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반대의 경우는 어떨까. 보통명사를 고유명사처럼 사용하는 삼성전자의 브랜드네이밍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30일 '보는 휴대폰 시대' 개막을 선언하며 '햅틱 아몰레드'란 이름의 휴대전화 신제품을 발표했다.
'아몰레드'? 생소한 단어다. 무슨 뜻일까 자못 궁금해진다. 하지만 '아몰레드'의 영문 표기를 보면 그 궁금증이 풀린다. 'AMOLED'! '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로 풀이되는 자체 발광 차세대 디스플레이다.
'햅틱 아몰레드'에는 물론 '꿈의 디스플레이'라 불리는 이 디스플레이가 탑재됐다. 하지만 보통 국내에서는 이 용어를 '에·이·엠·오·엘·이·디'로 또박또박 끊어 읽었을 뿐이다. 대문자로 표시된 축약어이기 때문이다. 삼성은 이것을 영자 그대로 붙여 읽은 것이다.
하지만 이 효과는 그렇게 단순해 보이지 않는다. 결국 '보통명사'를 삼성만의 '고유명사'로 만들었다는 말인데, 이를 통해 얻는 효과는 굳이 상상하지 않아도 짐작이 가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이런 브랜드네이밍 마케팅은 최근 초기 시장 형성 단계에 접어든 'LED TV'에서도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지난 3월 '파브 LED'란 이름으로 새로운 개념의 TV를 출시했다며 대대적 마케팅을 펼쳤다. TV 부문에서도 'LED'를 고유명사화한 셈이다.
하지만 엄밀히 말해 LED TV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삼성이 말한 LED TV는 기존 LCD 패널을 그대로 사용하면서, 백라이트유닛(BLU)만 CCFL에서 LED로 교체한 것 뿐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글로벌 50만대, 국내 1만8000대의 'LED TV'를 판매했다고 발표했다. 기대이상의 선전이다. 출시 100일만에 50만대 판매 돌파의 이면엔 삼성의 리네이밍(re-naming·이름 바꾸기)을 통한 기막힌 브랜드 네이밍 전략도 한 몫 한 듯하다.
삼성전자는 최근 신제품 발표회에서 '아몰레드'를 연말까지 최소 50만대 판매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햅틱 아몰레드'의 초기 시장 선점 과정에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