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자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상품가격의 상승세가 펀더멘털보다는 펀드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며 감독당국이 투기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시점에서 이같은 랠리는 좋은 조짐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르면 최근 상품시장에도 '그린슈트(Green Shoots)' 전망이 힘을 얻으면서 구리와 원유를 비롯한 주요 상품가격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상품 브로커들은 이같은 랠리가 투자은행과 헤지펀드 자금의 유입에 의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이에 대해 RBS 셈프라의 스티븐 브릭스 애널리스트는 "투자은행들로서도 상품시장은 까다로운 사업분야"라며 "아무도 상품시황의 강세가 (투기적인) 돈의 흐름에 의한 것이라고 인정하려들지 않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본성상 돈이란 투기적인데, 투기는 유행이 지나고 있다"는 것.
이어 그는 "상품 가격 상승에 주의하라고 말하려면 펀더멘털에 대해 얘기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그게 어째서 펀더멘털이 될 수 있는지 질문해야 하는 난처한 상황이 발생한다"고 토로했다.
RBC캐피탈마켓의 금속 트레이더인 랜디 노스는 "돈의 힘 앞에 장사 없고 구리나 기초금속 및 상품 전반에 대해서 투자 관심이 계속 증가하고 있고 아직 고점을 친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특히 산업분야에서 주요 원자재로 쓰이는 구리와 알루미늄, 니켈과 같은 금속은 지난해 리먼브러더스 파산 이전 수준까지 가격이 회복된 상태. 최근 이들 금속 가격은 전문가들의 내년 평균 목표가를 상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활동의 바로미터인 구리의 경우, 글로벌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는 확실한 근거가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올해 들어 가격이 두배 이상 올랐다.
구리 가격은 지난해 7월 메트릭톤당 8940달러로 고점을 찍은 후 12월 3000달러선까지 급락했으나 이후 빠르게 회복해 현재 6400달러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주요 상품거래자들은 장기 전망의 개선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가격 오름세는 비정상적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수요는 여전히 부진하며 재고 역시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이같은 상품시황의 랠리에 투기가 어느정도 영향을 미쳤는지, 또는 펀더멘털 요인이 어느정도 반영됐는지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바클레이즈 캐피털이 집계한 바로는 헤지펀드와 7월 신규자금을 제외하고 지난 6월 말까지 약 2090억 달러의 자금이 상품시장에 직접투자된 것으로 나타났다.
올 상반기 스탠다드앤푸어스(S&P)/골드만삭스 상품지수(Standard & Poor's Goldman Sachs Commodities Index)는 6.55% 상승했는데, 이는 산업관련 금속이 무려 29.9% 급등하는 등 사상 최대폭으로 상승한데 따른 결과로 풀이되고 있다.
MF 글로벌의 에드 마이어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은 경기가 수개월간 저점을 맴돌 수도 있으며, 혹은 잠깐 반등한 뒤 다시 침체로 접어들 수 있다는 가능성들을 무시한 채 'V'자형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스티븐 브릭스 애널리스트는 "지금 시점에서 상품시장은 증시와 비슷하게 움직이고 있다"며 "침체를 예상해 투자하고 어느 시점에서는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상품시장의 펀더멘털은 대단한 수준은 아니지만 수요가 한번 회복되면 상대적으로 저조했던 공급량으로 인해 구매자들이 재고를 다시 구축하게 될 것이라는 점에서 장기적인 전망은 밝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같은 시기는 아직 도래하지 않았다는 것이 그의 지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