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법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SK그룹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금융계열사 육성책이 진행될 수 있지만 법안이 1년째 표류하고 있는 것. 특히 이 법안의 연내 처리마저 불투명해 SK증권의 내년도 경영계획 수립이 차질을 빚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는 SK증권이 재계 3위 그룹사 계열 증권사로서 금융시장 안팎으로부터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지만 좀처럼 실속은 얻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 내년에도 브로커리지 수입 의존 불가피
2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SK증권은 현재 공정거래법 개정안 통과 지연에 SK그룹 계열 금융사로서 한 단계 도약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전략적으로 SK그룹 차원 금융사 육성의 최대 수혜 기업으로 우뚝 설 수 있다.
그러나 올 2009년을 불과 사흘여 앞두고 공정거래법 연내 처리를 기대하기 어려워진 상황에서 SK증권은 내년도 사업 계획과 관련해 현재 브로커리지 중심의 사업구조 이상을 수립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SK증권은 그동안 저비용-고효율 지점 체계를 뜻하는 'Hub & Spoke' 전략으로 브로커리지 확대 전략을 수립해 경영 활동을 펼쳐왔다. 브로커리지 확대는 지점 확충을 의미하고,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비용 증가 부담때문에 다소 수정될 수 밖에 없었다.
SK증권 관계자는 이에 "비용 소요가 심한 지점확대 전략보다 법인 브로커리지 강화와 일반 지점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내년도 사업 활동을 펼칠 계획"이라고 전했다.
최근의 리서치센터 인력 확대 등도 이 같은 법인 브로커리지 수익 확대를 위한 사전 작업이었다는 게 확인된 셈이다.
◆ 글로벌 증권사 도약에 발목..그룹 시너지 '기대난망'
증권가는 SK증권의 이 같은 법인 브로커리지 강화 작업에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통과되기 전까지 나름의 수익원 확보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추가적인 비용증가 없이 거래대금 증가에 따른 수익 증가가 가능하고 리서치 인력의 확충 등도 법인 브로커리지 수익 확대에 기여할 것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공정거래법 통과 지연으로 막대한 그룹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지 못하는 SK증권이 대형 증권사로의 도약에 발목이 잡힌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원재웅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공정거래법 개정안 통과시 SK증권은 그룹 계열사 내부거래 물량 증가, 퇴직연금사업 본격화, 그리고 SK텔레콤과 카드사업을 통한 CMA카드 시너지 효과 등 상당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원 연구원은 "그러나 법 개정안 통과 이전까지 이러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고 전했다.
◆ 신사업 진출에 소극적인 점 등도 문제
한편, 공정거래법 개정안 통과 지연 문제와 관계없이 SK증권이 사업 불확실성 해소를 기다리며 신사업 진출에 소극적인 점과 이에 따른 사업 다각화 노력이 미진한 점은 문제라는 지적이다.
증권사들의 차세대 수익원 발굴 작업의 일환으로 선물업 진출이 가시화되는 것과 관련해 SK증권은 현재 장내외 파생상품 신청을 하지 않은 상황.
이와 관련 SK증권 관계자는 "주가연계증권(ELS), 선물업 및 FX 마진거래 등을 위한 파생상품 인가 신청을 하지 않은 것은, 투자 불확실성이 완전하게 해소되기 전까지 점진적으로 사업의 확대해 나간다는 내부 방침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확실한 수익원 확보를 위한 투자환경이 조성되기 전까지 공격적인 경영에 나서지 않을 계획임을 시사한 것.
그러나 자본시장법 시행을 계기로 국내 증권사 대형화와 투자은행(IB) 업무 등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외치는 여타 증권사들과 SK증권의 행보는 사뭇 대조적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금융위기가 발생 충격에서 점차 벗어나 시중 증권사들이 수익과 차입 등은 늘리고 있지만, 단순 주식거래 중개 이상의 안전 위주의 영업비중이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며 "SK증권도 이와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대형사 관계자 역시 "공정거래법 개정안 통과 지연과 금융위기 만을 탓할 게 아니다"며 "그룹 계열사와의 시너지 효과를 위해, 선제적인 사업 다각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