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 규모의 유로존 재정안정기금 계획이 발표된지 한달이 지난 지금 그리스 이외에 부채가 많은 다른 유로존국가들은 채권시장에서 계속 자금을 조달하는 능력을 보여줌으로써 재정안정기금 발표 이전 시장이 우려했던 연쇄적인 채무구조조정 내지 디폴트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부채 위기로 압박을 받는 은행들이 상호 대출을 기피하면서 유럽의 은행간 자금시장 일부는 계속 얼어붙은 상태로 남아 있다. 채권 수익률도 지난 5월 중순 하락세를 보인 이후 계속해서 반등추세를 나타내고 있으며 유로존 은행과 정부채권의 디폴트 보험료도 하늘로 치솟은 상태다.
유럽의 정책결정자들은 사상 유례없는 대규모 재정안정기금이 시장의 불안을 잠재우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에 불안과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 정책이사 악셀 베버는 앞서 9일(수요일) 시장이 재정안정기금계획을 의심스럽게 대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분석가들은 유럽의 부채 문제와 성장둔화에 대한 우려는 아무리 방대한 규모의 구제계획이 마련되더라도 해결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라고 지적한다.
분석가들은 유럽국가들이 재정적자를 축소하면서 꾸준한 경제성장을 이룩할 수 있음을 보여줄 때만 시장이 비로소 정상적 상태로의 복귀를 시작할 것이며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수개월, 심지어 몇 년이란 세월이 소요될 것이라고 말한다.
브뤼셀 소재 유럽정책센터(Centre for European Policy Studies)의 대니엘 그로스 소장은 "바닥에 깔린 근본적인 문제는 치유되지 않고 있다"면서 "유럽의 주변부가 안고 있는 실제 문제는 지불능력이 없다는 점"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또 "유럽은 사과가 가득 든 주머니와 같다. 몇 개의 썪은 사과 때문에 다른 사과들도 전염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로이터가 52명의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망조사 결과 조사 참여자 중 정확히 절반은 유로존 부채위기의 최악 상황이 지났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그러나 나머지 응답자들은 유로존 재정안정기금 조성에도 불구하고 상황이 더 불안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한달 전인 5월 10일 유럽연합(EU)과 IMF는 유로존 부채위기에 대처할 7500억유로의 재정안정기금 조성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