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로 가계 및 기업대출의 부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자칫 손실이 나지 않도록 선제적인 리스크관리를 강화해야 하지만 한편에선 꾸준한 영업을 통해 수익을 내 줘야 하는데 수익을 낼 곳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쏠림현상이라는 질타를 받을 정도로 엇비슷한 영업행태를 거듭하면서 배타적 경쟁우위를 확보하고 있는 은행도 없어 뾰족한 대안을 찾기도 어렵다는게 더 큰 문제로 지적된다.
13일 은행권에 따르면 올 하반기 은행들은 기업 및 가계대출은 물론이고, IB(투자은행), 펀드판매 등 모든 영역에서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은행 한 관계자는 "은행 입장에선 리스크관리는 당연한 것이고 돈을 벌 궁리를 해야 하는데 대출도 어렵고, 펀드도 팔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한숨을 토해냈다.
이는 하루이틀 사이의 문제는 아니지만 최근 정부가 시중유동성 증가 및 건전성악화 가능성에 대한 강한 우려감을 나타내면서 올 하반기엔 기업대출과 가계대출 확대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대기업대출의 경우 지난 상반기에 크게 늘어나면서 정부가 M&A용 차입인수를 제한하겠다고 밝혀 하반기엔 큰 뭉치의 대출이 어려워 질 것이란 전망이다.
중소기업 대출도 경기침체에 따른 리스크가 커져 선별적으로 이뤄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국제적인 신용경색이 완화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한국시장에 대한 리스크회피심리 또한 커져 은행들의 중장기 외화채권 발행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이처럼 외화조달의 어려움이 지속되면서 은행이 풍부한 유동성, 및 돈을 갖고 해야 하는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인수금융 등 IB(투자은행) 업무 등이 활성화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여기다 미국 경기 침체뿐 아니라 동남아시아 국가들 또한 경기가 좋지 못하고 국내 부동산 경기 등도 악화되고 있어 대규모 사업 건들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대형은행 IB담당 부장은 "외화차입이 필요한 기업들이 여러군데 있지만 조달형편이 좋지 못해 연기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은행 IB업무 관계자는 "상반기까지는 작년에 진행했던 딜이 클로징된 건들이 있어 그쪽에서 이익을 낼 수 있지만 지난 4월~6월 등 최근 몇달새 신규로 들어오는게 많지 않아 하반기엔 IB쪽 이익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은행 수수료 수익의 가장 큰 몫을 차지했던 펀드판매 또한 증시급락으로 고객들이 펀드가입에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은행 가운데 펀드를 가장 많이 팔았던 국민은행도 펀드잔액이 지난해 말 36조4435억원에서 34조6626억원으로 무려 1조7809억원이나 줄어들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3조9978억원이 늘었던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다.
신한은행도 같은 기간 26조9890억원에서 26조2624억원으로 7266억원 줄어들었다. 지난해 상반기엔 4조6660억원이나 늘었었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이 각각 9065억원, 1조1424억원 늘어난 정도다.
증시급락에 따라 평가이익이 떨어진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최근 증시가 1500대로 떨어진 마당에 은행 영업점은 민원 처리에만도 골치를 썩고 있어 새로 펀드를 파는 것은 엄두도 못내고 있는 실정이라고 은행 한 관계자는 전했다.
아울러 LG카드 이후 은행들에 특별이익을 안겨줄 만한 물건도 없는 상황이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추진하는 대우조선해양 매각에 그나마 기대를 걸고 있는 형편이고 현대건설 하이닉스 등의 매각은 현재로선 불투명하다.
이처럼 영업을 할 만한 곳이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지난 상반기 불어난 자산들이 경기침체 국면과 맞물려 부실 확대로 인한 대손비용이 커질 가능성도 높다고 우려하고 있다.
다만 구용욱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상반기 자산을 많이 늘렸기 때문에 이자이익은 꾸준히 들어올 수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연체율 상승에 따른 대손비용 관리가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