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전 이른바 ‘알박기’라고 하는 부동산투기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적이 있었습니다. 건설회사의 직원 등 개인이 회사의 개발계획을 사전에 입수하여, 개발예정지의 일부 대지만을 친인척명의로 은밀히 매입한 다음 건설사가 개발계획을 위한 매각 요구를 거부하고 버팀으로써 매입가보다 최고 수십배에 달하는 이익을 챙기는 방법이었는데, `큰 이득으로 부화할 황금알을 미리 박아놓는다‘는 의미에서 ’알박기‘란 표현을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알박기로 인해 아파트사업의 지연은 물론 그로인한 택지원가 및 분양가 상승을 부추겨 서민들의 내집마련의 꿈조차 앗아가는 일이 많았습니다. ‘알박기’는 때에 따라 부당이득죄(형법 제349조 ‘사람의 궁박한 상태를 이용하여 현저하게 부당한 이익을 취득한 자’)로 3년이상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도 있으며, 실제로 지난 2004년 서울의 아파트건설예정지의 자투리땅에 알박기를 한 사람에게 실형 10개월의 중형이 선고된 사례도 있습니다. 하지만 매도를 거부하거나 시세보다 비싼 가격에 팔았다고 해서 무조건 부당이득죄에 해당되는 것은 아니어서, “아파트 건축사업이 추진되기 십수년 전부터 사업부지 내 일부 부동산을 소유하여 온 자가 사업자의 매도 제안을 거부하다가 인근 토지 시가의 40배가 넘는 대금을 받고 매도한 사안”에서는 비싸게 판 것보다는 사업 계획을 미리 알았는지 여부가 더 중요하다고 판단하여 부당이득죄의 성립을 부인한 사례도 있습니다(대법원 2008도8577 선고 판결).
알빼기 - 매도청구권
이러한 알박기를 근절하고 주택가격안정을 위해, 정부는 2005년 주택법을 개정해 민간 주택건설업체가 일정 비율의 토지사용권을 확보한 경우 나머지 땅은 소유주가 매도하지 않겠다고 해도 강제로 확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에 주택건설업체는 ① 해당 부지의 80% 사용권(사용권원으로 매매계약 뿐만 아니라 매매동의서 등도 포함)을 확보하면 현 소유자가 매수한지 10년이 안 된 땅에 대해 매도청구할 수 있고, ② 95% 사용권을 확보하면 나머지 5%를 아무런 제한 없이 매도청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주택법 제16조, 제18조의2). 이로 인해 개발부지 내 토지소유자의 의식도 ‘버티다 비싸게 팔자’에서 ‘버티다가 매도청구당해 헐값에 팔지 말고 합리적인 가격에 팔자’로 개선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알먹기 - 매도청구권 악용
하지만 어디에서든 법을 악용하는 사람이 있듯이 일부 개발업체는 위 주택법의 매도청구조항을 악용하여, 가치가 떨어져 구입이 용이한 땅을 우선 매입한 뒤, 대로변이나 코너지 등의 알짜배기 땅을 매도청구하여 시가 정도로 구입하는 ‘알먹기’수법이 등장하였습니다. 주택개발업체가 그동안 ‘알박기’에 당한 서러움을 선량한 토지소유주에게 푸는 격이라 하겠습니다.
이러한 주택개발업체의 무분별한 매도청구에 ‘알먹기’를 당한 토지소유주는 위 주택법 제16조 제2항과 동법 제18조의 2가 헌법정신에 위배된 법률이며 개인의 재산권을 침해받았다며 헌법소원청구에 이르기도 하였으나, 헌법재판소는 이에 대해 합헌결정을 했습니다(헌법재판소 2009.11.26. 선고 2008헌바13).
반면 매도청구당한 일부 토지주는 “토지주의 권리를 침해해 주택건설사업을 승인했다”며 경기도의 한 지 자체를 상대로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처분 취소청구’의 행정소송을 제기하였는데, 법원은 “아파트 건설에 편입되는 원고의 토지가 전체 사업부지의 12.3%에 불과해 이를 제외하더라도 아파트단지 조성이 가능한 점, 편입되지 않아 남게 되는 원고의 토지가 긴 세모꼴 형상을 해 개발가치가 떨어지는 점, 매도요청에 불응해 부당이득을 얻으려는 목적이 없어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해당지자체가 재량권을 일탈·남용해 주택건설사업계획을 승인했다”고 판단하여 사업승인을 취소하라고 판결하였습니다. 이는 지차제가 주택건설사업의 승인함에 있어 ‘토지 소유권이나 독자 개발사업 기회를 잃게 될 토지주의 불이익과 주택건설의 공익성’을 객관적으로 비교 판단하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과거 ‘알박기’에 대하여 공공의 이익을 보전하기 위해 ‘부당이득죄’로 벌하였듯이, 현재에는 욕심부리고 ‘알먹기’한 개발업체는 ‘개발사업승인 취소’로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다는 소탐대실(小貪大失)의 경종을 울리게 되었습니다./ 변호사 임상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