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간 일감나누기를 합의해 탄력적인 생산체제를 갖췄고, 노사 공동으로 봉사활동을 벌이는가 하면 신차발표회에서 노조 지부장이 직접 제품 홍보에 나섰다.
김종석 기아차 노조 지부장은 지난 2일 서울모터쇼에서 열린 쏘렌토R 신차발표회에서 서영종 사장과 나란히 무대에 섰다.

김 지부장이 신차발표회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월 모하비를 시작으로 6월 로체이노베이션, 7월 포르테 신차발표회에 잇따라 참석해 "열심히 만들겠다"며 "믿고 사랑해달라"고 인사말을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이전과 변화된 모습이었다. 우선 복장이다. 이전 참석시에는 '단결' '투쟁' 등 구호가 적혀있는 붉은색 노조 조끼를 입고왔으나 이번엔 노타이 차림의 세미 정장을 착용했다.
이는 노조가 고객에게 한발 더 다가가고 신뢰를 심어줌으로써 판매를 늘리고 이를 통해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지부장은 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SUV 차량으로 키우기 위해 나부터 판매확대에 적극 나서겠다"는 말과 함께 "자동차산업 생존 그 자체를 위협하는 당면한 경제위기 상황을 슬기롭게 극복해내기 위해 현재의 경쟁력을 세계적 수준으로 높이는데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단순히 신차를 홍보하는 차원을 넘어 자동차산업이 처한 위기 상황에 대한 인식을 보여주며 확실한 자구노력 의지를 밝힌 것이다.
회사측은 김 지부장과 노조의 이같은 변화에 고무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윤여철 현대차 부회장은 3일 서울모터쇼 개막식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에 대해 "현재 경제 위기를 같이 느끼고, 같이 잘 해보자는 의미로 보면 될 것"이라며 "노조가 생산 뿐만 아니라 판매에도 더욱 노력하겠다는 의지로 봐 주시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정부가 최근 내놓은 내수활성화를 위한 각종 정책과 노력에 화답하는 의미로 봐 주시라"고 덧붙였다.
기아차 관계자도 "노조가 모터쇼에 직접 등장해 위기 극복을 다짐한 경우는 세계 유명 모터쇼에도 찾아보기 힘든 사례"라며 "기아차 노사는 최근 금융위기 극복에 동참하는 차원에서 전례 없이 공장간 물량이동과 혼류생산에 합의하여 현재 병행생산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으며, 사회공헌활동을 노사합동으로 전개하는 등 어느 때보다 상생의 길을 함께 모색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아차 노사는 지난해 11월 광주공장에서 엔진 단산으로 발생한 잉여인원 131명을 봉고트럭 공장으로 전환 배치했으며, 화성 3공장에서 생산하던 오피러스 물량을 소하리 1공장으로 이관하는 데 합의했다. 또 소하리 2공장에서 생산하던 소형차 프라이드를 1공장과 공동생산하며 일감나누기를 실천하고있다.
올 1월에는 근무하지 않아도 지급하던 잔업수당 2시간 분 지급을 폐지했으며 대신 무분별한 생산라인 중단을 개선하기로 합의했다.
이외에도 지난해 12월 위기 극복을 위해 노사가 공동 대처한다는 합의문을 발표하기도했다. 이 합의문은 회사의 지속적인 성장과 전 종업원의 고용안정을 위한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체질개혁에 더욱 적극적으로 임하겠다고 내용으로 ▲ 자동차산업 위기극복 ▲ 평생일터 실현 ▲ 투명한 노사관계 구축 ▲ 성공적 신차 확보 및 안정적 라인 운영 ▲ 지속적인 사회공헌 활동 등이 포함돼있다.
한편 현대차 노사 역시 지난해 11월 구형 에쿠스 단종 이후 신형 에쿠스를 울산 5공장에서 생산하기로 합의했으며, 지난달 말에도 전공장 물량조정을 합의하며 개선되는 관계를 보여줬다. 이에 수출이 늘고있는 소형차 아반떼를 울산 3공장뿐만 아니라 2공장에서도 공동 생산하기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