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사들 경기침체•바젤II에 A3급조차 문전박대
- 대형 시공사 위험관리로 A2급폭증 '기현상'도
지난주 금요일,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ABCP(자산담보부기업어음) 금리가 CD+55bp까지 치솟으며 스프레드 확대기세가 멈추질 않았다.
반면 비(非)부동산 PF ABCP 금리는 CD+35bp로 스프레드가 더 떨어졌다.
스프레드가 벌어진다는 건, 시장서 수요가 줄고 있다는 의미다. 반대로 말하면 자금이 부동산과 관련없는 기업어음(CP)으로 몰리고 있다는 방증.
신한은행 투자금융부 관계자는 “스프레드가 확대된다는 건 최근 부동산PF에 대한 혼란이 더 커지고 있고 부동산PF ABCP에 대한 수요가 계속 줄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부동산PF ABCP 시장이 급격한 경색국면으로 빠져들고 있다.
시중 투자자금이 급속히 부동산PF에서 이탈하고 있기 때문이다.
단적인 사례로 부동산경기가 좋았을 때는 최저 투자등급인 A3-급 시공사에도 신용공여를 해주던 시중은행들이 발을 빼고 있는데다, 부동산PF 관련 협약서에 대한 책임소재 문제로 불확실성이 더 커져 은행들의 운신의 폭을 죄고 있다.
이러자 신용등급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A2가 늘고 있는 반면, 최고수준인 A1급은 GS건설, 롯데건설 등 대형건설사의 기피로 위축되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하반기도 계속될 전망이어서 부동산 PF ABCP시장이 더 위축될 가능성마저 우려된다.
◆ 마비증세 부동산PF ABCP…"A3급은 유통 안돼”
금융감독원이 최근 발표한 상반기 신용등급별 부동산PF ABCP 발행현황을 분석한 결과, A1급 발행건수 비중은 32.4%로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하지만 2005년 66.6%, 2007년 39.3%과 비교할 때 줄어드는 추세를 보였다.
이처럼 급격히 비중이 줄어든 것은 은행들의 투자기피가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이에 대해 한신정평가 S/F평가 김은희 수석연구원은 “부동산경기가 좋을 때는 A3등급 시공사에도 신용공여를 해줘 A1급 ABCP발행을 가능케 해줬던 은행들이 경기가 악화되자 이를 기피하면서 축소된 것”이라고 말했다.
A3 → A2 → A1 순으로 신용등급이 높아지고, 은행들은 부동산경기가 한창 좋았을 때 A3급 시공사가 자산유동화(ABS)를 할 때 신용을 공여해주는 방식으로 A1급 ABCP를 발행하도록 해줬다.
은행들이 바젤II시행으로 자기자본비율 하락을 막기 위해 A3급 시공사를 기피하기 시작한 것도 큰 이유다.
김은희 수석연구원은 “바젤II하에서는 A3-나 투기등급 시공사에 신용공여를 해주면 위험가중자산으로 분류돼 자기자본이 하락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A1급에 속하는 GS건설, 롯데건설 등 대형건설사들이 위험관리를 이유로 ABCP발행을 자제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이유중 하나다.
하지만 A2급 부동산PF ABCP 비중은 2005년 2.9%에 불과했던 것이 2007년 17.2%에서 올 상반기 28.4%로 비중이 크게 늘어 신용평가업계에서는 “매우 특기할 만한 사항”으로 보고 있다.
주로 대우건설, 두산중공업, 삼환기업 등 A2급 시공사들이 자체 신용도를 기반으로 부동산 PF ABCP발행을 늘렸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신용평가업계 관계자는 “A3급과 A1급 비중이 줄고 있어 자연스레 A2급 발행비중이 확대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 “비(非)부동산PF로 수요 더 몰릴 것”
하반기에도 은행들의 ABCP 기피현상과 A2급 편중현상은 계속될 전망이다.
사실상 A3급 ABCP는 시장에서 소화가 안되고 있다는 게 채권전문가들의 지적이고, 은행들도 부동산경기 침체라는 외부요인에 바젤II라는 내부요인까지 앉고 있어, 쉽게 ABCP 투자에 나설 수 없어서다.
한신정평가 김은희 수석연구원은 “시장에서 유통이 가능한 건 A2, A1급 정도뿐”이라고 말했다.
은행들도 뚜렷한 시장개선이 없으면 하반기에도 현재와 같은 위험관리수준을 유지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부동산PF ABCP 스프레드가 계속 확대되는 데 비(非)부동산 PF ABCP로 투자수요가 몰리고 있다는 건 부동산PF의 불확실성이 더 커지고 있다는 것”이라며 “리스크관리차원에서 부동산PF ABCP에 대해 더 신중해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