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금융업종주와 에너지 가격 사이에 형성되어 온 지속적인 상관관계, 즉 한 쪽이 급상승하면 다른 한 쪽은 급락하는 양상이 지속되었던 양상이 지난주에는 갑자기 반대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또 일본 엔화와 주가 변화 그리고 유가와 달러화 가치 사이의 상관관계 역시 이전보단 느슨해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서로 다른 금융자산들 사이의 상관관계에는 펀더멘털한 배경이 존재하기도 하지만, 그 자체는 인위적으로 파악되거나 만들어진 관계이기도 하다. 상당수 투자자들은 그렇게 발견한 상관관계를 매일 혹은 실시간 거래의 기초로 활용하기도 하는데, 이는 이런 상관관계에 기초한 거래에 투자자들이 흥미를 잃으면 실제 상관관계가 약화될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폴 채펠(Paul Cheppell) 영국 외환중개업체 씨뷰(C-View)의 대표는 이 같은 상관관계, 즉 어떤 자산 가격이 동시에 같은 방향으로 혹은 반대방향으로 움직이는 경향이란게 "단기적으로는 웅변적인 양상을 보일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는 무너질 수밖에 없는 불편한 행태"라고 말한다.
◆ 예측 불가능성, 제3의 요인 개입
문제는 이런 관계가 반드시 예측가능하지 않다는 데 있다. 두 가지 투자 방향이 서로 긴밀하게 어울리며 움직이다고 해도 각각이 반드시 서로의 변화에 영향을 주지 않을 수도 있으며, 보이지 않는 제 3의 요인이 작동할 수도 있다.
특히나 최근들어 이런 상관관계에 기대는 투자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는데, 바로 에너지 가격과 금융주 사이의 상관관계에서 그런 특징이 극명하게 나타났다.
증권사인 내셔널뱅크파이낸셜에 따르면 은행주와 서부텍사스유(WTI) 가격의 변화는 지난달까지 18년 동안 유지해 온 '부정(-)'의 상관관계를 유지하는 수준에 도달했다.
한편에서는 인도와 중국의 끊임없는 수요 증가세를 예상한 투자자들이 상품시장의 호황에 베팅했고, 다른 한변 4000억 달러에 달하는 신용 손실 위기 속에 금융주에 대한 지속적인 하락을 예상했던 상황이다.
이들 베팅 추세는 고유가가 경기에 악영향을 주고 이것이 금융주에 악재라는 점에서, 반대로 금융시장의 혼란이 투자자드로 하여금 상품시장에서 안전 투자처를 발견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펀더멘털하게 연관되었다고 할 수 있다.
펀더멘털은 상관하지 않으면서 시장의 정서적 변화에 주목하는, 이른바 '모멘텀' 투자자라고 불리는 거래 전략도 이 같은 유가 및 상품 가격 상승과 금융주 가격 하락 흐름에 관여된다. 주가가 저가매수할 시점에 도달했다고 보고 고공행진하는 석유주에서 비켜났던 '가치 투자자'들은 고전했다.
그러나 이런 관계는 지난주 갑작스럽게 역적되면서 가치 투자자들이 승기를 잡았다. 국제유가는 폭락했고 금융주는 폭등 양상을 지속했다. 특히 유가 상승, 금융주 하락에 베팅했던 투자자들이 포지션 커버에 나서면서 이 같은 움직임에 날개를 달았다.
◆ 주가와 엔화 가치, 달러화 유가 사이의 변화도 '흐릿'
지난주에는 일본 엔화와 S&P500지수 사이의 지난 2년간 긴밀했던 상관관계도 흐릿해졌다.
초저금리인 일본 엔화로 자금을 조달해서 다른 수익률 높은 자산에 투자하는 이른바 '캐리 트레이트'가 주가가 급락하는 불안 상황에서는 청산되는 특징이 반복되어 왔다. 특히 지난해까지만 해도 S&P지수와 엔화 가치 변화는 거의 완벽한 부정의 상관관계를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워낙 급격한 시장의 변화에 시달리다보니 투자자들은 캐리 트레이드에 대한 매력에서 멀어지기 시작했다. 투자자들이 이런 포지션을 청산하다보니 그 영향력 역시 줄어들었다.
이달 8일 브렌트 도넬리(Brent Donnelly) 리먼브러더스 소속 외환딜러는 보고서를 통해 "주식을 팔면 엔화를 사는" 거의 자동적인 전략이 통하던 시절은 지났다고 선언했다.
그 다음 관계가 흐려지고 있는 쪽은 유가와 달러 사이. 시장에서는 달러화 가치 약세가 유가 상승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해왔다.
2002년 이후부터 달러화와 유가 사이의 상관관계는 발전해왔으며 2005년 부근서부터 그 관계가 더욱 깊어졌다. 물론 과거에도 이랬던 것은 아닌데, 국제통화기금(IMF)의 분석에 따르면 1980년대는 유가와 달러가 서로 '(긍정(-)'적인 상관관계를 보였다.
최근 관계에 대해서는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 의장도 놀랍다는 태도를 보였다. 그는 지난주 화요일 상원에서 달러화 가치 약세가 유가 상승에 기여하기는 했지만 그 영향을 제대로 측정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바로 유가와 달러화 사이의 상호 유발 관계가 복잡하고 또 각각의 방향에서 작동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유가가 달러화로 표시되기 때문에 달러화 약세는 여타 통화를 사용하는 소비국에게 유가 부담을 덜어주는 역할을 하고 이 때문에 수요가 늘어난다. 또 달러 약세는 인플레이션 우려를 자극해 투자자들로 하여금 석유와 같은 실물 자산에 투자해 위험을 헤지하게끔 만들기도 한다. 다른 한편에서 보면 고유가는 반드시 달러화에 좋은 것이 아닌 것이 석유수출국들이 벌어들인 수익으로 달러화 이외의 통화 자산에 투자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젠스 노드빅(Jens Nordvig) 골드만삭스그룹 외환전략가는 WTI와 달러/유로 환율의 주간 변화를 최근 6개월 동안 살표본 결과 2월에 0.65에 이르렀던 상관관계가 최근에는 0.48로 약화되었다는 것을 발견했다. 상당히 관계가 약화되기는 했지만, 아직도 상당한 상관관계가 형성된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