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9일 오전 7시 14분에 유료기사로 송고되었습니다.)
경기상승세 둔화와 소비자물가 상승세라는 두 재료가 맞서고 있는 상황이 지난달과 이번달 모두 다를 바가 없는 데도 불구하고 금통위가 지난달에는 경기, 이번달에는 물가에 초점을 둬 금융시장의 혼란만 가중시켰다는 비판이다.
금통위는 8일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5.00%로 동결하면서 그 배경으로 경기상승세 둔화보다는 원.달러 환율, 국제원자재 가격 급등 등 물가 불안을 꼽았다.
원.달러 환율이 1000원 넘게 치솟고 국제유가가 배럴당 120달러를 뛰어넘는 상황에서 4월 소비자물가가 연 4.1% 급등하자 물가불안이 경기상승세 둔화보다 더욱 심각하다고 판단했던 것.
그러나 시장의 판단은 한은 금통위와 달랐다.
설비, 투자 등 내수 부진으로 경기상승세가 둔화되는 점과 유가, 환율 급등으로 물가가 급등세를 보이고 있는 '트렌드'는 모두 같은 데도 불구, 금통위의 통화정책방향성이 일관성이 없다는 지적이다.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경기상승세 둔화가 멈춰진 것도 아닌 데다 물가의 상승세도 예상했던 만큼 한 달 만에 통화정책이 달라질 이유가 없다는 것.
이 때문에 4월에 시장에 금리 인하 기대감을 잔뜩 심어줬던 중앙은행이 한 달만에 그 가능성을 송두리째 뽑아가는 것은 잘못됐다는 비판이 시장 곳곳에서 일고 있다.
일각에서는 아예 금리인하 시그널을 줬던 지난 4월에 금리 인하를 했어야 한다는 비판마저 나왔다. 중앙은행이 이미 실기(失期)했다는 지적이다.
은행권의 한 채권딜러는 "시장에 안정을 줘야 할 시장이 오히려 시장에 불안감만 가중시키고 있다"며 "똑같은 상황인데도 중앙은행이 아전인수(我田引水)격으로 상황을 해석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다른 나라의 중앙은행과는 달리 시그널과 다르게 통화정책을 운용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외국계은행의 한 채권딜러는 "미국 FOMC 등 다른 나라의 중앙은행은 금리를 발표하는 당일 날 채권금리가 급격하게 변동하지 않는다"면서 "대부분 시그널을 준 대로 금리 자체도 움직이게 된다"고 소개했다.
이 딜러는 "이번 미국 FOMC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는데 시장은 별 반응이 없었다"면서 "금리를 인하하지 않아도 될 만큼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그대로 맞아들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중앙은행은 논리적인 통화정책 운영의 연결 고리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다른 외국계은행의 한 채권딜러는 "상황이 바뀌었다고 하더라도 트렌드가 한 방향을 가고 있는 만큼 어느 정도 논리적인 연결고리가 필요하다"면서 "예측 가능성이 있어야 하고, 분석이 가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앙은행으로서 정책의 일관성이 분명히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정책의 일관성을 차치하더라도 중앙은행이 이미 '실기(失期)'했다는 지적마저 나왔다.
이미 지난달 금리 인하 시그널을 줬다면 4월과 5월 연달아 금리를 인하한 후, 물가에 따라 금리를 다시 재인상할 수 있는 여지를 어느 정도 남겨둬야 했다는 지적이다.
외국계은행의 한 채권딜러는 "이제 물가가 아무리 높더라고 하더라도 금리를 올릴 수 있겠냐"면서 "금리를 올릴 수 있는 여지가 축소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미 4월에 금리인하 시그널을 줬다면 그 때 금리 인하를 했어야 하고 5월 역시 연달아 금리 인하를 한 게 맞다"고 강조했다.
또 "중앙은행이 너무 통화정책을 보수적으로 운용하는 것 같다"면서 "금통위원 바뀌었다고 못하고, 상황이 조금만 바뀌었다고 하지 못하고, 이렇게 되면 이래저래 금리 정책을 쓸 수 없을 것"이라고 질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