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기업인 삼성전자가 최근 퇴직연금 가입을 결정했고, 한국전력도 내년 상반기 중 가입을 완료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 대기업들의 움직임이 촉매제로 작용하며 다른 기업들도 도미노처럼 구체적인 준비에 돌입하는 모습이다. 이에 퇴직연금시장이 내년 자본시장 및 금융업계의 화두로 떠오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22일 금융 및 증권업계에 따르면 근로자수 8만4464명에 달하는 우리나라 최대 기업 삼성전자는 지난 15일 삼성생명 등과 퇴직연금 가입 계약을 완료했다.
근로자수 2만866명에 육박하는 한국전력과 같은 국내 대표 기업들도 내년 상반기 중 퇴직연금 가입을 위해 준비하고 있다.
이들 대표기업들의 퇴직연금 가입 자체만으로도 시장의 성장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다른 기업들의 가입을 앞당기는 촉매제 역할을 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한국투자증권 퇴직연금연구소는 이와 관련 "이들 대기업들은 대규모 기업집단의 주력 업체로서 많은 계열사를 동반하고 있다는 점과 수 많은 업체와 거래 관계를 형성하고 있어 퇴직연금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고 진단했다.
연구소의 최형준 연구원은 "이들 대기업의 퇴직연금 가입이 계열사 뿐만 아니라 하청업체 등 관련 업체의 퇴직연금 가입을 촉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적지 않은 기업들이 지배적 계열사 또는 업계 주도 기업의 가입 여부를 자사의 퇴직연금 가입 결정 요소 중 하나로 꼽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HMC투자증권이 지난 10월 신탁업 및 자산관리기관 등록을 마치고 퇴직연금시장에 본격 가세한 이후 자동차 부품 전문 제조업체 퇴직연금 사업자를 최근 선정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지난 6월 퇴직연금 사업자 인가를 받은 하이투자증권도 올해 연말까지 퇴직연금 유치전에 가세하며 약 500여개에 달하는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사 및 협력업체 등을 대상으로 퇴직연금 설명회 등의 마케팅을 적극 펼치고 있다.
물론, 퇴직연금제도가 시행된 지 만 4년이 경과했지만 전반적인 가입 실적은 저조한 것으로 평가 받고 있는 게 사실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10월말 현재 5인 이상 상용 근로자 기준 퇴직연금 가입자수는 152만여 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총 근로자의 19.4%, 가입업체수 6만4227개로 근로자 5인 이상 기업(51만8716개소)의 12.4%에 불과하다.
그러나 대규모 기업집단의 소속 계열사 중 근로자수 500인 이상 업체는 모두 290개사(전체 근로자수 104만2876명)라며 업체당 평균 근로자수는 3600명에 달해 이들 대기업이 퇴직연금 시장에 가세할 경우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진다.
대우증권 퇴직연금팀 사업추진부 관계자는 "대규모 기업집단에 속한 기업들 중 상당수는 퇴직보험에 가입돼 있어 내년말 퇴직보험과 퇴직신탁제도 종료를 앞두고 퇴직연금으로의 전환이 봇물을 이룰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삼성전자 사례에서 보듯이 퇴직보험을 퇴직연금으로 전환하면서 중간 정산을 실시하는 기업들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세라 미래에셋퇴직연금연구소 선임 연구원도 "퇴직보험과 퇴직신탁 제도가 2011년부터 폐지될 예정이라 기업들의 퇴직연금 가입 행렬이 잇따를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기업들도 더 이상 퇴직연금을 퇴직금의 연장선상이 아닌 노후 소득보장 시스템의 하나로 인식하고 있는 만큼 내년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이 개정 등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면 퇴직연금 시장은 큰 폭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