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이나 상가임대차관계는 1960년 이후 토지임대차 등과 마찬가지로 민법에 따라 규율되었습니다. 하지만 주택의 경우에는 생활의 근거지가 되기에 최소한의 안정성이 보장되어야 함에도 일방적으로 임차인에게 불리하게 계약체결되는 경우가 많아 1981년 특별법인 ‘주택임대차보호법’을 제정해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임차인보호정책을 추진해 왔습니다. 한편 IMF체제이후 상가임차인들에 대한 보호도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어 2003년 ‘주택임대차보호법’을 거의 유사하게 본뜬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이 제정,시행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주택임대차는 가정생활 안정의 물적 기초이므로 보호필요성이 당연하다고 하더라도, 상가임대차의 경우에는 경제활동에 따른 수익창출에 중점이 놓여질 수밖에 없어 상가건물의 임대차를 주택임대차보호법과 같은 법원리 하에 규율하는 것은 다른 나라의 법과 비교해보더라도 이례적이라는 비판이 있어 상가임대차의 경우에는 일정요건하에서만 적용하도록 했습니다.
즉 주택임대차보호법에서는 모든 주거용 건물을 적용대상으로 하고 최우선변제권에 대해서만 보증금액수에 따른 제한을 두었는데,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에서는 원천적으로 법적용을 받기 위해서는 보증금이 일정액 이하이여야 함을 명시하고 있는 것입니다.(이에 고액 임차인 제외한 약 8~90%정도의 상가임차인이 적용대상이 됩니다.)
서울에서 보증금 1억에 월 500만원씩 월세를 내며 병원을 운영하는 원장님이 계실 경우,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적용대상이 될까요? 되지 않습니다. 서울의 경우 법적용 대상 보증금 상한은 현행 2억5000만원인데, ‘보증금 1억에 500만원 월세’는 ‘보증금 6억’으로 계산되므로 법적용 대상이 아닌 것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경우에는 특별히 계약조건을 달지 않는다면 5년 기간보장이나 보증금증액한도제한(9%)등의 특례적용을 받지 못하게 되는 것입니다.
현행 임대차보호법의 핵심내용은 대항력, 우선변제권, 최우선변제권, 기간보장 등 입니다. ①‘대항력’이란 경매나 매매 등으로 임대차목적물의 주인이 바뀌었을 때에도 임차인이 새로운 주인에게 임차권을 주장할 있는 권리를 말합니다. 대항력이 있다면 주인이 바뀌더라도 나가지 않고 계속 살거나 장사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② ’우선변제권‘이란 채권에 불과한 임차권을 전세등기된 것과 유사한 담보물권적 지위를 인정하여 임차권설정이후 임차목적물에 저당권이 설정되고 경매에 들어갔다면 후순위 저당권에 우선하여 배당받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③ ’최우선변제권‘이란 설령 저당권이 설정된 건물을 임차하여 후순위로 밀려났더라도 경매진행시 보증금 중 최소액은 선순위 담보권자보다도 우선하여 변제받을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④ 주택의 경우 임차인은 1년계약을 했더라도 2년까지는 보장받을 수 있고, 상가임차인의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갱신요구권을 행사하여 5년간 장사를 계속할 수 있게끔 보호하고 있습니다.
통계에 따르면 주택임차인의 약 50%가 최우선변제권을 행사할 수 있고, 상가의 경우에는 30%만 최우선변제권을 행사할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되었으며, 통상 이 비율을 기준으로 보증금 상한을 정하고 있습니다. 이에 법무부는 기획재정부, 국토해양부, 중소기업청, 서울시 등 관련 부처와 민간전문가들의 회의를 거쳐 지난 6월 초 무주택 서민과 영세상인 보호강화를 위한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하였는데 핵심은 바로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에 따라 보호받을 수 있는 상가 임차인의 보호범위를 대폭 확대하고, 우선변제를 받을 수 있는 주택이나 상가의 보증금 상한액을 높이는 것이었습니다.
서울에서 보증금 3000만원에 월세 40만원(보증금 7000만원에 준함)씩 내는 주거용 오피스텔에 사는 직장인이 어느 날 갑자기 오피스텔이 경매에 들어갔다는 소식을 듣게 됩니다. 그런데 당해 오피스텔(분양가 9000만원)에는 이미 5000만원짜리 선순위 근저당권이 있었습니다. 만약 위 오피스텔이 6500만원에 낙찰되었을 경우 현행법에 따르면 임차인은 우선변제권이 없으므로 근저당권자가 가져간 5000만원을 제외한 나머지 1500만원 정도만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번 개정될 시행령이 적용된다면 최우선변제대상이 되어(보증금 6000만원에서 7500만원으로 증액) 2500만원을 최우선 변제받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이에 따라 서울지역 건물임차인 중 16만 가구, 상가임차인 중 3만명 정도가 보호확대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변호사 임상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