”고 말했다. 신용카드사들은 가계위기의 가장 대표적 사건이었던 2003년 카드대란을 몸소 체험했다.
◆ 은행들, 부동산 거래 활성화시 보수적 대출 정책 변화
그러나 은행들은 DTI완화가 곧 주택담보대출 급증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 주류다.
하나은행 모 부행장은 “규제완화가 주택담보대출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며 “가계대출을 상반기보다 보수적으로 운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전망에는 부동산 거래침체가 DTI 완화로 풀릴 것으로 보지 않는 판단이 기저에 깔려있다.
국민은행 개인여신심사부 관계자는 "현재 부동산 거래 부진은 대출이 부족해서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기 때문에 DTI, LTV 완화 정책이 당장 가계대출 증가로 이어지긴 어렵다"고 말했다. 신한은행 개인여신심사부 관계자도 “부동산 시장 침체기인만큼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며 같은 의견을 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6월말 현재 실제 주택담보대출자의 평균 DTI는 서울 23%, 경기는 20%에 불과했다. 이들 지역은 40(강남3구 해당)~60%의 DTI 규제가 이뤄지고 곳이다. 즉 한도가 소용없는 상황이란 얘기다.
하지만 740조원에 이르는 가계부채 국면에서 부채 증가는 우려되는 일이다. 게다가 최근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출금리가 오르고 있고,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도 큰 상황이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향후 주택 가격이 바닥에 이르렀다는 판단이 확산되면 투기수요를 촉발, 주택담보대출의 급증을 야기할 수 있다. 은행권 개인대출심사 관계자들은 “부동산 거래 활성화가 선행되면 대출규모는 자연스럽게 증가할 것"이라고 하고 있다.
하이투자증권 심규선 애널리스트는 “가계대출 성장 모멘텀의 제고라는 측면에서 은행들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22일 예정된 비상경제대책회의 이전에 가질 관계부처 장관회의가 주목되고 있다. 20일 경제금융점검회의(서별관회의)를 열고 DTI 상향조정 문제 등을 논의했으나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다. 금융위원회 진동수 위원장이 여러 차례 밝힌바 있는 “금융시스템 안정을 위해서는 DTI, LTV규제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소신을 굽히지 않을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