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이 같은 공식 지표가 시사하는 것과는 달리 국내 은행권의 해외 단기 자금조달은 아직 원활하지 않은 것으로 보여 그 배경에 시장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배경과 내용은 다르지만 이 같은 대조적인 양상은 최근 미국 증시와 신용시장의 엇갈림을 통해서도 드러나고 있다.
이번 주 미국 증시가 연사흘 급등하면서 '최악은 지났다'는 노래 소리가 흘러나온 반면, 스왑스프레드와 TED스프레드가 3월 초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확대되며 다시 일부 기관들에서 '곡소리'가 나올 태세다.
더구나 금융시장 거래의 핵심 참조지표인 런던은행간제시금리, 이른바 '리보(Libor)'에 대해서도 의구심이 형성되어 파장이 거세다. 은행권이 조달비용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실제보다 낮은 금리를 보고했다는 관측이 나오는 실정이며, 이는 실제 단기 자본시장이 생각보다 사정이 좋지 않다는 것을 시사한다.
실제로 지난 주말까지 하락했던 한국물 프리미엄과 가산금리는 다시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기도 하지만, 근 2개월만에 최저수준에 접근하고 있어 여건이 개선되었다는 소식이 나와야 하는데 단기조달 시장의 사정은 딴판일 수 있다는 얘기다.
기획재정부는 이번 주 은행들을 모아 놓고 상황 점검에 나선다고 밝혔다.
◆ 한국은행, "외화차입 숨통 트인다".. 지표만?
3월 초 미국의 제 5위 투자은행인 베어스턴스(Bears Sterns)의 유동성 위기 사태로 신용우려가 다시 불거졌지만,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eral Reserve Board)의 특단책으로 빠르게 봉합되자 국내 은행 및 기업들의 외화 조달 여건도 3월을 정점으로 개선되고 있다.
17일 한국은행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6일 현재 한국물 CDS프리미엄은 80bp(basis point=0.01%포인트)를 기록했다. 지난 8일에는 75bp를 기록해 2개월래 최저치로 떨어지기도 했다.
이 지표는 지난 3월 17일 125bp까지 상승했지만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 현재 80bp 부근까지 떨어진 것이다.
※출처: 한국은행
이와 관련, 국제금융센터의 한 관계자는 "CDS 프리미엄이 올 2월 초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며, "그동안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인하 단행과 구제책이 약효를 발휘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신용우려가 완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단기외화차입시 적용되는 가산금리가 지난 2월 평균 21bp(121일물)에서 3월 말 52bp(107일물)로 급상승했지만, 4월 둘째 주에는 42bp(63일)로 더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출처: 한국은행
또 금융시장 및 국제금융센터 등에 따르면, 지난 3월 17일 2014년 9월 만기 외평채 가산금리(Spread)는 220bp를 기록한 뒤 4월 11일에는 192bp까지 하락했다. 3월 초 이래 최저 수준이다. [뉴스핌 참고기사: "2008년 4월 외평채 가산금리 및 리스크 동향", 04/17]
이는 우리정부가 발행한 외평채가 동일 만기의 미국 국채 금리보다 1.92% 포인트 높은 수준에서 거래되었음을 의미한다.
한편 가산금리는 이번 주들어서는 15일 현재 195bp로 약간 확대된 상태인데, 뜬금없이 "가산금리가 치솟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정부가 상황 점검에 돌입했다.
◆ 재정부 해외조달 점검 배경은.. 中은행 대출회수 영향?
기획재정부는 오는 18일 외국계은행을 포함한 11개 은행의 자금담당 관계자들과 외화유동성 관련 점검회의를 갖는다고 밝혔다.
회의에 참석하는 은행으로는 국민 우리 신한 하나 외환 등 시중은행과 SC제일, 씨티 등 외국계 은행, 산업, 수출입, 기업, 농협 등 11개 기관이다.
최근 은행권은 달러 유동성 공급에 시달리면서 해외차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중국계 금융기관들이 대출을 회수하면서 유동성에 어려움이 생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은 16일 '중국계 자금의 국내 투자 현황 및 전망'이라는 자료에서 지난 3월말 현재 시중은행과 특수은행을 포함한 12개 국내 금융회사의 중국계 자금 차입규모는 지난해 말의 41억 5000만달러보다 8억 9000만달러가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이는 중국 외환당국의 단기외채 축소 조치 등의 영향으로 달러화 유동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국계 금융회사가 국내 은행에 대한 대출을 일부 회수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이 가운데 1월 말께 사무라이본드 발행을 성사시킬 것으로 예상됐던 국민은행은 일본 시장에 대한 집중 물량 공급과 시장 악화 등으로 늦춰지다 17일 애초 예상됐던 금액보다 조금 축소된 244억엔 규모로 일단 발행에는 성공했다고 소식을 타전했다.
최근 산업은행이 3억프랑 규모의 스위스프랑채 발행에 성공하긴 했지만 현재 국내 금융기관의 해외차입 여건이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이번 회의와 관련, “회의는 지난 8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불거졌을 때부터 비정기적으로 열렸다”며 “대책회의 성격은 아니고 지금까지 5~6번 정도 있었던 국내 금융시장의 외화차입 여건 등을 알아보는 수준의 회의”라고 말했다.
이는 외화자금 유동성 부족 보다는 단기자금 조달시장이 다소 어려워지고 있는데 회의의 초점이 맞추어져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다만 은행권 일부에서는 한국은행의 외화 유동성 지원을 정부 측에 정식으로 건의할 예정으로 알려져 있어 회의 결과에 따라 구체적인 정부의 대책이 나올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