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연순 이영기 안보람 기자] 유럽 재정위기 우려와 더불어 남북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1250원선까지 폭등하고 코스피지수가 3% 가까이 폭락하는 등 금융시장이 패닉상태에 빠졌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스폐인발 악재에 더해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전투준비를 지시했다는 보도가 알려지면서 장중 1270원대로 폭등하고 코스피지수는 4.5% 폭락하는 등 금융시장이 대혼동에 휩싸이는 모습이었다.
원/달러 환율은 외환당국이 구두개입 뿐 아니라 하루에만 30억달러에 달하는 실개입에 나선 것으로 추정되며 1250원까지 상승폭을 축소했지만, 달러선물 6월물이 1269.00원까지 폭등했고 역외시장에서도 원/달러 NDF환율이 1270원대 중반대까지 폭등하고 있다.
2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35.50원 폭등한 1250.00원으로 마감했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8월 19일 1255.80원을 기록한 이후 9개월래 최고치다. 또한 장중에는 1277원까지 치솟으면서 지난해 7월 15일 장중 1289.00원을 기록한 이후 10개월래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유로존 우려와 달러강세 영향으로 9.50원 급등한 1224.00원으로 개장한 이후 시가를 저가로 상승폭을 확대했다. 이후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전투준비를 지시했다는 보도가 알려지자 60원 가까이 폭등하면서 단숨에 1270원을 상향 돌파했고, 1277원까지 고점을 높이기도 했다.
당국의 구두개입과 30억달러로 추정되는 매도개입 속에 막판 상승폭을 축소하면서 1250원으로 마감했다. 이날 고점은 1277.00원, 저점은 1224.00원을 기록했다. 이날 원/달러 거래량은 125억달러로 급증했다.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달러선물 6월물도 전일대비 52.40원 폭등한 1269.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외국인이 1만5000계약 순매수했고 개인도 2만4000계약 가까이 달러를 사들였다.
한편 국내증시는 장중 70포인트 넘는 폭락세를 기록한 끝에 전날보다 44.10원 급락한 1560.83으로 거래를 마쳤다. 증시에서 외국인은 6000억원 가까이 팔아치우며 7거래일 연속 '셀코리아' 행진을 지속했다.
아울러 외화자금시장 역시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달러수요가 급증, 3개월물 이상 FX스왑포인트가 리만 사태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스왑포인트가 마이너스(-)로 전환한 것은 지난 금융위기 때인 2008년 9월 16일 이후 처음이다.
25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이날 원/달러 FX스왑 1개월물 스왑포인트는 0.20원, 3개월물, 6개월물 및 1년물은 각각 -0.15원, -2.50원, -5.00원을 기록했다.
1개월짜리 스왑포인트도 장중에는 마이너스였다 플러스 마감한 것으로 시장에 알려졌다.
이러한 스왑포인트의 마이너스 역전은 지난 2008년 리먼 사태 이후 처음 있는 일로 유로존과 남북 리스크가 겹치면서 달러 유동성에 대한 수요가 급증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 "1300원선도 시간문제?" vs. 당국 "환율 곧 안정될 것"
이날 원/달러 환율은 장중 60원 이상 폭등하면서 1280원선까지 육박했다. 원/달러 환율이 장중 50원 이상 폭등한 것은 금융위기가 터진 지난 2008년 11월 이후 처음일 정도로 좀처럼 보기 힘든 폭등세다.
특히 당국의 대규모 실개입(매도개입)에도 불구 남북 지정학적 리스크라는 '돌발변수'에 1250원선이 맥없이 뚫리자, 시장에서는 "천정이 뚫렸다"고 평가하며 추가 급등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최근 폭등세가 비정상적이라고 할 만큼 역외세력의 대규모 달러매수세에 기인한 만큼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들다고 보면서도 일단은 최근 단기 고점으로 예상했던 1300원선을 열어놓는 분위기다.
시중은행의 딜러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높아진 상황에서 불안한 심리가 커진 역외매수세를 막기는 힘들어 보인다"며 "1250원을 거침없이 뚫고 올라갔기 때문에 시장에서는 1300원대도 시간문제로 보는 것 같다"고 전했다.
또 다른 딜러는 "시장 내부요인에 의한 것이 아니라 시장 외부요인에 의해 시장이 흔들리는 상황"이라며 "역외세력의 불안심리가 고조되면서 비정상적으로 올라왔기 때문에 전망 자체가 싶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원/달러 환율이 폭등세를 지속하자 시장에서는 외환당국이 구두개입 뿐 아니라 30억달러 규모의 매도개입에 나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아울러 금융시장 패닉현상이 확산되지 않도록 조기 진화에 나서는 모습이다.
이날 기획재정부에서 "현재 환율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고 환율의 쏠림 현상이 바람직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힌 데 이어 한국은행에서도 "환율쏠림이 바람직하지 않으며 필요시 대책을 강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한국은행은 이날 통화금융대책반 회의를 개최한 뒤 "환율 급등이 그렇게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입장도 밝혔다.
이주열 한국은행 부총재는 이날 환율 급등과 관련 "오늘 환율 움직임은 조금 시장에서 과도하게 반응한 측면이 있는 것 같다"며 "불안 심리가 과도하기 때문에 그렇게 오래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과도한 불안심리가 오래 지속돼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가격 변수가 급변동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정부와 긴밀히 협의해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적극 노력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금융시장이 패닉상태에 빠지면서 급격히 위축된 시장의 불안심리를 미리 차단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아울러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지식경제부 등 정책당국은 오는 26일 경제분야 합동회의를 개최한다. 금융시장 불안감이 더욱 환산되고 있는 가운데 합동대책반 회의에서 정부 및 당국이 어떤 안정책을 낼 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