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보, “대한생명가치 훼손 없어야…”
-메리츠, “25일 비우호적지분매입 고려”
지금 장안엔 제일화재 인수전은 백기사를 자처하고 나선 한화와 메리츠의 전면전이 화제다.
하지만 ‘키’를 쥔 것은 대한생명을 놓고 한화와 껄끄러운 관계인 예금보험공사와 한화의 지분인수 승인권을 쥔 금융위원회라는 사실이 간과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둘 중 한곳에서 ‘인수불가’를 주장한다면 제일화재는 메리츠에 넘어갈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일단 금융위는 “서류가 접수된 뒤에 보험업법에 따라 판단”이라며 원론적인 입장이지만, 예보는 “대한생명의 가치가 훼손되지 않는다면야…”하면서도 “그때 가서 감안하겠다”며 예리하게 상황을 주시하겠다고 밝혀, 대한생명의 가치변화에 따라 입장변화가 예상된다.
현재 한화는 재일화재는 물론 대우조선해양까지 인수하겠다고 나서 자금조달압박에 처해있어 대생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결국 한화의 백기사가 맞닥뜨려야 할 상대는 예보인 셈이다.
◆ 한화가 넘어야 할 산은 예보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과 제일화재 최대주주 김영혜 이사회의장은 남매 지간이다.
보험업법에 따라 특수관계인인 둘은 지분 1% 이상 취득시 금융위원회의 대주주변경승인신청을 해야 한다. 일반적인 경우는 10% 이상 인수 때만 승인이 필요하다.
지분인수에 성공해도 금융위의 승인을 기다려야 하는 셈.
금융위 관계자는 “서류가 접수되면 보험업법에 따라 적격성 판단해서 처리하겠다”는 원칙적인 입장이다.
특별한 문제점이 발견되지 않으면 무난한 승인이 예상된다.
하지만 예보는 사정이 다르다. 한화가 인수한 대한생명의 주주로 여러 쟁점서 충돌하고 있어서다.
실제로 지난해 한화손보가 대한생명의 300억원 증자를 추진했다가 예보의 반대로 무산되기도 했다.
따라서 메리츠에 넘어가는 것을 볼 수 없다며 제일화재 인수에 나섰다가, 직간접적으로 대한생명에 피해가 된다면 예보의 반발은 불가피하다.
예보 관계자는 “지금 한화가 제일화재 인수할지 불투명한 상황에서 뭐라 말할 입장은 아니다”면서도 “향후 한화손보와 제일화재 통합으로 대한생명의 가치가 훼손되지 않는다면야…”고 전제를 달았다.
◆ 메리츠, “반드시 인수”
메리츠는 한화의 대응에는 아랑곳없이 제일화재 경영권 인수추진을 강하게 밀어붙일 태세다.
메리츠화재 고위관계자는 “한화그룹은 백기사가 아니라 제일화재를 인수합병하려는 제3의 세력”이라고 폄하했다.
이 관계자는 또 “M&A가 회사분석, 적정인수가격 및 사업계획 수립 등 철저한 준비가 필요한데 2~3일만에 인수결정을 한 한화그룹이 우려될 정도”라고 했다.
메리츠화재는 일단 오는 24일까지 제일화재 최대주주인 김영혜씨의 지분 매각의사를 기다려본 뒤, 향후 계획을 추진할 작정이다.
거부의사를 밝히면 25일 이사회를 개최, 주식 공개매수 등을 포함 비우호적 지분 매입방법과 수량, 기간, 가격, 옵션 등을 결정키로 했다.
메리츠화재 고위 관계자는 “우리 메리츠화재는 제일화재 인수에 있어 한화그룹과 비교해 사업계획이나 비전, 타당성 등 논리적 측면에서의 확실한 우위는 물론 자금력에 있어서도 결코 밀리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와 관련 제일화재 아직까지 공식적인 입장 발표는 하지 않은 채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하지만 인수에 실패하면 메리츠에겐 향후 짐이 될 수 있다. 한화손해보험이 제일화재 인수하면 시장점유율 6.5%로 메리츠화재와 경쟁 가능한 3위권사로 등극하게 돼서다.
우리투자증권 한승희 애널리스트는 “메리츠화재의 인수합병 시도가 실패로 돌아갈 경우 제일화재와 한화손보의 합병을 촉발, 잠재적 경쟁자 출현이라는 리스크를 안게 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