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1700선을 넘어서며‘펀드런(Fund Run)’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대규모 환매가 이뤄졌다. 하지만 이달들어 주가가 크게 하락하자 저가매수를 노리는 자금이 펀드로 속속 들어오고 있다.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시중 부동자금이 가격메리트가 생긴 주식시장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2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3일부터 19일까지 8133억원의 자금이 주식형펀드로 순유입됐다(ETF 제외). 지난 3~4월 펀드 환매액이 무려 6조원 가량이던 것과 비교해보면 펀드 환매 사태가 일단 진정 기미에 들어섰다고 해석할 수 있다.
흥미로운 것은 주가가 오를 기미를 보이면 펀드 환매가 증가하고, 주가가 꺾이면 펀드 유입 자금이 늘어나는 양상이 보이고 있는 것. 일반적으로 주가 지수가 오르면 들어오고, 떨어지면 빠지던 과거의 모습과 확연히 달라진 것이다.
코스피 지수가 전일 대비 37포인트 하락한 지난 7일을 살펴보면, 펀드 순유입액(펀드 설정액에서 펀드 환매액을 뺀 금액)은 366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이달 들어 최대 규모였다.
다음날인 8일 주가지수가 다시 30포인트 이상 재반등하자, 순유입액은 1972억원으로 줄었다.
이후 조금씩 줄어들던 순유입액은 코스피 지수가 다시 31포인트 이상 상승했던 지난 13일과 보합세였던 14일 각각 179억원과 577억원 순유출을 기록했다. 펀드 설정액보다 펀드 환매액이 더 많았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주가가 다시 하락하면서 펀드 순유입액은 다시 증가했다. 순유입액은 지난 18일과 19일 각각 1434억원, 619억원을 기록했다.
메리츠종금증권 박현철 연구위원은 “최근 주가지수가 1600포인트까지 급락하면서 저가매수의 기회로 인식되는 모습”이라며 “코스피 지수 1600 중반 이상에서는 자금유출, 이하에서는 정체 또는 순유입 추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현재 주가지수라면 당분간 펀드로의 자금 순유입이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영증권 오광영 애널리스트는 “최근 펀드환매 진정 국면은 지금 주가지수대에서 투자해볼만하다고 생각해 들어오는 신규자금과 기존 투자자 중에서 환매를 늦추는 부분이 합쳐져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풀이했다.
'묻지마 가입'도 많이 줄었다. 최근 들어 펀드 투자를 바라보는 인식이 예전과 달리 차분해지면서 나타나는 현상 가운데 하나다.
오 애널리스트는 “요즘 들어오는 돈들은 일단 '스마트 머니(smart money)'라고 봐야 한다”며 “개인들 가운데는 거액투자자들로 금융시장 전반에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들어오고 있다"고 전했다.
박 연구위원은 “2007년도 하반기에 펀드가 고수익 상품으로 인식되면서 유행처럼 가입했다"고 지적한 뒤 "당시를 전후해 가입한 사람들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쓴 맛을 본 이후로 지금은 펀드 과열이 많이 완화된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투자자들도 요즘은 공부를 많이 하고 가입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특히 국내 기업들은 실적이 양호하고 밸류에이션 측면에서도 저평가된 상황이라 국내 주식형 펀드의 매력은 아직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이에 반해 해외 주식형 펀드 환매는 이달 들어서도 계속되고 있다. 환매규모는 둔화되고 있지만 환매 추세는 지속되리란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해외 주식형 펀드(재간접포함) 수탁고는 연초 이후 4조원 이상 감소했다.
박 연구위원은 “최근 글로벌 증시 조정으로 유출폭은 크게 둔화됐지만 해외 주식형에 대한 투자심리 회복에는 추가적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오 애널리스트 역시 "해외 주식형 펀드는 답이 없는 상황"이라며 "계속 줄어드는 것은 기정사실"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