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이 같은 시장과 전문가들의 연말 연초 기대는 그야마로 '희망과 낙관'에 강조점이 찍혀있기 마련이다.
명민한 증시 전략가들은 연말 연초에 올해 장세를 함부로 낙관하거나 예단하지 말고, 좀 더 느긋하게 시간을 두면서 '전환점'을 찾기 위해 노력하라고 주문하고 있다.
올해 미국 증시의 움직임을 보기 위해 주목해야 하는 신호나 쟁점은 뭘까 짚어본다.
◆ 4/4분기 실적 나올 때까지 예단말라
2009년 증시는 최소한 2008년에 비해서는 안정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시장의 변동성이 최고조에서 오래 지속되는 경우는 많지 않고, 경기 바닥에 대한 컨센서스도 나오고 있다. 게다가 정부와 중앙은행의 공세적인 대응이 효과를 발휘할 것이란 기대도 근거있다.
하지만 경기가 더욱 악화되고 있고 기업들의 실적도 좋지 않게 나올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상반기 장세는 험난해 보인다.
특히 시장이 기대하는 당국의 '개입'은 갈수록 예측 불허이고 또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과신하기 힘들다. 금융시장의 '디레버리징(de-leveraging)'은 아직 진행이고, 경기 침체의 깊이와 폭 그리고 그것이 기업의 실적이 미칠 영향도 쉽게 가늠되지 않기 때문이다.
2000년 기술주 거품 붕괴와 2001년 경기침체 발생 이후에도 2002년과 2003년은 두 차례 큰 폭의 랠리를 기록한 뒤 급격한 조정국면이 뒤따르는 회복기를 거쳤다.
이에 비추어 보면 다우지수는 10월 저점 이후 보인 7500~1000선 범위에서, S&P500지수는 750~1100선에서 크게 동요하는 움직임을 예상할 수 있다. 아마도 지난해 저점이 다시 시험받는 기간이 분명이 올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할 것 같다.
◆ 변동성 최고조 지나: 주도 업종 변화 주목해야
증시가 변동성이 최고조에 달할 때는 어떤 업종이나 종목 할 것 없이 모두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다. 하지만 그 변동성의 최고조가 지나면 곧바로 차별화 장세가 개시된다.
결국 2009년은 차별화 장세가 될 가능성이 높다. 개별 종목의 움직임도 중요하지만, 업종별 편차를 보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 된다.
특히 증시의 전환점을 발견하는 데는 특정 업종 간의 주도력 교체가 중요한 기준이다.
통상적으로 방어주가 주도하던 장세가 공격적이고 경기에 민감한 업종이 주도하는 장세로 전환될 때가 바로 시장이 전환점을 돌았다는 신호인데, 현재는 기초소비나 헬스케어와 같은 방어주가 여전히 주도하고 있다. 이는 미국 증시가 여전히 하락 압력에 노출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결국 임의소비, 첨단기술 그리고 금융업종이 전체 시장보다 '아웃퍼펌(outperform)'할 때, 본격적으로 증시 회복세가 진행되는 것으로 간주할 수 있을 것이다.
임의소비 혹은 경기순환에 민감한 소비업종이 랠리를 보이고 나면 약 9개월 정도에 걸쳐 경기가 회복 조짐을 본격화하는 경우가 많다.
또 기업들이 경기가 회복되거나 다시 확장될 것이라고 보면 첨단기술에 투자를 개시하면서, 이를 위한 자금 조달 필요가 강해진다. 이것이 첨단기술주와 금융주의 강세를 유발할 것은 분명하다.
증시는 이런 점에서 경기가 좋지 않더라도 약 6개월~9개월 정도 선행하여 움직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앞서 지적한 2002~2003년의 경험처럼 경기침체가 심각하게 진행되고 난 뒤에는 증시의 선행도가 확실한 것은 아니며, 실제로는 경기가 최악의 상황일 때에는 충분한 정도로 바닥이 확인되어야만 본격적으로 반등할 수 있다.
따라서 당분간 증시가 반등 랠리를 보이더라도 그 기간은 길어야 몇 주 이내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은 분명히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 상저하고, 하반기 '선별장세'에 주목
앞서 요인들을 검토할 때 2009년은 '상저하고', 즉 상반기는 어렵고 하반기가 회복세를 보이되, '업종과 종목의 차별장세'가 될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데이빗 코스틴(David Kostin) 골드만삭스 수석투자전략가는 올해 미국 증시에 대해 "특히 하반기에 거시 환경이 안정을 찾아가면서 개별 종목을 선별 매수할 기회가 열릴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주기의 바닥은 지난 것으로 보지만, 또한 S&P500지수가 빠르면 1/4분기 안에 지난해 11월 중순 기록한 752선을 다시 시험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라고 경고했다.
존 프라빈(John Prveen) 프루덴셜인터내셔널인베스트먼트어드바이저스(Prudential International Investment Advisors)의 수석투자전략가도 "2009년 상반기는 증시가 고전할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그는 신용시장의 어려움이 지속되면서 투자자들의 위험도피가 이어질 것이므로 상반기 주식시장에 대해서는 '중립' 태도를 유지할 것을 주문했다.
래리 애덤(Larry Adam) 도이체방크 프라이빗웰스매니지먼트(Deutsche Bank Private Wealth Management)의 수석투자전략가는 "2009년에는 증시가 분명히 반등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단기적으로는 주의하라고 당부하고 싶다"고 말했다.
◆ 정책 변수, 달러 및 국채 움직임도 주목
올해 미국 증시는 오바마 신정부가 내놓을 새로운 경기부양 정책과 연방준비제도의 공세적인 유동성 공급 전망에 기대를 걸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정책이 얼마나 금융시장을 안정시키고 경기 회복에 박차를 가하는 효과를 발휘할 것인지는 확실치 않기 때문에, 그 효고가 확실히 드러나기 시작하기 전에는 우려와 기대감 사이에서 동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막대한 달러 유동성 공급으로 인한 달러화의 평가절하 압력에도 주목해야 한다. 당장 연말까지 달러화의 약세 흐름은 금 선물의 강세로 이어졌는데, 이 같은 움직임이 지속될 것인지 여부는 미국 경기에 달렸다.
막대한 유동성 공급은 그 자체 불안요인으로 전환될 수 있지만, 이 조치는 최악의 경기 침체를 막고 금융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그 효과를 확인하게 되면 달러화가 다시 지지기반을 획득할 수 있다.
2009년에는 디플레이션 극복이 관건이기 때문에 아직 인플레이션 우려 카드는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좋을 것이란 의견이 많다.
게다가 최근 10년간으로는 미국 주식이 여타 자산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떨어지는 경험을 했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바닥이니 주식을 사서 장기 보유하라는 권고에 쉽게 움직이려 하지 않고 있다.
최근 미국 국채 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미래를 바라보고 투자하는 주식시장 참가자들은 기업의 실적, 금리 그리고 인플레이션 등 거시 지표의 움직임을 충분히 확인하고서야 본격적으로 매수세 나설 것으로 판단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