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금융위원회도 사법 절차가 완료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외환은행 매각 절차 진행은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혀 론스타와 HSBC간 외환은행 매매계약도 파기될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금융위는 기존의 '법적 불확실성'이라는 표현대신 '사법적 절차'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사법적 절차가 마무리될때까지 관련 절차를 유보하겠다는 것을 시사한 것이다.
론스타로서는 언제 끝날지 모르는 최종 재판 결과를 기다리는 대신 중간배당이나 블럭세일 형태로 외환은행 지분을 팔고 떠날 가능성이 가장 유력한 것으로 금융계는 보고 있다.
◆ 론스타, 외환카드 주가조작 "무죄"
서울고등법원 형사 9부(부장판사 고의영)는 24일 "지난 2003년 11월 외환은행 기자간담회에서 공표한 내용은 감자에 관해 확정적으로 발표한게 아니고 검토하고 있고 구체적인 안이 마련되는 대로 발표할 예정이라는 것이어서 발표 내용이 허위이거나 위계라고 할 수 없다"며 유회원 론스타코리아 대표의 증권거래법 위반 혐의는 무죄라고 선고했다.
법원은 "향후 감자를 검토한다는 것은 같은 해 11월20일 이사회에서 결의된 것으로 이런 내용이 그대로 발표된 이상 허위라고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 "론스타측에서 감자를 어느 정도 고려한 것은 사실이라고 할 것이고, 론스타측이 감자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었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다만 유 대표의 국회 증인 불출석과 기아자동차 채권 및 서울차체공업 채권 관련 배임에 대해선 유죄를 인정해 징역 2년 6개월과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외환카드의 허위 감자계획 발표로 403억원 상당의 이익을 취득한 혐의로 1심에서 유죄가 선고됐던 외환은행과 이 은행 대주주인 LSF-KEB홀딩스SCA에 대해서도 무죄가 선고됐다.
이같은 항소심 판결은 1심 판결에서 허위사실을 퍼뜨려 주가조작 한 점을 인정해 유 대표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시키고, 외환은행과 론스타펀드에 대해석 각각 벌금 250억원을 선고한 것을 뒤짚은 것이다.
정부 한 관계자는 "1심에서 유죄, 2심에서 무죄가 나왔기 때문에 검찰이 상고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결국 론스타에 대한 재판 장기화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다.
◆ 금융위 사법절차 남아 승인 유보
론스타에 대해 무죄가 판결됐으나 그동안 법적 불확실성을 이유로 HSBC의 외환은행 인수 승인을 미뤘던 금융위는 기존의 입장을 유지했다. 오히려 한 발 더 나아가 법원의 최종판결까지 보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으로까지 해석된다.
금융위는 이날 법원 판결 직후 "검찰의 상고여부 등이 확정되지 않아 아직 사법적 절차가 남아 있는 상태"라며 "이런 상황을 감안할 때 현 시점에선 외환은행 매각과 관련된 제반 절차를 진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즉 사법절차가 모두 끝날 때까지 외환은행 매각 승인을 유보하겠다는 입장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경우 론스타와 HSBC간에 맺은 외환은행 매매계약은 파기될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 샌디 플록하트(Sandy Flockhart) HSBC 아태지역 담당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한국 당국이 조기에 승인하지 않을 경우 외환은행 인수 의향을 재고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금융위의 입장 발표는 사실상 'NO'라고 대답한 격이어서 이들간의 계약은 파기될 것으로 보인다.
◆ 론스타, 외환銀 블럭세일 유력
외환은행에 정통한 금융계 한 관계자는 "블럭세일을 통해 외환은행을 팔고 나가는 것이 론스타가 선택할 수 있는 방안 중 가장 유력하다"고 말했다.
검찰이 상고하는 경우 외환카드 주가조작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 나오기까지는 최소한 1년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게다가 금융위는 외환은행 헐값매각 재판 결과도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이들 재판의 사법적 절차가 모두 끝나는데에는 길게는 3년 이상이 걸릴 수도 있는 것으로 금융계는 보고 있다.
때문에 론스타로서는 1조원 남짓되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어서 외환은행을 파는 것 대신에 감독당국의 승인이 필요없는 분할매각을 통해 몇달 안에 팔고 나가는게 이득이라는 결론을 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날 외환은행 노동조합이 성명서를 통해 외환은행 재매각 문제의 바람직한 해결에 금융당국의 적극적인 역할을 촉구한 것도 이같은 블럭세일 가능성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노조는 "이번 판결을 계기로, 론스타 지분매각이 외환은행의 장기적 발전과 금융산업 국제경쟁력 강화라는 대원칙에 부합하는 해법을 찾아야 한다"며 "국민은행이나 하나금융의 인수시도는 반드시 막겠다"고 말했다.
이는 향후 론스타가 외환은행 지분 51.02%를 10%미만으로 쪼개 시장에서 파는 경우 외환은행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는 국민은행이나 하나금융지주가 대주주가 되는 것을 막고 대신 국민연금 등을 통해 정부가 일정 역할을 해 줄 것을 촉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