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선두권 경쟁이 치열했던 국민은행 우리은행, 그리고 신한은행간 자산확대에 따른 건전성 악화는 희비가 극명히 엇갈렸다. 국민 우리은행이 대손비용이 급증한 반면 신한은행은 소폭 상승했을 뿐 안정적인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상태다.
반면 하나은행의 경우 수익다변화가 채 이뤄지지 않은 상태서 소호여신의 부실 및 태산LCD 등의 문제에 직면, 건전성이 큰폭으로 악화되는 등의 한계를 드러냈다. 기업은행도 중소기업대출 비중이 큰 포트폴리오 상 대손비용의 큰 폭 상승은 불가피했다.
대손비용이 경기지표에 후행한다는 점에 비춰 이같은 대손비용 증가는 오는 2009년 하반기까지 지속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게다가 대손비용 급증은 건전성 악화로 끝나는게 아니다. 수익은 물론이고 자본까지 갉아먹고 있어 BIS자기자본비율 하락에 따른 자본확충 필요성도 부각되고 있다.
◆ 선두권 경쟁나선 국민 우리 부메랑 VS 신한 엇갈려
뉴스핌이 집계한 대손비용율 등의 지표에 따르면 최근 2~3년간 치열하게 자산확대 경쟁을 펼친 KB금융지주 자회사인 국민은행,우리금융 자회사인 우리은행, 신한지주 자회사인 신한은행은 경기악화 시점에서 자산건전성엔 희비가 갈렸다.

국민은행은 뒤늦게 자산경쟁에 뛰어든게 화를 자초한 꼴이 됐다. 올 9월말 원화대출 잔액은 지난해 9월말보다 17.6%나 늘린 173조553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우리은행이 16.7%, 신한은행이 15.7%를 늘렸다.
이에 따라 국민은행은 올해들어 3/4분기까지 무려 8488억원을 대손충당금으로 전입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3135억원보다 2.7배나 늘어난 규모다.
그 결과 원화대출 대비 대손충당금전입액으로 계산한 대손비용율은 지난해 0.21%에서 0.49%로 껑충 뛰었다. 총자산 대비 대손비용율 역시 0.1%에서 0.3%로 높아졌다.
우리은행의 충당금전입액도 4264억원에서 올들어 3/4분기까지 6499억원으로 1.5배 늘어났다. 우리은행은 자산확대 경쟁을 가장 먼저 시작했던 만큼 지난해 충당금전입액 규모가 4000억원대로 기업은행(5553억원)을 제외하곤 가장 많은 규모여서 올해 증가율 자체는 크지 않다.
그러나 대출자산 대비한 대손비용율은 지난해 0.3%에서 올 3/4분기(누적) 0.5%로 치솟았다.
또 원화대출을 같은 기간동안 15%늘렸고 총자산도 19%나 늘어난 신한은행의 경우 충당금전입액 역시 2076억원에서 4349억원으로 2.09배 늘어났다.
그러나 대출자산 대비 대손비용율은 0.20%에서 0.36%로 5개 은행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을 지켰다.
부실채권 상각 규모를 봐도 신한은행의 경우 올들어 3/4분기까지 2560억원을 떨어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1520억원보다는 큰 폭으로 늘어났지만 국민은행이 6579억원, 우리은행이 2834억원을 상각한 것보다는 양호한 수치다.
경기가 나빠지면 은행의 자산건전성이 나빠지는 것은 불가피하다. 그러나 똑같이 가파른 외형확대 경쟁을 펼치고서도 건전성 악화의 정도에 차이가 나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대손비용율이 급격히 올라간 은행들은 자산확대 과정에서 비우량자산을 더 많이 끌어들였거나 선제적인 자산관리에 미흡해 결국 손실이 더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 앞으로 1년간은 더 고생해야
그러나 앞으로가 더 문제라는데에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구용욱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자산을 오랫동안 높은 증가율로 확대했는데 주로 중소기업과 건설사쪽"이라며 "산업구조상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지만 자산을 한동안 늘려왔던 부분은 앞으로 비용으로 지불해야 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부동산 및 건설사쪽의 부실이 표면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경기악화 장기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 이들 대출의 추가 부실가능성은 더욱 높아진 상황이다.
성병수 푸르덴셜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어느 것 하나 고름이 터지고 수술을 한 흔적이 없다"며 "만기연장과 자금지원으로 시기는 지연되고 있지만 경기침체가 장기화되고 근본적 문제해결이 되지 않으면 은행의 부담은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성 애널리스트는 "대손비용이 경기에 1년 이상 후행하고, 대출급증 이후 대출 축소시점에서 본격적인 연체율 상승이 나타나는점 등을 감안하면 부실과의 전쟁은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지적했다.
은행들의 이같은 대손비용 급증은 자산건전성 악화로 끝나는게 아니라 올 3/4분기 실적에서 여실히 드러나듯 수익을 반토막낼 수도 있다.
게다가 수익성이 악화된 상황에서 추가로 대손비용이 급격히 늘어나면 가뜩이나 BIS비율이 10% 밑으로 떨어지거나 혹은 10%대에서 간신히 버티고 있는 은행들에 자본확충을 더욱 시급하게 만들고 있다.
◆ 하나은행 기업은행 사업포트폴리오 제약 탓
올 3/4분기 실적발표에서 건전성악화가 가장 두드러진 곳은 단연 하나은행과 기업은행 이다.
하나금융지주 주력자회사인 하나은행은 올 9월말 총자산은 지난해 9월말보다 무려 24.6% 늘렸고 원화대출도 15.9%나 늘렸다. 이 과정에서 대손충당금전입액도 무려 3.54배나 늘어난 7062억원으로 집계됐다.
태산LCD관련한 손실로 충당금을 대폭 쌓았던게 발목을 잡고 있다. 여기에 소호를 포함한 중소기업대출부문 요주의이하여신비율이 4.76%로 최고 수준에 달한 상태다. 경기악화가 지속되는 경우 고정이하여신으로 추가 악화될 가능성도 짙은 부분이다.
이런 점 때문에 총자산 대비 대손충당금전입액을 나타낸 대손비용률은 지난해 3/4분기 누적 기준으로 0.15%에 불과했으나 올 3/4분기엔 0.43%로 급격히 올라갔다. 원화대출 대비 대손비용율 역시 0.25%에서 0.79%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하나금융의 경우 비은행쪽 강화가 미흡해 수익을 다변화하지 못한 상황에서 은행 건전성이 악화되면서 대손비용이 상승한 것이 그룹사 전체 수익성을 흔드는 모습이다.
기업은행도 중소기업대출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총자산대비 대손비용률은 0.45%에서 0.58%로, 원화대출대비 대손비용률은 0.69%에서 0.92%로 매우 높았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은 이들 은행의 건설업 및 부동산PF 익스포져가 다른 은행보다 작아 일시적으로 대손비용이 급격히 증가할 가능성은 적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