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목요일에 열렸던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된 이후 채권시장은 장기물 중심으로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강세 분위기를 보였다. 금리 동결로 단기물보다는 장기물에 대한 메리트가 생기면서 커브는 좀 더 플랫해졌다.
(이 기사는 15일 오후 8시 10분에 유료기사로 송고되었습니다.)
추경이나 환율에 대한 부담감이 여전했지만 이런 재료에 그동안 반응해왔던 만큼 시장은 강세로 분위기 반전을 시도했던 것이다.
그러나 지난 금요일 정부가 금융기관이 보유한 부실 채권과 구조조정 기업의 자산을 매입하기 위해 40조원 규모의 '구조조정기금'을 조성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시장의 분위기는 약세로 반전됐다.
추경예산 규모가 30조원 내외 수준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40조원의 구조조정기금 규모가 수급 부담을 증폭시켰다는 분석이다. 이 기금 역시 정부 보증채 발행을 통해 조성될 것이라는 정부의 발표가 시장의 실망을 키웠다.
자산운용협회가 법인 MMF 수탁고를 최고치 대비 15% 감축한 50조원 수준으로 유지키로 합의한 것도 채권시장에 비우호적인 재료가 됐다. 단기물 매물이 나올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반면 장기물에 대한 금리메리트가 높아져 향후 커브는 좀 더 플랫해질 것으로 보인다.
반면 외국인들이 국내 채권에 투자를 늘릴 것으로 보이는 점은 호재이다. 정부가 15일 '외화유동성' 지원책이 담긴 세제개편안을 오는 4월 임시국회에서 입법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힌 가운데 비거주자 외국법인이 국채나 통안채에 투자할 경우 이자소득 등을 면제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번주 채권시장은 호악재가 맞물리면서 특별한 방향성보다는 변동성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악재가 호재보다 좀 더 많아 약세 분위기 가운데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
향후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서는 대체적으로 1.5%까지 내려갈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장 4월부터 금리인하가 시작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렸지만 경기하강이 심각한 만큼 현재 2%에서 멈춰진 금리는 추가로 인하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됐다.
◆ 국고채 3년물 3.56~3.86% 예상 …'방향성 없이 박스권'
뉴스핌이 채권전문가 9명을 대상으로 이번주 국고채 금리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국고채 3년물 금리는 3.56~3.86%로 예상됐다. 이는 지난주 종가인 3.72%에 비해 아래와 위로 모두 0.16%포인트 열어 놓은 것이다.
국고 5년물 금리는 4.29~4.62%로 예상돼 지난주 종가인 4.44%에 비해 아래로는 0.15%포인트, 위로는 0.18%포인트 위로 열어 놓았다.
국고 3년물과 5년물 모두 위 아래로 금리를 열어 놓은 폭이 비슷해 이번주 국고채 금리 역시 특별한 방향을 보인다기보다는 박스권에서 횡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주 목요일에 열린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는 2%로 동결됐다. 금통위 이전까지 금리 동결과 0.25%포인트 인하 의견이 엇갈렸지만 금통위 당일에는 금리 동결 예상이 훨씬 우세했고 그 예상이 맞아떨어졌다.
시장은 금리가 동결되자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으나 이내 다시 반등했다.
국채선물 저평과 장기물 매수세가 강세 동력이 됐지만 금통위 기자간담회에서 한은 총재가 경기하강의 폭이 깊고 길다고 언급하면서 추가 인하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금 생겼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담감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30조원에 달하는 추경예산편성이 남아있고 지난주 말에 폭탄처럼 터진 구조조정기금, 금융안정기금 등 기금들이 모호한 상태로 줄줄이 대기 중이다.
이렇게 호재와 악재, 불확실한 재료들이 산재하면서 시장은 특별한 방향을 잡기보다는 박스권 상태를 나타낼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만 기준금리가 동결된 이후, 단기물보다는 장기물에 대한 금리메리트가 부각되면서 커브는 좀 더 플래트닝될 것으로 예상된다.
◆ 수급 불안 '째깍째깍' …기금 줄줄이 vs 外人 채권 투자
정부가 지난주 말에 내놓은 각종 기금 조성 소식은 시장을 흔들기에 충분했다.
30조원에 달하는 추경예산을 상당부분 국채 발행을 통해 마련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구조조정기금, 금융안정기금 등 각종 기금이 수급 부담을 증폭시켰기 때문이다.
정부는 공적자금인 '금융안정기금'을 조성해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8%를 넘는 은행을 비롯해 금융지주회사, 여신전문회사 등 정상적인 금융기관에도 자금 투입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외 40조원 규모의 구조조정기금을 2014년 말까지 운영하며 금융기관이 보유한 부실 채권과 구조조정 기업의 자산을 매입하기로 했다.
문제는 이들 기금의 재원을 정부 보증 채권의 발행을 통해 조달될 것이라는 데 있다. 추경예산이 상당 부분 국채발행을 통해 마련될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정부 보증채가 발행될 경우, 시장에 미치는 수급 부담은 한층 더 증폭될 것으로 예상된다.
발표가 지난주 말에 나온 만큼 기금의 구체적인 안에 대해서 시장이 갖는 궁금증이 크다. 기금의 재원이 정부 보증채라는 것에 대해서만 나왔을 뿐 그 이상의 내용이 나오지 않았다.
이 때문에 시장이 정부에 갖는 불신의 폭은 오히려 깊어졌다. 추경안 편성이 이번주에 마무리될 예정인 가운데 한나라당과 정부는 이번주 고위당정협의회를 갖고 24일 국무회의를 거쳐 27일께는 국회에 이 안을 제출하기로 했다.
최소한 추경안이 구체화될 때까지는 기금안을, 그것도 구체성이 떨어진 상태로 발표하면 안되지 않았냐는 지적이다. 기금을 만들어 기업과 가계의 부실화를 막는 것은 중요하지만 정작 시장을 고려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시장은 정부가 내놓은 멘트 하나하나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변동성을 키워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시장이 기대하는 것도 없지 않다.
정부가 15일 '외화유동성' 지원책이 담긴 세제개편안을 오는 4월 임시국회에서 입법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힌 가운데 비거주자 외국법인이 국채나 통안채에 투자할 경우 이자소득 등을 면제한다. 또 국채 양도차익에 대해서도 비과세하기로 했다. 외국인들의 국내 채권 투자 활성화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일각에서는 이들의 국내 채권 투자로 추경 부담이 완화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