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당국 관계자 "M&A시장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두고봐야"
[뉴스핌=한기진 기자] KB금융 회장 후보로 확정된 어윤대(66세) 국가브랜드위원장이 우리금융에 대한 관심을 과감히 드러냈다.
15일 있었던 회장후보추천위원회와의 면접에서 그는 M&A(인수합병)대상으로 우리금융을 꼽았다.
‘KB금융+우리금융’이면 자산 547조원으로 규모순, 글로벌 43위의 은행이 된다. 성공만 한다면 ‘삼성 만큼의 경쟁력을 갖춘 은행의 탄생’이라는 그의 희망은 실현될 수 있다.
그러나 그의 바램대로 될지는 미지수다. “어윤대표 메가뱅크 추진을 떠받치게 될 정부의 힘도 시장의 흐름을 무시할 수 없다”는 반응이 금융당국내부에서 흘러나온다.
◆ KB금융, 자본잉여금만 16조4300억원
KB금융은 3월말 현재 자본잉여금만 무려 16조4289억원이다.
우리금융 시가총액은 12조원대, 외환은행은 8조원대다. 둘 중 어느쪽이건 50%+1주를 인수한다고 할 때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어주더라도 KB금융은 충분한 자금력을 갖춘 셈이다.
하지만 우리금융 인수는 사정이 좀 복잡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현행 금융지주회사법상 금융지주가 다른 금융지주를 소유하려면 지분 100%를 인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공정거래법상 독과점에 해당될 수 있기 때문에 규제의 벽에 KB금융은 저지당할 수 있다.
이들 법률을 개정해야 우리금융의 인수가 성사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대안으로 급부상 한 것이 주식 맞교환 방식이다. 어윤대 회장 후보도 선호하는 대안이다.
이 역시 문제가 그리 간단치만은 않다. 주식교환을 통한 M&A는 소액주주들의 반발을 살 것이고, 이 과정에서 풋백옵션의 조건이 포함되면 거시경제 상황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대우건설을 인수할 때 FI(재무적투자자)들에게 풋백옵션을 조건으로 내걸었다가, 결국 대우건설은 물론 그룹전체가 쪼개진 아픈 경험이 있다. 갑작스런 경기악화로 대우건설의 주가가 급락했던 탓이다.
이 같은 경험 때문에 금융당국도 M&A에서 풋백옵션에 대해 상당히 경계하고 있다.
이들 문제가 해소되더라도 독과점 문제는 여전히 남는다.
오늘(16일) KB금융 주가는 외국인 매도속에 전날 대비 3% 가량 하락하기도 했다.
하지만 KB금융에서 M&A를 담당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그동안 회장공석으로 추진하지 못했던 것들을 이제 할 수 있게 됐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앞으로 KB금융발 M&A들이 다각 추진될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할 만하다.
◆ 규모 크고 이해관계자 많아 시간 충분히 두고 봐야
어윤대 회장 내정자의 바램이 그대로 실현될 수 있을지는 시간을 두고 지켜볼 일이다.
그가 우리금융에 대해 ‘관심’을 표하자, 금융당국에서는 ‘시장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한 태도다. 우리금융의 민영화 방안을 결정하는 게 금융당국이다.
금융위원회 한 고위 관계자는 “우리금융, KB금융 등 은행권 M&A가 산적해 있는데 어 회장도 자기 나름의 비전이 있겠지만 정부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해서 되는 일은 아니다”며 “KB의 앞날을 봐서 추진해야 하는 게 맞고 좋은 가격으로 얼마나 할 수 있는지를 잘 살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어 “결국 시장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봐야지, 정부와 맞닿아 있는 인사가 회장으로 취임한다고 해서 M&A 시장이 저절로 확 변화하는 것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우리금융과 합병에 따른 시너지가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과 회의적이라는 시각도 혼재 돼 있어 쉽게 판단하기 어렵다.
아울러 합병 이후 인력과 조직 감축을 통한 비용효과를 내지 못하면 주가 하락을 불러오기 십상이고, 인력 및 조직 감축을 철저히 하려면 이해관계자들의 저항을 원만히 풀어야 하는 난제도 도사리고 있다.
성병수 메리츠종금 연구원은 "주식교환을 통한 대등합병 방식이 유력해 시너지효과가 크지 않을 경우 주당가치의 희석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이와증권도 "KB금융과 우리금융 간 고객 기반이 상당 부분 겹치는데다 회사 내 강력한 노조와 정부 영향으로 합병에 따른 비용절감이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합병후 시너지효과 차원에서 인력구조조정을 다음 수순으로 들어갈 수 있는데, 고용불안을 야기하는 것에 대해 정부가 부담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