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통화스왑에 이어 한일간 통화스왑계약의 종료는 금리인상을 제외한 위기상황에 취해졌던 조치들이 국내에 이어 국제적으로도 정상화되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유동성 측면에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촉발됐던 외화유동성 고갈 사태를 무사히 극복했다는 징표라는 상징성을 갖고 있고, 출구전략으로 한단계 더 접근했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어 주목된다.
26일 한국은행은 일부 언론의 '한일 통화스왑 4월말 종료' 관련 보도에 대해 "현재 협의 중이며 오는 30일 한일 양국이 공동으로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내용상으로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는 것이지만 그렇다고 적극 '부인하는' 모습의 해명은 아니었다. 그보다는 국제간 협의 내용이 보도화됐다는 점에서 일본은행과 '약속'을 먼저 깨지 않았다는 입장을 변호하기 위한 것으로 비춰진다.
그도 그럴 것이 이는 지난 2월 1일 미국과 300억달러 규모의 통화스왑이 종료되면서 한일간 통화스왑도 종료되지 않겠느냐고 시장에서도 예견된 바였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김중수 총재 역시 지난 14일 국회 업무보고에서 "우리만 (한일 통화스왑) 계약을 연장하면 위기가 끝나지 않았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며 "장점과 부작용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한은과 일본은행은 금융안정을 위한 긴급조치의 일환으로 기존 30억달러 수준의 통화스왑을 지난 2008년 12월 200억달러로 확대했었다. 그러나 위기 전 30억달러는 물론 확대한 170억달러도 전혀 사용된 바는 없다.
더욱이 국내외에서 경기회복에 대한 신호가 감지되고 있는 점은 비상조치 연장의 필요성을 해소시키는 모습이다.
한은 국제기획팀 관계자는 "통화스왑은 외환보유액처럼 필요할 때 사용할 수 있는 자금"이라며 "경기회복 정도를 반영해 연장 여부가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시장참가자들 역시 한일 통화스왑의 종료에 대해 "비상조치에 대한 정상화"로 이해하는 분위기다.
자산운용사의 한 고위관계자는 "경기가 살아나고 상황이 좋아졌으니 종료하는 것이고 그만큼 긴급한(contingency) 상황에서 벗어났다는 얘기"라며 "앞으로 출구전략이 한걸음씩 다가올 것이라는 정도의 해석이 가능할 듯하다"고 말했다.
투신사의 한 고위관계자 역시 "외환보유고가 넉넉하고 경기상황도 호전되고 있어 어찌보면 통화스왑의 종료는 당연한 수순"이라며 "시장에 주는 영향도 미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중은행의 한 채권매니저는 "한미 통화스왑이 종료됐을 때 이미 예상했던 바였다"며 "자금이 실제 사용되지 않고 있고 심리적 안전핀의 역할에 불과했기 때문에 특별한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미국 워싱턴에서 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들이 개별국가들의 출구전략에 동의했고, 의장국으로서 회의를 주재했던 기획재정부 윤증현 장관이 저금리가 위기를 다시 잉태시킬 수 있다는 주장을 편 시점이어서 긴장감을 주고 있다.
지난 주말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총재 회의에 참석한 주요20국의 재무장관들은 일부 국가가 이미 출구전략을 시행하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국가별 상황에 맞게 출구전략을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는 데 동의했다.
물론 '경제회복세가 확고해 질 때까지'라는 전제조건을 달았지만 기존에 확고했던 출구전략 공조를 철회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는 평가다.
여기에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저금리의 부작용에 대해 언급한 점은 금리인상의 시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신호로 풀이되며 시장참가자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윤 장관은 "저금리로 빚어진 과잉 유동성 때문에 금융위기가 생겼는데 다시 한번 저금리로 이 사태를 수습하고 있다"며 "위기를 잉태하고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시중은행의 채권매니저는 "최근 경기회복 분위기와 맞물려 출구전략에 대한 논의가 거세지고 있는데 통화스왑의 종료가 그 일환이라고 본다면 불안감은 커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