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문형민 기자] 국내 자동차업계도 세계 시장의 큰 흐름에서 비껴갈 수 없는 형편이다.
법정관리가 진행중인 쌍용차는 전체 직원의 30%에 해당하는 2600여명의 구조조정를 발표했다. 청산과 회생의 갈림길에서 금융권 융자를 통한 회생을 모색하고 있지만 고용안정을 위협받는 노동조합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히고 있다.
GM대우 역시 모기업인 GM의 위기로 인해 장래가 불투명하다. GM의 글로벌 네트워크가 망가지면서판매가 급감하고, 이로 인해 유동성 문제가 불거진 것. 금융권과 정부에 유동성 지원을 요청하고 있지만 쉽게 해법이 제시되지 않는 상황이다.
현대기아차그룹의 사정은 상대적으로 나은 편이지만 만만치 않다. 강호돈 현대차 부사장(울산공장장)은 지난 27일 "우리 회사도 경기 불황에 예외일 수 없다"며 직원들의 노력과 분발을 당부하는 가정통신문을 발송했다.
현대차의 1/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70.9% 급감했다. 이것도 환율 효과에 힘입은 것이라는 평가다. 1/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작년 평균 환율(달러당 960원)로 환산할 경우 큰 폭의 적자라는 얘기다.
강 부사장도 가정통신문에서 “최근에는 환율마저 떨어지고 있어 상황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며 “친환경, 고연비 차의 개발이 가능한 회사만이 살아남을 수 있지만 우리의 경영실적은 연구개발에 드는 비용을 충당하기에도 부족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 체질개선 통한 경쟁력 확보 시급
전문가들은 현대차가 체질개선을 통해 경쟁력 확보에 나설 것을 주문하고 있다. 자동차시장의 침체 장기화, GM과 크라이슬러 몰락 등에 따른 대규모 업계 재편이 예상되고, 특히 하반기 유가 및 원자재가격 급등, 환율 하락 등 최악의 상황을 대비해 생산성, 유연성 제고 등 체질개선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현대차는 노조에 경영설명회를 개최하며 위기의식 공감대 마련에 나섰다. 지난달에는 특별노사협의체를 구성해 상시적인 노사 협의를 통해 위기극복 방안을 노력하기로 했다.
이 같은 노력의 성과로 지난 6일부터 투싼과 싼타페 생산라인인 울산 2공장에서 소형차 아반떼 차종을 함께 생산하는 혼류생산을 시작했다. 연간 48만대까지 소형차 수요가 예상되나 3공장 생산능력(39만대)으로는 맞출 수 없었던 부분을 해소할 수 있게 됐다.
생산의 유연성은 근로자들에게도 이익으로 돌아갔다. 그동안 경기침체로 근로시간이 줄었던 울산 2공장 근로자들은 고용불안 심리 해소는 물론 주•야간 잔업을 포함한 10+10시간 근무를 재개하게됐다. 공장가동률 향상과 근로자간 임금격차 감소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은 것이다.
하지만 최근 이른바 하투 (夏鬪)를 앞두고 분위기가 심상찮다. 현대기아차그룹 계열사 15개 노조는 지난 26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구조조정이 예상된다며 연대투쟁을 결의했다. 이어 임금단체협상 투쟁 출정식을 잇달아 열고 다음 주부터 항의 집회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현실을 외면한 노조의 행보가 경쟁력을 떨어뜨리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한 증권사 자동차담당 애널리스트는 “현대차의 생존 해법은 경쟁력 강화와 노사 상생에 있다"며 "글로벌 자동차업계가 생존을 위해 몸부림하는 마당에 노사대립은 낭비”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