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는 9일 롯데건설이 지난달 20일 경영상의 이유로 상장신청 철회를 요청했고 거래소가 내부회의를 거쳐 지난달 23일부터 상장 승인 효력을 정지시켰다고 밝혔다.
롯데건설은 지난해 6월 9일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했으나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치자 상장을 미뤄왔다. 그 연장시한은 1년이기 때문에 6월 9일 이전에 상장 여부를 결정해야 하던 상황.
롯데건설의 상장 철회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단기유동성 압박이 있었던데다 경기회복 지연과 최근 롯데기공 건설부문 부실자산 인수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롯데건설은 지난해 9월 이후 기업어음(CP) 만기가 잇달아 도래하면서 단기 유동성 악화 가능성에 노출돼왔다. 하지만 시가평가총액 10위권 안에 드는 대형 건설사인데다 활발한 회사채 발행을 자금 운영의 주요 도구로 활용해 왔기 때문에 유동성 문제는 크게 불거지지 않았다.
그러다가 올들어 계열사인 롯데기공이 금융권의 신용등급평가 결과 C등급을 받은 데 이어 그룹의 강권(?)으로 이 회사의 부실투성이 건설부문을 2500억원에 인수하면서 다시금 재무구조의 건전성 문제가 불거졌다.
그룹 차원의 자구계획 제출과 그룹 신격호 회장의 개인 주식 양도로 롯데기공은 결국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대상에서 제외됐지만 이렇게 되기까지는 롯데건설 롯데알미늄(보일러 부문 등 인수) 등 계열사들의 희생이 필요했다.
더구나 롯데기공 회생을 위해 롯데건설이 부실 10년 만에 유상증자를 결정하고 회사채를 잇따라 발행하면서 상장을 앞둔 이 회사를 바라보는 시장의 시선이 따가워지자 결국 상장을 포기한 것이다.
또 롯데기공이 갖고 있는 1000가구가 넘는 악성분양물량과 144명이나 되는 인력을 인수하는 부담 또한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비록 수시로 회사채를 발행해왔던 롯데건설임에도 최근의 상황은 시장의 의구심을 키우고 있다.
롯데건설은 건설업종의 회사채 발행이 어려워진 지난해 9월과 12월에도 회사채 발행에 성공했다. 올해 1월에는 건설업종에서 유일하게 5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했으며 2월9일에 800억원, 3월 9일 1200억원을 추가 발행했다.
하지만 지난해 7월 6.72%의 금리로 1200억원의 회사채를 조달한 롯데건설이 이날 한국산업은행을 통해 발행한 무보증 회사채 1000억원어치의 표면금리는 무려 7.95%다.
그나마 한때 8.40%(2월9일 CP 800억원)까지 급등했던 것에 비하면 낮아진 수치지만 최근 발행된 A+등급 2년물 회사채의 금리(KIS채권평가)가 평균 6.5%대였음을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두 경우 모두 신용등급 A+를 유지하고 있던터라 이 금리 차이는 고스란히 롯데건설의 부담으로 작용한다.
한 금융기관 관계자는 "자금중개시장의 기능 마비로 특히 건설사의 경우 기피 대상인 상황에서 그나마 회사채 발행이 가능하다는 것은 신용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것"이라면서도 "3월과 4월에만 2400억원대의 기업어음(CP)이 만기가 도래하는 상황에서 최근 회사채 발행 또한 잦아지고 있어 시장의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즉 롯데건설은 오는 3월과 4월에 각각 762억3000만원, 1650억원어치의 기업어음(CP)을 상환해야 한다. 그런데 회사채를 발행해 만기도래하는 단기자금을 막거나 장기 전환하는 일을 반복하다보면 향후 자금흐름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게 시장의 우려다.
롯데건설은 지난해 7월에도 만기도래한 CP를 막기 위해 12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한편 롯데건설 측은 "향후 시장만 호전된다면 언제든지 상장을 재차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