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용경색 심화, 외국으로 더 유출될 수도”
- “채권투자 늘었다” 9월 위기설 진화논리 ‘황당’
[뉴스핌=한기진 기자]정부가 “채권시장 투자가 확대되고 있다”라며 ‘9월 위기설’을 ‘비현실적 낭설’로 치부했던 것과 달리 최근 채권시장에서 외국인들이 정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외국인 채권보유 잔액이 5월 55조원을 정점으로 하락하다 7월(50조원), 8월(51조원) 반등하던 것이 이후 9월(48조원), 10월(43조원), 11월21일 현재 41조원 등 하락폭을 점차 키워가며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몇 달전만 해도 “외국인이 채권시장에서 차익실현을 위해 일시적으로 빠져나갔을 뿐 전체규모는 확대되고 있다”고 밝힌 것과 달리 상황이 돌변한 것.
전문가들은 “최근에 채권에서도 외국인이 빠져나가는 것은 주식시장에서 나가는 것보다 더 우려되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 주식시장 철수는 “시장규모 큰 원인”
외국인이 국내 시장에서 철수하는 뉴스는 새삼스럽지 않을 정도가 됐다.
21일 현재 외국인 주식순매도 규모는 작년 30조6000억원보다 훨씬 늘어난 46조3000억원으로 확대됐고, 이에 따라 외국인의 상장주식보유비중은 작년말 30.9%에서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해 27.7%로 떨어졌다.
이는 아시아 주요국과 비교할 때도 폭이 큰 것으로 21일 기준으로 외국인 순매도 규모를 달러로 비교하면 대만 169억달러, 인도 133억달러, 태국 44억달러, 필리핀 129억달러인 반면 우리나라는 376억달러로 매도규모가 가장 컸다.
이에 따라 원화의 통화절하율이 59.7%로 아시아 최고 수준에 달했다.(인도네시아 32.0%, 인도 27%, 대만 2.7%, 필리핀 20.7%)
하지만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국내 시장의 규모가 커 상대적으로 절대금액이 커 보이는데다 다른 주요국가에 비해 주식시장이 발달돼 있어 자본의 이동이 훨씬 수월해서 그런 것”이라는 분석을 했다.
◆ 채권시장 철수는 “신용경색 심화신호”
하지만 채권시장에서 외국인이 철수하는 것은 다른 영향을 미친다는 지적이다. 가뜩이나 신용경색이 심각한데 이를 더 악화시키기 때문이다.
최근 시중금리가 글로벌 자금사정 악화 및 신용위험 증가로 전반적으로 상승하는 가운데 회사채와 국고채간 스프레드가 확대되고 있다.

채권스프레드가 확대되고 있는 것은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안전한 국고채 투자를 선호한다는 것이다.
금융연구원 박해식 연구위원은 26일 ‘금융위기 이후 선진국 대응방안과 전망’이라는 주제로 열린 세미나에서 “그동안 외국인이 주식시장서만 철수했는데 최근에는 채권시장에서도 철수하려는 것은 우려스러운 일”이라면 “신용경색이 심화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는 외국에 잘못된 신호를 보낼 수 있고 환율로 인해 국내서 채권을 빼 외국으로 금리차익거래를 노리고 빠져나갈 수 있다”고 했다.

◆ 9월위기설 진화 위해 내세운 명분 약화
그동안 정부는 9월 위기설을 진화하기 위해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이 이례적으로 보도자료를 내가며 부인해왔다.
한국은행은 "6~7월에 미국의 금융위기가 다시 고조되면서, (현금 확보를 위해) 외국 투자자들이 국내 채권시장에서 차익 실현에 나서자 일시적으로 자금이 빠져나간 것일 뿐"이라며 "현재는 외국인들의 채권시장 투자가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당시 8월만 해도 외국인들은 채권 시장에서 약 7억 \\달러 순매수로 돌아섰다.
특히 한국은행이 금리인상으로 외국과의 금리격차가 벌어져 국내 채권시장의 투자수익이 높아지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글로벌 금리인하움직임에 맞춰 한국은행도 금리인하를 단행했고, 이 때문에 투자수익은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박해식 연구위원은 “외국인 (투자가 늘고 있다는)채권투자는 정부가 9월 위기설을 진화하기 위해 내세운 건데, 최근에 외국인이 빠져나가는 모양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글로벌 금리인하 움직임으로 국내의 금리인하로 인한 채권투자수익 하락을 상쇄는 하고 있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