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최근 1년만에 2배 이상으로 오르면서 이명박 대통령도 '제3차 오일쇼크(석유 위기) 상황'을 언급했다. 국내는 물론 전세계가 에너지 가격 공포에 떨고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사용하는 에너지의 97%를 수입에 의존하는 세계 5위의 원유 소비국이어서 피해가 더욱 클 수 밖에 없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생산과 근무현장에서 마른 수건을 다시 비틀어짜는 심정으로 에너지 절약을 적극 실천하는 한편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는 기술과 제품을 개발하는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나아가 신재생 에너지 개발과 대체 에너지 연구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가정에서도 에너지를 아끼려는 '짠돌이' 비법이 나타나고, 아껴쓰자의 차원을 넘어 재테크하듯 '에너지테크'로 승화시키는 모습이다.
뉴스핌은 이같은 기업과 가정의 노력을 전파하고, 거국적인 '에너지테크'로 모아 에너지 위기를 극복하고자 시리즈를 시작한다.
◆ 정부 고유가 비상대책…"최악 시나리오도 가정"
정부는 국제유가가 140달러를 돌파하자 지난 28일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경제장관회의를 긴급 소집, 고유가 비상 대책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서 우리나라가 주로 수입하는 중동 두바이산 원유 현물가격이 배럴당 150달러와 170달러를 넘어설 경우 등을 가정해 비상대책이 마련됐다.
150달러에 이르면 1단계로 공공부문에서의 차량 부제 운행 강화, 사무실 냉난방 및 조명을 조절하는 강제적 에너지 절감책을 시행하고, 민간에 에너지 절약을 권고한다. 여기에 중동 정세 악화 등으로 석유 수급에 차질이 빚어진다면 민간 부문에도 강제적 에너지 절약 대책이 시행된다.
170달러를 넘어서면 2단계로 민간 부문의 차량 부제 운행, 유흥업소 골프장 등의 에너지 사용 제한, 가로등 및 옥외조명 제한 등이 검토될 예정이다. 휘발유와 경유, LPG 등에 대해 탄력세율 적용 등을 통한 유류세 조정도 포함된다. 또 택시에 대해서도 유가환급금 지원을 검토할 예정.
170달러로 치솟고 수급까지 차질을 빚는 최악의 시나리오에서는 지역난방 제한공급, 비축유 방출, 석유배급제 등 강도 높은 대책이 검토된다는 얘기다.
◆ 고유가, 고물가 저성장 부추긴다
정부가 이같이 고강도 대책을 검토하기 시작한 것은 고유가로 인해 경상수지 적자 확대와 성장률 추락 등 거시경제지표 악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경제연구소의 분석에 따르면 우리 경제는 유가가 연평균 10% 상승할 경우 경제성장률이 0.35%포인트까지 하락한다. 민간소비와 투자는 각각 0.67%포인트, 0.26%포인트 낮아지고, 20억달러의 무역수지 적자 요인이 발생한다. 반면 소비자물가는 0.23%포인트 상승한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2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4% 후반으로 크게 낮췄고, 물가 상승률은 4.5% 내외로 대폭 올렸다. 지난 3월 새정부 출범 때 6% 성장과 3.3%대 물가상승률을 각각 전망했으나 몇개월만에 물러섰다.
하지만 국제통화기금(4.1%) 한국경제연구원(4.2%) 경제협력개발기구(4.3%) 등은 정부보다 더 낮은 성장률 전망을 내놓은 상황이다. 물론 유가가 가장 큰 변수다.
우리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하던 수출도 고유가 여파로 미국을 비롯한 세계경제의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증가율이 10%대 중반까지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 같이 아껴야 '발등의 불' 끈다
정부의 대책도 그렇고, 전문가들의 얘기도 한결같이 단기적으로는 에너지를 덜 쓰는 게 '고유가 비상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최선이고 유일한 방법이다. 유전을 개발하고, 대체에너지나 신재생에너지 등을 찾는 것은 중장기적인 해법이다.
에너지관리공단에 따르면 에너지를 10% 절약하면 에너지 순수입 감축 효과가 71억달러이상이 된다. 이는 지난해 우리나라의 전체 무역 흑자(146억달러)의 48%에 달하는 규모다.
국내 에너지 소비는 산업 부문이 전체에서 56.5%를 차지하고, 수송 부문과 가정 상업 공공부문이 각각 21.0%와 22.5%를 차지하고 있다. 산업부문은 산업의 특성상 줄이기 어렵지만 수송과 건물 등에서는 줄일 여지가 있다.
전호상 에너지관리공단 교육홍보실장은 "자동차의 경우 기름값이 오르면서 통행량이 눈에 띄게 줄었지만 전기료 등 에너지에 들어가는 비용이 통신비 보다 적어 신경을 덜 쓴다"며 "외환위기 때 금모으기 운동으로 위기 극복의 단초를 마련했듯 결국 한사람 한사람이 불편을 감수하는 실천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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