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모건은 지난 2일 하나지주의 무수익여신비율(NPL)이 2분기의 3.75%에서 3분기에는 4.76%로 높아졌다며 하나지주의 부채가 늘어 자산건전성이 훼손 우려가 있으므로 주의가 요구된다는 보고서를 냈다. JP모건은 이에따라 하나지주의 목표가를 지난 7월의 4만원에서 절반도 안 되는 1만8000원으로 낮췄다.
JP모건이 보고서에서 언급한 NPL은 ‘요주의 이하 여신비율’을 적용했다. 일반적인 NPL인 ‘고정이하 여신비율’과 다른 수치를 적용한 것이다. 고정이하의 여신비율을 적용할 경우 하나지주의 NPL은 1.68%로 JP모건의 보고서와는 상당한 차이가 난다.
하나지주는 NPL의 적용수치가 다른 점을 들어 JP모건에 보고서 수정을 요구했지만 JP모건은 지난 10일 하나지주에 대해 기업분석을 중단한다는 답변이었다. 이런 내용이 시장에 알려지면서 하나지주의 주가는 불과 사흘만에 39%가 폭락했다. 지난 2001년 지주사 출범이후 가장 낮은 수준인 1만4550원까지 내려 앉은 것이다.
하나지주는 최근 태산LCD등의 키코(KEKO)와 파생상품의 평가손실로 3분기 영업실적이 적자로 돌아서는 등 경영상태가 좋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점을 감안하더라도 하나지주의 주가가 단시일내 급락할 정도로 펀더멘털이 약화한 것은 아니다.
JP모건의 보고서는 가뜩이나 불안한 시장과 소문이 상승작용을 일으켜 주가급락의 단초로 작용한 측면이 없지 않다. 하나지주에 대한 기업분석을 중단한다는 JP모건의 답변은 투자자의 입장에서는 하나지주에 무엇인가 문제가 있지 않느냐하는 의구심을 갖게 할 개연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JP모건의 기업분석보고서에서 결정적인 하자를 꼭 짚어내기는 어렵다. 애널리스트 입장에서 보면 태산LCD와 원달러 환율추세로 볼때 파생상품 평가손실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하나지주의 주가하락 전망이 예상된다는 의견을 낼 수 있는 것이다.
문제는 목표가를 단번에 절반 이하로 낮춘 것이 적정한 지의 여부이다. 또 하나지주의 NPL 수정 요구에 기업분석 중단으로 대응한 것이 합당한 조치이었느냐는 논란거리로 충분하다. 하나지주 역시 기업정보를 충분히 제공했는지에 대한 비판에 자유로울 수 있을까. 이런 저런 사정이 공개되지 않은 상황에서 외형상으로 보면 감정대립의 양상으로 비춰질 뿐이다.
어느 쪽의 잘잘못을 가리기에 잎서 이번 사태의 본질은 증권사의 기업분석보고서는 객관적이고 정확하게 작성해 시장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동안 증권사의 종목보고서가 시장혼란을 유발한 사례는 얼마든지 있다. 매수추천을 해 놓고 뒷 전으로는 해당종목을 매도한다든지, 멀쩡한 기업을 위험요인이 잠재해 있는 것처럼 과대포장한 보고서를 내 주가를 끌어 내린 의혹도 있다.
증권사의 기업분석보고서는 시장에 떠도는 근거없는 소문이상으로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정확한 기업정보를 바탕으로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기준에 맞게 작성해 투자자들이 투자지표로 삼을 수 있도록 제공해야 한다. 해당기업의 눈치 때문에 건전성 훼손이 분명한데도 목표가를 상향조정한다든지, 아예 보고서를 내지 않는 행태가 있어서는 안된다.
더욱이 주가를 올리거나 끌어 내릴 목적으로 기업분석 자료를 임의적으로 적용한다면 범죄행위와 다름없다. 시장감독당국은 이번 기회에 주가조작을 위해 기업분석보고서가 의도적으로 작성되지 않도록 강력한 제재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기업분석보고서가 신뢰성을 잃으면 시장의 불신은 더욱 커질 뿐이다.
[김남인 편집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