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원정희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통화옵션상품인 키코(KIKO) 판매와 관련해 공정거래법 적용이 가능한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당초 공정위가 은행들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고 알려진것과 달리 검토단계에 들어갔을 뿐인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계에선 실제 공정위가 조사에 착수한다고 해도 실익없는 조사가 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이미 금융감독원에서 민원이 들어온 건들에 대해 검토한 결과 현재까지는 은행에 책임을 물을 정도의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서류상으로 불공정거래 여부를 입증하기도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5일 공정위, 금감원 및 금융계 등에 따르면 공정위는 "은행들의 키코판매와 관련해 불공정거래행위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질의서가 접수됐고 이에 대해 사실여부나 공정거래법 적용 가능성 등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민원인의 질의가 들어오면 일단 공정거래법 적용 대상인지 여부와, 적용 대상이 되면 법 위반인지 여부를 확인한 다음에야 조사에 착수하는데 아직까지 검토단계"라고 설명했다.
지난 21일 공정위가 해당 질의서를 접수하자 키코거래에 대한 논란이 잦아들지 않고 있다. 금융계 일각에서는 공정위가 조사에 착수한다고 해도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지난해 금감원과 공정위는 중복검사 혹은 금융기관의 수검부담을 줄이기 위해 MOU를 맺고 금융기관에 대해 조사하는 경우 협의하도록 했다.
결국 공정위가 조사에 착수한다면 금감원이 실질적으로 같이 진행을 해야 하지만 이미 금감원은 민원이 들어온 건에 대해 자체적으로 조사를 했다. 그 결과 딱히 은행에 책임을 물을 만한 건이 없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민원인들이 주장하는 것은 위험내용을 고지하지 않았고 일방적으로 한쪽이 유리하게 계약이 됐다는 것인데 은행에서 관련 서류를 확인한 결과 문제점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서류 상으로 나온 것 이외에 세부적으로 어떻게 위험을 고지했느냐 등에 대해선 당사자간 주장이 다르고, 서류상으로 확인되지 않는 부분"이라며 "결국 소송으로 해결하는 수밖에 없다"며 기존 입장을 재 확인했다.
은행들은 말할 것도 없이 같은 입장이다.
은행 한 관계자는 "공정거래법이나 약관법에 위배된다면 강압에 의해 거래를 했거나 은행에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계약을 했다는 것인데 계약서 등을 볼 때 그런 문제점을 찾을 수 없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또 위험에 대한 고지의무를 다 하지 않았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거래 때마다 확인을 위한 자필서명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불공정거래를 했다거나 혹은 약관을 어겼다고 판단할 근거를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 금감원 관계자는 "물론 강압에 의해 거래를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지만 주장이 너무 다르고 입증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공정위의 조사 가능성이 거론되자 최근 김종창 금감원장과 은행장과의 간담회에서 일부 은행장들이 언급한 내용이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은행장들은 "키코거래와 관련해 공정위가 조사를 하는게 맞는 것인지, 차라리 금융감독 당국인 금감원에서 먼저 검사를 해야 하는게 아니냐"는 이야기를 건낸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키코 논란이 확산되고 있지만 금감원은 여전히 민원 들어온 건에 대한 조사와 실태파악 수준에만 그치고 있다. 여전히 소극적인 발언만 되풀이하고 있어 비판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금융계 한 관계자는 "은행 거래로 인해 피해가 확산되고 불완전판매 등에 대한 논란도 있는 만큼 금융감독 당국에서 팔짱만 끼고 있을 것이 아니라 차라리 전사적인 검사를 벌여 은행에 면죄부를 주든, 잘못을 입증하든 해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